"백골정신 계승해야"…논란 부른 '백골단' 이름 계속 쓴다

김정현 반공청년단 단장과 단원들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반공청년단 출범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정현 반공청년단 단장과 단원들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반공청년단 출범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관저 사수 집회를 벌이는 ‘반공청년단’이 예하 조직 ‘백골단’의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김정현 반공청년단 단장은 13일 성명을 통해 “고심 끝에 반공청년단 예하 조직인 백골단의 이름을 유지한 채 활동을 계속 이어가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백골의 정신은 감추고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 아니라 자랑스러워하고 계승해야 할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이 반공청년단 지도부의 결론”이라며 “계승하고자 하는 것은 백골단의 폭력성이 아닌 백골의 정신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김 단장은 최근 불거진 명칭 논란에 대해 “백골단 이름이 등장한 시점은 1952년”이라며 “대통령을 국회의원이 뽑는 의원내각제 세력과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 대통령직선제 개헌 세력 간의 충돌 과정에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승만 대통령은 현재와 같은 국민투표제(대통령직선제)를 반대하는 의원내각제 세력과 대립하다 비상계엄 조처를 내렸다”며 “부산정치파동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국회의원이 아닌 국민들에게 이전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했다.


김 단장은 “일부 언론에서 문제로 삼는 80~90년대 백골단은 정식 명칭이 아닌 경찰 기동대 사복 체포조에게 폭력 시위를 이끈 대학생들이 붙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군부 시절 타칭 백골단의 폭력성은 지양해야겠지만 사회주의 혁명운동에 심취해 있던 학생들을 선도하고 폭력 시위대로부터 시민을 지켜야 할 의무를 수행한 사복 경찰들을 덮어두고 비난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반공청년단은 지난 9일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 주선으로 국회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연 뒤 역풍을 맞았다. 반공청년단이 이날 스스로를 백골단으로 지칭한 것을 두고 야당에서는 “백골단의 의미를 모르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백골단은 1980년대 군사독재 시절 하얀 헬멧을 쓰고 폭력적으로 시위대를 진압했던 사복 경찰부대를 부르는 별칭이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기자회견 주선과 관련해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다수의 윤 대통령 지지 청년들은 반공청년단이라는 명칭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며 “백골단이라는 명칭 역시 좌파에 명분을 주는 표현이라며 사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정보와 배경을 파악하지 못한 채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일이 자발적·평화적 시위를 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폭력적 시위단으로 왜곡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됨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