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 1차 때 경찰에 경호 지원 요청…거절 당하자 崔 대행에 'SOS'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은 지 일주일을 맞은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의 한 쪽문이 버스, 쇠사슬, 철조망으로 막혀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은 지 일주일을 맞은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의 한 쪽문이 버스, 쇠사슬, 철조망으로 막혀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경호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했을 당시 경찰 경호부대에 직접 전화해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움직이지 않자 경호처는 지휘권이 있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도 연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호처는 1차 집행이 이뤄진 지난 3일 오전 서울경찰청 101경비단, 202경비단, 22경호대에 유선 전화를 걸어 관저 내 경찰 인력 투입을 요청했다. 

경호처 상황실은 오전 9시 30분쯤 101경비단에, 박종준 당시 경호처장은 9시 40분쯤 202경비단장에, 경호본부는 9시 30분쯤 22경호대에 각각 협조를 요청했다. 101경비단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를, 202경비단은 관저 외곽을, 22경호대는 대통령 근접 경호를 각각 맡는다. 

이들 세 부대는 "경력 배치 요청은 있었으나 부대 임무에 맞지 않아 서울청에 보고한 후 지침에 따라 일체 경력을 투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적법한 체포영장의 집행을 저지하는 것은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부대 동원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경찰이 불응하자 경호처는 최 대행에게 연락했다. 경찰청장 직무대행인 이호영 경찰청 차장에게 경찰의 관저 투입을 요청해달라는 취지였다. 이에 최 대행은 오전 11시 48분쯤 이 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경호처와 경호부대 간 상황에 관해 물으며 협의를 독려했다. 


최 대행은 이후 이 차장에게 두 차례 더 전화해 "체포영장 집행 시 충돌이 있으면 곤란하다"며 "국수본이 인력을 추가 증원했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이 차장은 "안전에 유의하도록 당부했으며 국수본 인력 추가 여부는 보고받은 바 없다"고 답변했다. 

양부남 의원은 "경호처가 경찰에 반복적으로 협조를 요청하며 체포영장 집행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려고 했다"며 "경호처가 '내란 수괴'를 보호하기 위해 공권력을 악용하려 한 사실은 정당화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