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없이 비행기를 탄 아동 옆에 남성 승객을 앉히지 않는 항공사 정책은 차별이라는 노르웨이 당국의 판단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차별금지위원회는 도미니크 셀리에르라는 남성이 에어프랑스를 상대로 제기한 진정 사건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셀리에르는 지난 2022년 10월 오슬로에서 파리로 가는 에어프랑스 여객기에서 보호자 없이 탑승한 아동 두 명의 옆자리에 앉게 됐다.  

이를 본 승무원은 비행기 이륙 전 셀리에르에게 항공사의 정책을 설명하며 다른 여성 승객과 자리를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에어프랑스는 정책상 항공편이 만석일 때 혼자 탄 미성년자 옆에는 가급적 여성을 앉히도록 하고 있다.

셀리에르는 "그다지 유쾌한 상황은 아니었다"며 "주변 승객들이 나를 쳐다보며 내가 자리를 바꿔주길 기다렸고 일부는 나를 의심스럽게 쳐다보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에어프랑스 대리인은 승무원이 회사 정책을 따랐을 뿐이며 "회사 정책은 성범죄 사건 용의자의 97.9%가 남성이란 점에 근거한다"고 주장했다. 또 남성과 여성 승객을 달리 대우하는 건 인신매매 및 기타 형태의 폭력과 공격의 위험에서 보호자 없이 탑승한 미성년자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셀리에르는 "남성이라는 이유로 이런 의심을 받아들여야 하느냐"며 에어프랑스가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를 범했다고 반박했다.

노르웨이 차별금지위원회는 셀리에르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는 아직 항공사로부터 어떤 보상이나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비행 중 종이컵에 샴페인 한 잔 마신 게 전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