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피트' 사칭한 거액 사기에 대변인 "끔찍한 일" 주의 당부

할리우드 유명 배우 브래드 피트. EPA=연합뉴스

할리우드 유명 배우 브래드 피트. EPA=연합뉴스

 
한 프랑스 여성이 할리우드 스타 배우 브래드 피트를 사칭한 온라인 사기꾼에게 속아 거액을 뜯긴 사건이 발생하자 피트 측이 팬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피트를 사칭한 로맨스스캠(연애 빙자 사기) 사건과 관련해 피트의 대변인은 "사기꾼들이 팬과 연예인 사이의 강력한 유대감을 악용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고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대변인은 이어 "온라인에서 접근해오는 사람들, 특히 평소 소셜미디어를 쓰지 않는 배우가 접근할 경우 응답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강조했다.  

TF1 방송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 해외령인 레위니옹에 사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안(가명·53)은 2023년 2월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든 뒤 겨울 휴가 사진을 올렸다. 이후 브래드 피트 어머니 이름인 '제인 에타 피트'의 가짜 계정에서 연락이 왔고 이튿날에는 자신을 브래드 피트라고 소개하는 계정 사용자로부터 "어머니가 당신에 대해 얘기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 '브래드 피트'는 안에게 "나의 사랑, 당신을 원해" 같은 달콤한 메시지를 쏟아내면서 안의 작품에도 관심을 보였다. 사랑에 빠져버린 안은 그가 보내는 가짜 여권 사본과 사진도 그대로 믿어버렸다. 결국 남편과 이혼하기로 마음먹었고 세계적인 인기 배우와의 새로운 삶을 꿈꿨다.  

안은 부자였던 남편에게 위자료로 77만5000유로(약 11억6000만원)를 받았다는 사실을 새 연인에게 알렸다. 그러자 가짜 피트는 암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안에게 돈을 요구했다. 안은 할리우드 배우가 튀르키예 계좌로 돈을 보내달라는 말에 의문을 품기도 했지만 "앤젤리나 졸리와 이혼하는 과정에서 계좌가 동결됐다"는 거짓말에 속아 몇 개월에 걸쳐 83만유로(약 12억원)를 송금했다.  


안은 지난해 여름 진짜 피트가 현재 여자친구인 이네스 드 라몬과 함께 있는 사진을 보고 나서야 자신이 사기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충격을 받은 안은 세 차례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중증 우울증 전문 클리닉에 입원하기도 했다. 안은 최근 얼굴도 모르는 사기꾼을 상대로 고소를 제기했다. 법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 모금 운동도 시작했다.  

가짜 브래드 피트에 속아 거액을 사기당한 이는 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스페인 수사 당국은 브래드 피트를 사칭해 두 여성에게 32만5000유로(약 4억8000만원)를 가로챈 일당 5명을 체포했다.

일당은 피트의 온라인 팬 페이지를 통해 만난 여성과 친밀감을 쌓은 뒤 존재하지도 않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당은 애정 결핍이 있고 우울한 상태의 여성을 찾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