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100일 안에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날 의향을 밝혔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은 트럼프 당선인과 시 주석이 각자 대리인을 통해 대면 회담을 논의했으며, 선택지 중에는 취임 후 시 주석을 미국으로 초청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17일 이뤄진 통화에서 두 정상이 중국 방문을 논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18일 관영 신화사가 운영하는 SNS ‘뉴탄친(牛彈琴)’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통화를 다섯개 키워드로 분석하며 “빠른 만남”을 강조했다. 뉴탄친은 트럼프 당선인이 통화 직후 SNS에 올린 “우리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즉시 시작하기를 기대한다”라는 구절을 붉은색 고딕 폰트를 사용해 강조했다.
지난 2013년 국가주석에 취임한 시 주석이 미국 대통령과 정상 회담 기록을 단축시킬지도 주목된다. 2013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 랜초미라지의 서니랜드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은 시 주석의 국가주석 취임 86일 만에 미국에서 성사됐다. 2017년 4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성사된 ‘시터후이(習特會·시진핑-트럼프 회담)’는 트럼프 취임 76일 만에 이뤄졌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피롤리 회담은 3년 차인 2023년 11월 취임 1030일 만에 뒤늦게 이뤄졌다.
한편 트럼프 2기 미·중 비밀 채널도 주목된다. 지난 2017년 마러라고 시터후이는 재러드 쿠슈너 당시 백악관 선임 보좌관과 추이톈카이(崔天凱·73) 주미 중국대사가 막후에서 조율했다. 트럼프 인수팀은 시 주석을 취임식에 초청하면서 현 중앙서기처 서기인 차이치(蔡奇·70) 정치국상무위원의 참석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 주석은 취임식 특사로 의전서열 8위에 불과한 한정(韓正·71) 국가부주석을 선정하며 트럼프 측 제의를 거절했다. 지난해 7월 서열 4위의 왕후닝 정협부주석을 베트남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국장(國葬)에 특사로 보냈던 선례와 비교하면 성의를 보여주는 정도로 직급을 의도적으로 조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