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부산 김해공항 에어부산 화재 사고와 관련해 수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합동 감식 결과 현재 추정 중인 기내 선반에 보관한 보조배터리가 화재의 원인으로 드러나면 수사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지방경찰청은 30일 오전 10시에 예정된 합동 감식 이후 에어부산 화재에 대한 수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수사본부 구성 등 수사 인력과 규모도 이때 결정할 계획이다.  

화재 원인은 일단 소방당국과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합동으로 조사하고, 그와 별개로 경찰은 항공사 등에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게 된다.  

수사본부가 구성되면 수하물 반입 규정을 점검하고, 기체 전력 설비 관련 문제 등도 확인해 과실 유무를 확인할 계획이다. 또 군 공항인 김해공항 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화재였던 만큼 테러나 대공 용의점이 있는지도 확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합동 감식이 끝나야 수사본부 구성 등 수사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추정되는 보조배터리가 원인이라면 이것은 기내 반입 물품이어서 수사 대상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비상 탈출 과정에 승무원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도 현재로썬 민사 문제로 판단돼 수사 대상으로 보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에도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배터리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이런 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기내 반입 물품에 대한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에어부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2일 김해공항 활주로에서 이륙을 위해 이동 중이던 에어부산BX142편 여객기 내부에서 갑자기 연기가 발생했다. 연기는 승객이 들고 있던 휴대전화기 보조배터리에서 시작됐다. 당시 객실 승무원이 기내 소화기로 곧바로 연기를 진압했지만, 보조배터리를 들고 있던 승객 1명은 손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기가 난 항공기는 활주로에서 방향을 돌려 다시 탑승 게이트로 돌아왔고, 에어부산은 전 승객을 하선시키고 대체 편을 투입했다.

고승희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다양한 휴대폰 보조배터리가 생산 되다 보니 품질 보장이 제대로 되지 않은 제품에서 과충전이나 과열 문제로 화재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품질 보증이 된 보조 배터리만 반입하게 하는 등 기내 반입 규정을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