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챗GPT로 학습했다" 오픈AI 조사 착수…보안 결함도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앱.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앱. 로이터=연합뉴스

저비용 칩으로 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을 만들어 시장에 충격을 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를 두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은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딥시크가 오픈AI의 모델을 무단 이용해 개발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픈AI 대변인은 "중국에서 미국의 AI 모델을 '증류(distillation)'해 복제하려는 이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며 "딥시크가 오픈AI의 모델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추출해 개발했다는 정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류는 기존의 AI 모델로 새 AI 모델의 답변을 평가해 학습시킴으로써 기존 모델의 학습 능력을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이 방법으로 새 AI 모델은 초기 모델을 구축하는데 드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 없이도 비슷한 기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오픈AI는 자사 AI 모델을 이용해 경쟁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앞서 MS의 보안 연구원들은 지난해 오픈AI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빼돌린 계정이 딥시크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러트닉 "중국이 미국 IP 훔쳤다" 

29일(현지시간)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 지명자가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상무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 지명자가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상무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들도 경고 목소리를 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29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중국이 우리의 IP(지적재산권)를 훔쳤다"며 "이를 끝내고 (AI 분야에서)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엄격하게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AI·암호화폐 차르로 임명된 데이비드 색스는 2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딥시크가 오픈AI 모델에서 데이터를 추출했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딥시크의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날 미국 사이버 보안 회사 위즈(Wiz)는 딥시크가 실수로 민감한 데이터를 웹에 노출했다고 밝혔다. 위즈에 따르면 노출된 데이터에는 채팅 기록, 보안 키 등 매우 민감한 정보가 포함됐다. 

이탈리아에선 딥시크 애플리케이션(앱)의 신규 다운로드가 차단됐다. 차단에 앞서 이탈리아 개인정보 보호 기관 가란테는 딥시크에 사용자 데이터 처리 방식에 대한 질의서를 발송했다. 가란테는 이탈리아 사용자들의 개인 정보가 중국에 있는 서버에 저장되는 것을 우려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반도체 수출 제재를 저성능 칩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통해 엔비디아의 H20 칩으로 수출 통제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H20은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 통제에 따라 저사양으로 출시한 제품이다. 소식통은 다만 아직 정부 출범 초기인 만큼 논의가 초기 단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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