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중 인도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포스코다. 포스코그룹은 인도 1위 철강기업 JSW그룹과 손잡고 현지에 제철소 건설을 비롯해 2차전지 소재,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JSW그룹과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포스코그룹의 인도 도전은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다. 2005년 이후 네 차례나 매번 인도 정부 및 국영기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현지 진출을 준비했지만, 주민들이 환경 파괴 등을 이유로 반대하거나 인도 중앙 정부가 투자 지원 약속을 어기면서 번번이 무산됐다.
그럼에도 인도에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건 성장성 때문이다. 철강 전문 분석 기관 WSD에 따르면 인도 철강 수요는 연평균 7%씩 증가해 2030년 1억9000만 톤(t)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과거와는 달리 인도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외국기업 투자에 대한 우호적 환경이 조성돼 있어 이번 사업 성공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업계도 인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현재 세계 조선 시장에서 점유율 1% 미만인 인도의 조선업 역량을 2030년 세계 10위, 2047년 세계 5위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시장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파인엑스트라 리서치에 따르면, 인도 조선산업은 지난 2022년 9000만 달러(1325억700만 원) 규모에서 오는 2033년까지 81억2000만 달러(11조9550억7600만 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문제는 부족한 인프라다. 인도에는 현재 조선소 28곳이 있는데 대부분 중소형 선박만 건조할 수 있다. 인도 정부는 부족한 조선소 인프라와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조선사들과 협력을 타진 중이다. 인도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해 말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잇달아 방문해 현지 조선소 설립, 기술 이전 등의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사들은 인도 진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인도가 풍부한 노동력과 값싼 인건비라는 장점이 있지만, 현지 생산에 필요한 기반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투자 효율이 기대만큼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한진중공업이 현지에 진출했던 수빅 조선소는 현지 비숙련 노동자들이 만든 선박에서 품질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는 등 여러 문제점을 남기고 2022년 미국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김용환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조선업의 경우 부품을 중심으로 한 전후방 산업이 중요한 만큼, 철저한 현지 시장 조사를 통한 진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