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악재에도 코스피 사흘만에 반등…‘알래스카 가스주’ 급등

세계 관세 전쟁 우려에도 ‘알래스카 개발’ 프로젝트 기대감이 국내 증시를 끌어올렸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6% 오른 2558.13에 장을 마감하면서 나흘만에 반등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746.95로 전 거래일보다 1.23% 올랐다.

장 개시 후 2550대까지 치솟았던 코스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첫 의회 연설(한국시간 5일 오전 11시)을 앞두고 2530선까지 떨어지며 상승 폭 일부를 반납했지만, 이후 완만하게 상승 폭을 키워 나갔다.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닥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닥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증시를 견인한 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 수혜주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알래스카에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거대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있다”며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수조 달러씩 투자하면서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 사업은 알래스카 북쪽 프루도 만(Prudhoe Bay) 가스전에서 채굴한 천연가스를 가스관을 통해 알래스카 남쪽, 앵커리지 인근의 니키스키까지 나른 뒤 수요지로 운송하는 프로젝트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 때부터 이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사업성과 환경 오염 논란 등으로 오랜 기간 진전이 없었다.

트럼프의 발언에 가스 관련주인 한국가스공사(+12.8%)와 포스코인터내셔널(+15.3%)은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한가를 기록한 동양철관을 비롯해 문배철강(+14.5%), 휴스틸(+15.8%) 등 강관(쇠파이프) 업체들도 일제히 주가가 치솟았다. 이 외에 4년만에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 전망이 나온 롯데케미칼(+18%), 최근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가 반등한 SK하이닉스(+3.7%), 현대차(+2.3%) 등도 지수 상승 동력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의회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의회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업종별로 보면(한국거래소 KRX 지수 기준), 유틸리티(+4.3%)와 건설(+4.3%), 에너지화학(+2.5%), 철강(+2.3%) 등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반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분야로 꼽히던 KB금융(-1.6%), 신한지주(-3.2%), 하나금융지주(-2.6%)과 같은 금융주들은 이날도 하락세를 기록했다.


외국인, 9거래일 연속 ‘팔자’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도 유가증권 시장에서 2242억원 어치를 팔며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갔다. 탄핵 정국 장기화로 밸류업 프로그램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진 게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20일부터 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외국인 투자자는 총 8조3610억원을 유가증권 시장에서 팔아 치웠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가치도 전날보다 7.3원 오른(환율 하락) 1454.5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한편 앞서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중국 간의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며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2% 내린 5,778.15, 나스닥종합지수는 0.35% 내린 1만8,285.16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