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신라면의 모습. 뉴스1
팜유와 전분류, 스프 원료 등 구매비가 증가하며 원가 부담이 커진 데다, 환율과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올라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게 농심 설명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최근 팜유의 평균 수입 가격(지난해 12월 28일~1월 17일)은 1년 전과 비교해 53.6% 치솟았다. 라면과 과자, 빵 등 수입 곡물에 의존해 생산하는 식품류 가격은 환율 변동에 특히 취약한데, 지난해 11월 달러당 1300원대였던 환율은 12월 비상계엄 이후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농심은 이번 인상에 대해 “2022년 9월 이후 2년 6개월만”이라며 “2023년 7월 인하했던 가격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앞서 2023년 추경호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 방송에 출연해 “국제 밀 가격이 50% 하락한 만큼 식품 가격도 적정 수준으로 내려가야 한다”며 기업들에 가격 인하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농심은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신라면 가격을 1000원에서 950원으로 인하했었다. 오뚜기는 스낵면과 참깨라면, 진짬뽕 등 15개 제품을,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제외하고 삼양라면, 짜짜로니 등 12개 제품을, 팔도는 일품해물라면·왕뚜껑봉지면·남자라면 등 11개 제품을 평균 5% 안팎 내렸다.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의 움직임이 라면 가격 줄인상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재료비·인건비 상승, 고환율 등의 압박이 큰 상황은 마찬가지라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계획은 없다”라면서도 “2023년 정부 압박 때문에 갑자기 내렸던 것이라 정상화 과정이 뒤이을 수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