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 회복을 위한 묵주 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폐렴으로 23일째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쾌유를 기원하며 그의 ‘따뜻한 품성’을 보여주는 7년 전 영상이 교황의 고국인 아르헨티나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틱톡·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지난 2018년 이탈리아의 한 성당 뒤뜰에서 촬영된 영상이 급속히 공유되고 있다. 영상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어린 소년의 질문을 받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 '에마누엘레'라는 이름의 10세 남짓 어린이는 교황에게 질문하기 위해 마이크 앞에 섰지만, 말문을 열지 못하고 얼굴을 감싼 채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이에 교황은 울고 있는 에마누엘레를 가까이 오게 한 뒤 껴안으며 다독였다. 그러자 어린이는 진정된 듯 귓속말로 교황에게 뭔가를 이야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에마누엘레의 동의를 받고 그의 질문을 대중 앞에 공개했다.
에마누엘레는 “우리 아빠는 착한 사람이었고 저를 비롯한 (자녀) 4명에게 세례를 받게 해주셨어요. 하지만 (정작) 아빠는 하느님을 믿지 않고 얼마 전에 돌아가셨는데, 아빠가 천국에 갔을까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들이 아버지를 좋은 사람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라며 “하느님이 착한 사람을 저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나? 하느님이 자기 자녀들을 버리실 분인가?”라고 청중에게 되물었다. 청중들은 입을 모아 “아니오”라고 답했다.
교황은 이어 에마누엘레에게 “바로 이게 하느님의 답”이라면서 “하느님은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을 것이고, 무신론자임에도 4명의 자녀에게 모두 세례를 받게 했으니 하느님은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를 위해 기도하라”고 덧붙였다.
최근 아르헨티나 현지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관련한 다양한 콘텐트가 여러 사이트에서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 이전 영상 공유도 늘어나고 있다.

8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치료를 위해 입원한 제멜리 병원 밖에서 한 여성이 눈물을 흘리리며 기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88세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14일부터 폐렴으로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 중이다. 즉위 이후 최장 기간 입원 치료다.
AFP통신과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점진적으로 호전을 보인다고 8일 밝혔다. 교황청은 이날 저녁 언론 공지를 통해 최근 며칠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임상 조건이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이는 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같이 판단했다고 전했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열없이 지내고 혈액 검사 결과도 안정적이라면서도 “의사들은 예후를 말하기 전에 앞으로 며칠간 동일한 긍정적 결과를 보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병원에 있는 특별 예배당에서 기도했으며 오후에는 업무와 휴식을 번갈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