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면박 준 죄…밴스, 세살 딸 앞에서 시위대에 곤욕 당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배석해 젤렌스키에게 면박을 줬던 JD 밴스 미 부통령이 친우크라이나 시위대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8일 JD 밴스 미국 부통령(빨간색 상의를 입은 남성)이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거리에서 친우크라이나 시위대와 언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 X 캡처

지난 8일 JD 밴스 미국 부통령(빨간색 상의를 입은 남성)이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거리에서 친우크라이나 시위대와 언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 X 캡처

밴스는 X(옛 트위터)에 "오늘(지난 8일) 세 살 난 딸과 함께 걷고 있는데, 친우크라이나 시위대가 우리를 따라오며 소리쳤다"며 "그로 인해 내 딸은 불안해하고 겁을 먹었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시위대와 몇 분간 대화하기로 했다"며 "대체로 서로 존중하는 대화였지만 정치적 항의의 목적으로 세 살짜리를 쫓아다니는 것이라면 그건 형편없는 인간"이라고 했다.  

9일 CNN 등이 공개한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에 따르면 밴스와 시위대는 밴스의 자택이 있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거리에서 언쟁을 벌였다.  


 
시위대는 밴스를 향해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거나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인을 배신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러시아와 종전 협상을 벌이고, 정상회담에 나선 젤렌스키를 홀대한 점을 항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밴스는 이에 대해 "존중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며 "나는 우리가 외교적 합의를 끌어내려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또 그는 "전쟁을 멈추는 게 우리 국민과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최선의 이익"이라고도 말했다.  

밴스의 딸은 유모차를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그의 주변엔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있었다.  

밴스 미 부통령이 지난 8일 자신의 세 살 난 딸과 함께 있을 때 친우크라이나 시위대와 언쟁이 붙었다고 X에 올린 글. 사진 밴스 X 캡처

밴스 미 부통령이 지난 8일 자신의 세 살 난 딸과 함께 있을 때 친우크라이나 시위대와 언쟁이 붙었다고 X에 올린 글. 사진 밴스 X 캡처

 
하지만,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시위자는 현지 언론에 "아무도 밴스를 쫓아가진 않았으며 우연히 마주쳤을 뿐"이라며 밴스의 주장 일부를 반박했다.  

신시내티 지역 언론은 이날 밴스의 자택 근처에선 수십 명의 친우크라이나 시위대가 항의 집회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또 앞서 지난 1일 밴스가 가족과 함께 떠난 버몬트주 스키장 주변에도 밴스에 항의하는 시위대 수백 명이 몰려 밴스는 스키장을 옮겨야 했다고 전해졌다.  

지난달 28일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 파행의 시발점은 "평화와 번영으로 가려면 외교가 필요하다"는 밴스의 발언이었다. 이에 젤렌스키는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외교적 합의를 깬 역사를 상기시키며 반발했다. 또 밴스는 젤렌스키에게 "미국에 (지원을) 감사해야 한다"며 몰아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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