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설치된 실업급여 관련 안내문. 뉴스1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0일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2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1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1%(2만3000명) 급증했다. 건설업(5800명), 사업서비스업(3700명), 제조업(3400명), 도소매업(2400명) 순으로 대부분 산업에서 증가했다.
다만, 구직급여 신청자 급증 배경에는 1월 명절 연휴가 길었던 영향도 컸다. 천경기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12월이나 1월에 고용 계약이 종료된 일부 근로자가 구직급여 신규 신청을 설 이후로 미루면서 2월 신청자가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1~2월 평균으로 보면 증가율은 2%대로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고용 시장이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 72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1월에 이어 2월에도 1997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최저임금과 연동되어 매년 오르고 고용보험 가입자가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이번 증가폭은 상당히 크다.
2월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도 1538만명으로, 전년도 같은 달보다 15만3000명(1%)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3년 ‘카드대란’의 영향을 받은 2004년 2월(13만명) 이후 21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적었다는 것은 그만큼 취업시장의 문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건설업 가입자 수는 75만5000명으로 2만1000명 감소해 1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천경기 과장은 “이 통계에는 비자발적 실직자와 구직급여 수급 요건을 충족한 실직자만 포함되므로, 실제 산업 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 상황은 이보다 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채용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2월 고용24(정부가 운영하는 채용사이트)에 올라온 신규 일자리는 17만3000명, 신규 구직 인원은 43만1000명으로, 구인배수가 0.40으로 조사됐다. 구인자는 10명인데 일자리는 4개밖에 없다는 의미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지난 1월 0.28보다는 회복됐지만 여전히 구직 활동이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