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도 월세화…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가 전세 넘어


올해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 건수가 전세를 앞질렀다. 빌라에 이어 아파트에서까지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10일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지난 1~2월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1만5865건, 월세는 1만6570건으로 집계됐다. 월세가 전세보다 705건 많았다. 월세가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1.1%로 과반을 차지했다.

16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아파트 월세 매물정보가 게시돼 있다. 뉴스1

16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아파트 월세 매물정보가 게시돼 있다. 뉴스1

강남 3구, 고가 월세 집중 

강남 3구에 월세 거래가 집중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월세 거래가 가장 많았던 건 송파구(1567건)였고, 강남구(1234건)과 서초구(1098건)가 뒤를 이었다. 반면 도봉구(145건), 강북구(156건), 종로구(189건) 등은 월세 거래량이 적었다. 원래도 강남권 고가 아파트에 월세 수요가 많았던 데다, 3월 새 학기 시작을 앞두고 교육 목적의 월세 임차 수요까지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남 3구에선 월 수백만원대 고가 월세 계약이 이어졌다. 올해 1월 1일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전용면적 85㎡가 보증금 1억원, 월세 600만원에 거래됐다. 송파구 파크리오 전용 144.77㎡는 보증금 1억원, 월세 530만원에 계약됐다.  

여전히 높은 대출금리가 월세 수요를 끌어올렸다는 풀이가 나온다. 전세금 대출을 받았을 때 내는 이자나 월세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금융권이 유주택자의 전세대출이나 갭투자 관련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한 것도 월세 증가 이유로 꼽힌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있고, 금융권의 전세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를 고려할 때 당분간 서울 아파트의 월세화 현상과 월세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