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미국(Non-US)으로 유턴”…미국 달러 급락, 유로·엔화 질주

달러인덱스가 9일(현지시간) 103.88을 기록했다. 109.96까지 치솟았던 연초(1월 13일)대비 두달 만에 5.5% 급락했다. 셔터스톡.

달러인덱스가 9일(현지시간) 103.88을 기록했다. 109.96까지 치솟았던 연초(1월 13일)대비 두달 만에 5.5% 급락했다. 셔터스톡.

최근 미국 달러가치는 급락한 반면 유럽과 일본 통화가치는 강해졌다. 트럼프발 경기침체 우려에 미국에 쏠렸던 글로벌 자금이 줄면서다.

유로ㆍ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가 9일(현지시간) 103.88을 기록했다. 109.96까지 치솟았던 연초(1월 13일)대비 두 달 만에 5.5% 급락했다. 질주하던 미국 3대 주가지수는 오름폭이 둔화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지난 7일 기준 연초 대비 5.6%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미국 내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일부 투자자가 미국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봤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최근 글로벌 자금은 관세전쟁을 대비해 적극적으로 돈을 푸는 국가로 향했다. 독일 등 유럽이 대표적이다. 재정준칙에 엄격한 독일은 최근 운송, 주택 등 인프라 투자에 10년간 5000억 유로(약 787조원)의 특별기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기금 규모는 지난해 독일 연방정부 예산(4657억 유로)에 맞먹는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6일(현지시간) 5차례 연속 정책 금리를 인하했다. 과감한 경기부양으로 유로화 가치는 반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유로화 가치는 2거래일 연속 1.08달러대에 거래됐다. 1.08달러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11월 초 이후 넉달여 만이다. 패리티(1유로=1달러) 전망도 자취를 감췄다.  

일본 엔화도 미국 달러에 견줘 강세로 돌아섰다. 엔화값은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3시 40분 기준 연초(157.4엔)대비 달러당 6.2% 오른(환율은 하락) 147.67엔에 거래됐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 산하 노조들이 올해 임금협상에서 6%대 임금 인상을 요구한 게 불씨가 됐다. 시장에선 32년 만에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 요구가 나온 것은 그만큼 일본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났다고 해석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글로벌 자금의 비미국(Non-US) 선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달러화가치 급락과 유로화 급반등이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