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EPA=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2일로 예정된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부과는 일정대로 진행되는가”라는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 관세는 지난달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포고문에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철강업계 3사 대표도 지난 7일 트럼프에 "철강 수입 관세 면제 요청에 저항하고, 미국 철강을 위해 굳건히 서달라”는 서한을 보내 힘을 싣고 있다.
위기일까기회일까 철강업계 ‘신중’
품목별 쿼터가 없어지면 관세를 부담하더라도, 미국 내 수요가 높은 품목은 수출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철강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으로 수출된 철강재 약 276만t 가운데 강관류(철강재로 만든 파이프)가 108만9200t, 판재(열연강판·중후판·냉연강판 등)류가 131만6900t, 봉형강류가19만3500t가량이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무역통상연구원장은 “관세를 내더라도 경쟁력이 있는 기업들은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강관류, 특히 유정용 강관 등 고부가가치 품목이 미국 내 수요 대비 공급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철강업계는 무관세 쿼터 폐지로 가격 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관세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미국산 철강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미국 내 전체 철강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 비중은 13.1%로 미국은 한국 철강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또 철강·알루미늄뿐 아니라 이를 활용한 파생품목에 대한 관세부과로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철강·알루미늄이 쓰인 자동차 부품이나 전기·전자 부품류도 파생상품에 해당하는데, 어떤 기준으로 관세를 부과할지 세부 사항이 없어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현재는 추가 가이드라인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시장 기대하는 업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3월 4일 워싱턴 DC의 미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의회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재민 기자
프로젝트를 위해 북극해 연안 알래스카 북단 프루도베이 가스전부터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1300㎞에 달하는 천연가스 배관을 연결해야 한다. 이 가스관에 쓰일 강관이나 LNG 플랜트 제작에 필요한 후판과 형강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포스코는 영하 163도의 극저온을 견디는 '고망간강'을 개발해 광양 LNG 터미널저장 탱크를 제작했고, 현대제철은 LNG 선박용 후판 등을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미국으로 강관을 수출하는 세아제강 관계자는 “정부 및 업계와 논의를 통해 사업성·현실성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이 현실화된다면 거대 시장이 창출되는 만큼 철강업계에선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