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전용헬기인 마린원으로 출발하기 전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증시 급락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주식시장의 동물적인 감각과 우리가 업계 및 업계 리더들로부터 실질적으로 파악하는 바 사이엔 강한 차이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미칠 영향에 있어 후자가 확실히 전자에 비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시장이 요동쳐도 결국엔 미 경제에 더 큰 혜택을 가져올 것이라는 취지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 중국·캐나다·멕시코 관세 정책이 이미 제조업과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돌리는 효과를 내고 있다”며 미국 경기에 대한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또 “미국의 감세 정책이 투자 확대와 임금 상승을 이끌어 올 2분기부터는 경제가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습. AFP=연합뉴스
앞서 뉴욕증시의 3대 주요 지수는 이날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존스30 지수는 전일 대비 890.01포인트(-2.08%) 내린 41,911.71,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5.64포인트(-2.7%) 떨어진 5,614.5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27.90포인트(-4%) 급락한 17,468.33에 각각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를 감수하고서라도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1월 20일)에 참석한 세계 최고 부자 5명의 개인 자산도 7주 만에 2090억 달러(약 304조원)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취임식 직전 마지막 거래일(1월 17일) 기준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와 비교한 결과다.

1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사당 내 중앙홀(로툰다)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 순다르 피차이 구글 모회사 알파벳 CEO 등이 참석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자산 감소 폭이 1480억달러(약 215조원)로 가장 컸다. 그의 재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테슬라 주가는 미국 대선 이후 한때 98%까지 상승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임기 시작 후 최장 기간(7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취임식에서 트럼프 대통령 가족의 뒷줄에 앉았던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재산은 각각 290억 달러(약 42조원), 50억 달러(약 7조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의 자산도 220억 달러(약 32조원), 프랑스 최고 갑부인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의 재산도 50억 달러(약 7조원) 줄어들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취임 사이 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세계 최고 부자들에게 큰 호재였다”며 “그러나 연방공무원 대량 해고와 관세 정책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계속해서 시장 수익률을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는 뒤집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