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우 동아대학교 총장. 송봉근 기자
‘의대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공동회장인 이해우 동아대 총장은 1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증원을 원상복구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학생 마음을 돌리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는 절박함으로 대승적인 결단을 내렸다”며 “의대 수업을 정상화 하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의총협은 의대를 둔 40개 대학 총장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이 총장은 지난달 말 의총협 회의에서 좌장 역할을 맡아 의대생의 복귀를 전제로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겠다는 합의를 이끌고, 이를 교육부에 건의했다. 그는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내년도 모집인원은 정부가 지난해에 정한 5058명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총장과 일문일답.
-의대생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우리 학교도 1학년 학생 3명이 수업을 듣고 있다. 교수들은 매일 빈 강의실에 들어가 출석을 부르고 있다. 3월 말까지 이 상태가 계속되면, 수업일수 부족으로 유급 등 불이익 조치는 물론이고 정원 증원도 당초 계획대로 이뤄질 것이다. 이미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2026학년도 의대 정원으로 2000명을 추가로 배정했다.”
-지난해처럼 대학이 자율 감원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나.
“‘학생 미복귀 시 내년도 모집인원은 5058명’이란 점도 총장들의 합의 사항이다. 설사 자율로 정원을 정하라고 하더라도 대부분 증원 쪽으로 의견이 기울 것이다.”
-이번 합의에서 총장 사이에 이견은 없었나.
“일부 사립대에서 (모집인원 축소에 대한) 반대가 있었다. 이미 증원에 맞춰 투자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만 해도 80억원 가량이 의대 교육환경 개선에 투입됐다. 해부학 실습실은 최신 설비로 리모델링을 완료했고 공간 확보를 위해 간호대도 이전했다. 휴학한 학생들을 기다리며 의대 기초 교수들 월급도 학교가 부담했다. 다들 이렇게 준비해왔는데 합의가 쉬웠겠는가. 그럼에도 (수업일수 4분의1이 지나 유급이 예상되는) 3월 말이 학생 복귀의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으로 대승적인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의협은 24·25학번 동시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데.
“이미 한국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를 통해 의대 학장들이 교육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교수 부족 시 여러 학교에서 교원을 공유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 해결 위해 방법 찾으려면 왜 없겠나. 다만, 내년까지 학생이 돌아오지 않아 (26학번을 포함한) 3개 학번이 함께 교육 받는 건 나도 불가능하다고 본다. 지금이라도 돌아와야 24·25학번의 피해가 줄어든다.”
-아예 내년도 신입생을 뽑지 말아야 한다는 의료계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말도 안 된다. 관련 법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수험생·학부모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학생들이 집단 유급·제적되면 빈 자리는 어떻게 채우나.
“각 대학은 제적 등 중도탈락 인원을 편입 등으로 원활히 대체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