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자오러지 전인대 위원장이 관영 매체 대표단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 CC-TV 캡처

지난 11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올해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식에서 시진핑(중앙) 중국 국가주석 및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국가를 부르고 있다. 이날 서열 3위 자오러지 전인대 위원장은 호흡기 감염을 이유로 불참했다. 타스
곧 자오 위원장의 전인대 불참과 “호흡기 감염”이라는 구체적 해명 모두 이례적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는 “당의 고위간부가 중요한 행사에 불참한 것은 거의 20년 만에 처음”이라며 “리 부위원장의 해명도 고위간부의 건강을 비밀로 유지하는 공산당 관례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자오 위원장이 불참한 원인이 건강이 아니라는 확인된 근거는 없다. 다만 지난 2023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회담에 친강(秦剛) 외교부장이 불참했을 때도 외교부 대변인은 “건강상의 이유”를 내세웠다. 친 전 부장은 이후 한 달여 실종된 뒤 불륜 등 불분명한 이유로 낙마했다. 지난 2022년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의문의 강제 퇴장을 당한 뒤에도 당국은 “건강상의 이유”라고 해명했다.
정치국 상무위원인 자오 위원장의 전인대 불참은 지난 2006년 서열 6위 황쥐(黃菊, 1938~2007) 상무부총리 이후 처음이다. 2007년 황 부총리 사망에도 당국은 사인을 밝히지 않았다.
자오러지, 2022년 1월 집단학습도 불참

12일 자오러지(사진 가운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양회(전인대와 전국정협)를 취재 보도한 관영매체 대표단을 격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내일 무력통일 언급 반분열법 기념행사
5년 전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제정 15주년 기념식은 3월 말 리잔수 당시 전인대 위원장이 참석했다. 올해는 20주년이며 트럼프 취임 후 대만을 포함한 빅딜 추진설과 군사 압박도 강화하고 있어 더욱 주목되는 행사다.
기념식 수준은 세 가지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시 주석이 직접 참석해 독립 성향의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강경한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이다. 둘째는 대만과 통일전선 업무를 총괄하는 서열 4위의 왕후닝(王滬寧) 중앙서기처 서기가 실질적인 압박 전략을 밝히는 경우다. 셋째는 5년 전과 같이 자오 위원장이 행사를 주관하면서 반분열법 비평화적 수단의 정당성을 강조할 수도 있다.
자오 위원장의‘호흡기 감염’ 미스터리는 내일 행사로 풀리거나 더 미궁에 빠질 수 있다. 트럼프 2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긴장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