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열린 청년정책 박람회에 고립ㆍ은둔 청년을 위한 응원 메시지가 걸려있다. 연합뉴스
여성가족부·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25일 고립·은둔 청소년에 대한 첫 전국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9~24세 청소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한 결과, 응답 완료한 1만9160명 중 28.6%(5484명)는 고립·은둔 상태로 집계됐다. 고립은 최소한의 사회관계는 있지만, 필요시 도움을 청할 이가 마땅찮은 상태를 말한다. 은둔은 방안에서조차 거의 나오지 않아 사회적 관계가 사실상 없는 걸 뜻한다.
최홍일 청소년정책연구원 박사는 "추후 전체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표성 있는 조사를 거쳐야 정확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다만 앞서 다른 사회조사 결과 등을 보면 고립·은둔 청소년 비중은 4~5% 정도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고립·은둔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는 4.76점(10점 만점)으로 그렇지 않은 청소년(7.35점)보다 훨씬 낮았다. 사회적 관계도 삐걱거렸다. 2주간 가족·친척, 친구·지인과 대화 경험이 없다는 비율이 각각 8.3%, 5.6%로 나왔다. 일반 청소년(1.9%, 0.8%)과 비교하면 4배, 7배 수준이다.

고립ㆍ은둔 청소년 실태조사 주요 결과. 자료 여성가족부
특히 이들의 39.7%는 재고립·은둔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립·은둔으로 돌아온 이유는 '힘들고 지쳐서'(30.7%)라는 응답이 많았다.
하지만 회복 의지는 대부분 꺾이지 않았다. 10명 중 7명(71.7%)은 현재 생활을 벗어나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공부를 하고 심리상담 받는 등 고립·은둔에서의 '탈출'을 시도한 적 있다는 비율이 절반 이상인 55.8%였다.
이들은 필요한 도움으로 '눈치 보지 않고 들러서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제일 먼저 꼽았다. 경제적 지원, 혼자 하는 취미·문화·체육 활동 지원 등이 다음이었다. 최홍일 박사는 "가구 단위의 치유 프로그램 개발·대응, 대인관계 맺기와 관계 형성 역량 제고, 자유 공간 확충 같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올해 고립·은둔 청소년 보호자에 대한 상담, 자조 모임을 강화할 계획이다. 청소년 탈고립·은둔을 도와줄 회복 치유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를 참조해 활동하기 편한 자유 공간 확충, 자립 지원 등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