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구조대원들이 강진 이후 무너진 건물에서 맨손으로 잔해를 치우며 수색작업으로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얀마 군사정권이 강진으로 1600여 명이 사망한 최악의 참사 와중에도 반군을 향한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군사정권은 전날 지진 발생 3시간도 지나지 않은 오후 3시 30분쯤 진앙과 가까운 만달레이에서 북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반군 기지 북부 샨주나웅초에 폭격을 감행했다. 이 공격으로 7명이 사망했다.
이 밖에도 진원지에 가까운 사가잉 지역부터 태국 국경 인근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공습이 이뤄졌다.
톰 앤드루스 유엔 특별조사위원은 BBC에 “완전히 터무니없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사람들을 구출하려고 할 때 폭탄을 계속 투하한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누구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은 이런 일이 용납될 수 없다고 압박해달라”며 군부에 군사작전 중단을 촉구했다.
만달레이 주변 마을의 구조대원은 BBC에 “우리는 맨손으로 (잔해를) 파내면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있다. 시신들을 수습하고 잔해 아래에 갇힌 사람들을 구해내려면 이걸로는 부족하다”며 “사람들이 ‘도와줘, 도와줘’라고 울부짖는다. 정말 희망이 없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2020년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탈취했다. 이에 맞서 시민 불복종 운동이 시작됐고, 이후 민주화 운동 세력과 소수민족 반군 단체가 함께 반군에 가담해 결국 내전으로 이어졌다.
현재 군부는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과 소수민족 무장단체의 반격으로 수세에 몰려 있다. 영향력을 미치는 영역이 국토의 4분의 1에 미치지 못한다. 반면 반군은 약 42%를 장악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BBC는 전했다.
특히 진원지인 사가잉 지역의 상당 부분이 반군의 통제하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군부와 달리 미얀마 반군은 30일부터 2주간 지진 피해를 본 곳에서 방어를 위한 반격을 제외한 모든 공격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휴전을 선언했다. 아울러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서 유엔과 국제기구의 안전을 보장하고 구호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낮 12시 50분쯤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서남서쪽으로 33㎞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덮쳐 건물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매몰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미얀마 군사 정권은 강진 발생 이틀 째인 29일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644명, 부상자는 3408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붕괴한 건물에서 시신이 계속 발견되는 데다 여진마저 이어지고 있어 사상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