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축구대표팀은 2002년 이후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탈락 위기다. [AF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3/30/abe9f1c1-956d-40f7-bdc9-e795cbddbe69.jpg)
중국축구대표팀은 2002년 이후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탈락 위기다. [AFP=연합뉴스]
‘축구종가’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월드컵 출전이 또 불투명해진 중국 축구에 ‘팩폭(팩트폭력)’을 날렸다.
29일 중국 소후닷컴은 “축구 강국이 되겠다는 중국의 꿈이 산산조각난 이유”라는 BBC의 분석기사를 전하며 자조적 반응이다.
중국축구대표팀은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 최근 3연패를 당하며 C조 6개국 중 꼴찌(2승6패)에 그치고 있다. 조 1·2위에 주어지는 본선 직행은 일찌감치 좌절됐고, 유일한 희망은 남은 2경기를 통해 3·4위에 주어지는 4차예선 출전을 노리는건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중국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중국 팬들.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3/30/1df57823-c8b2-4143-b7b4-f33252a0b373.jpg)
중국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중국 팬들. [로이터=연합뉴스]
베이징에 거주하는 스포츠 기자 마크 드레이어는 “중국 정부는 무언가 마음 먹으면 거의 실패하지 않는다. 전기차와 올림픽을 보라”면서도 그런데 축구 만은 예외라고 지적했다. BBC는 “중국에서 축구는 공산당 손아귀에서 번성하지 못한 것 같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축구에 정치의 개입을 금지하지만 중국축구에는 정치 인사들이 가득하고, 현재 중국축구협회장 송카이는 공산당 간부”라고 전했다. 대부분 일을 상부에 보고해야 하는 중국에서 축구에 관한 결정도 축구와 관련 없는 이들이 내리는데, 이러한 의사결정 방식이 경쟁적인 팀스포츠인 축구를 망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축구 전문가 로완 시몬스는 “중국축구의 실패는 국가적 수치가 됐고 그 이유를 찾는 데 집착했다. 그 중 명확한 이유는 중국에서는 ‘축구 피라미드’가 거꾸로 되어 있다는 것”이라고, 드레이어 기자 역시 “이러한 상향식 시스템에서 공무원들은 상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접근 방식을 택한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에 등록된 축구선수는 130만명에 이르는 반면 중국은 10만명 미만에 불과하다. 14억 중국의 인구는 영국(6900만명)의 20배나 더 많은데도 말이다. 축구강국 유럽과 남미는 마을의 거리와 공원에서 시작돼 풀뿌리부터 재능있는 선수들이 맨 아래에서 맨 위로 모이지만, 중국축구는 수도 베이징에서 시작돼 1990년대에 이르러야 프로리그를 출범했고 하부리그에 소홀했다. 중국 아이들은 공을 발밑에 두고 자라지 않아 훌륭한 인재를 배출하기 힘든 환경이다.
중국에서 뛰고 있는 한 유럽축구선수는 BBC와 익명 인터뷰에서 “중국 선수들이 기술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중요한 순간에 ‘축구 IQ’가 부족하다. 어린 시절 본능적으로 배우는 창의성과 의사 결정을 이 곳(중국)에서는 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일본은 전 세계 1호로 북중미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반면 중국은 또 예선 탈락 위기다. [AF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3/30/67ebc94b-2678-4ed5-aeb8-5d19cc474655.jpg)
일본은 전 세계 1호로 북중미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반면 중국은 또 예선 탈락 위기다. [AFP=연합뉴스]
BBC는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광저우 헝다 등 중국프로축구팀들이 줄도산했고, 국가대표팀 감독 출신 리톄 등이 축구계 승부조작과 뇌물 비리에 연루된 것도 중국축구의 발전을 가로 막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서 미국과 동일한 금메달 40개를 땄지만, 대부분 수익성이 크지 않아 부정부패에 덜 취약한 역도, 수영, 다이빙 같은 개인 종목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중국에 0-7 참패를 안긴 일본의 장기적인 축구에 대한 접근방식과 정반대라고 꼬집었다. “축구는 기술이 필요하고 체력과 전술 훈련이 필요하며 정치를 통해 달성할 수 없다”는 중국 기자의 발언도 전했다.
2012년 집권 당시 “3가지 소원은 월드컵 본선진출, 개최, 우승”이라고 밝혔던 시진핑 주석마저 10년이 흘러 중국축구를 포기한 분위기다. 2023년 중국이 축구 국가대표 경기에서 태국에 승리한 걸 축하하는 태국 총리를 향해 “요행이 컸다. 그들(중국팀) 수준을 확신할 수 없다. 기복이 있다”며 시큰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