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삼성전을 비롯해 올 시즌 잠실구장에서 치른 8경기는 모두 매진 사례를 이뤘다. 사진 두산베어스
지난달 30일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은 서울 잠실구장은 2만3750명을 수용하는 관중석이 입추의 여지없이 들어찼다. 갑작스런 꽃샘추위로 인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한때 눈발이 흩날리는 등 궂은 날씨였지만, 팬들의 열정을 식히진 못 했다. 경기 시작을 1시간가량 앞둔 오후 12시57분 ‘전석 매진’ 공지가 떴다. 이 경기를 포함해 삼성과 두산이 맞붙은 3연전 모두 매진 기록을 썼다.
같은 흐름은 앞서 잠실에서 경기를 치른 LG 트윈스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2일 롯데 자이언츠와 LG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이튿날 2차전, 그리고 25~27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 LG의 3연전까지 잠실에서 치른 5경기 모두 단 하나의 빈자리도 없이 관중석을 가득 채운 상태에서 진행했다. 시즌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잠실구장 8경기 연속 매진은 예사롭지 않다.
다만, 잠실을 안방으로 함께 쓰는 ‘한 지붕 두 가족’의 초반 행보는 크게 엇갈리는 상태다. 지난 2023년 이후 2년 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LG는 초반 7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신바람 행진 중이다. 선발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린 5명의 투수가 고르게 호투하면서 불펜진이 견고하게 뒷받침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1위(1.86)를 질주하며 시즌 초반 난공불락의 마운드를 구축했다. 여기에 리그 3위의 팀 타율(0.303)과 리그 1위 팀 수비율(0.992)까지 더해지며 신바람 행진 중이다.

두산-삼성전을 비롯해 올 시즌 잠실구장에서 치른 8경기는 모두 매진 사례를 이뤘다. 사진 두산베어스
날씨와 성적에도 아랑곳 않고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는 야구팬들에게 보답하는 방법은 ‘좋은 경기’ 하나뿐이다. 수준 높은 플레이로 승리까지 챙길 수 있다면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를 보여주는 게 기본이다. 두산 팬 권성준(서울 양천구) 씨는 “한 시즌 144경기를 치르는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다”면서 “패하더라도 선수들의 동작과 표정에서 ‘쉽게 승리를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읽히면 팬들은 경기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