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 월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F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확보한 이메일 내용과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월츠 보좌관을 비롯한 국가안보회의(NSC) 일부 구성원들이 구글의 개인 지메일 계정을 사용해 공무를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월츠의 한 고위 참모는 다른 정부 기관의 인사들과 분쟁 상황의 민감한 군사적 위치나 무기 시스템과 관련한 고도의 기술적 논의를 할 때 지메일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NSC 직원들이 정부 이메일 계정을 쓸 때도 해당 참모는 지메일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소식통들은 월츠 보좌관 역시 자신의 일정표와 업무 관련 문서들을 자신의 지메일 계정에 보내뒀다가 회의 일정 등을 조율할 때 이를 '복사해 붙여넣기' 하는 식으로 시그널 메신저에 올리곤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WP는 "그나마 암호화된 시그널보다 훨씬 덜 안전한 통신 수단인 지메일을 사용한 것은 '시그널 게이트'로 이미 비판받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고위 인사들의 의심스러운 기밀 보안 관행의 최신 사례"라고 짚었다.

지난달 취재진에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을 지켜보는 마이크 월츠 보좌관.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면서 전문가들을 인용해 "월츠 보좌관이 지메일로 보낸 내용은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지만, 여전히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기밀이 아니라 하더라도, 외국 정보기관이 국가안보보좌관과 같은 고위 정부 인사의 일정이나 소통 등에 큰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 이메일을 사용하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브라이언 휴즈 NSC 대변인은 "왈츠 보좌관은 기밀 정보를 공개 계정으로 보내지 않았고 앞으로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NSC 직원들은 기밀 정보엔 보안 플랫폼만 사용하라는 지침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월츠는 지난 15일 시그널 단체 채팅방에 실수로 기자를 초대한 상태에서 미 행정부 외교·안보 고위 인사들과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군사 공습 계획을 공유한 사실이 드러나 궁지에 몰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과 관련 겉으론 월츠를 두둔했지만, 막후에선 크게 분노하며 경질을 고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츠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소말리아 대테러 작전 등과 관련해서도 시그널에 채팅방을 개설해 내각 인사들과 논의한 것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지메일 사용까지 드러나면서 월츠에 대한 경질론이 거세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월츠의 이번 개인 이메일 사용 논란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과 비교된다. 힐러리 전 장관이 기밀을 포함한 공적 업무에 수만 건의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다는 논란이다. 2016년 미 대선의 주요 변수로 작용해 트럼프의 대선 승리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월츠는 과거 힐러리가 이와 관련해 적절한 법적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힐러리 전 장관은 지난 25일 소셜미디어에 '시그널 게이트'와 관련 "말도 안된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