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4대 은행의 간판.. 연합뉴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ㆍ신한ㆍ하나ㆍ우리)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총 4조88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4조2915억원)보다 13.8% 증가한 규모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1분기 1조632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5806억원으로 순이익이 48.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초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에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그룹은 1조3478억원에서 1조4711억원으로 9.1%, 하나금융그룹은 1조416억원에서 1조637억원으로 2.1% 각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비중이 90% 안팎인 우리금융그룹만 8389억원에서 7704억원으로 8.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ELS 손실의 타격이 가장 작은 데다, 최근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대손비용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4대 금융그룹의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17조619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16조5268억원)보다 6.6% 증가한 규모로, 또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은 지난해 5조286억원으로 처음 5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5조4196억원의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도 4조5582억원에서 5조581억원으로 순이익이 10% 넘게 늘어 KB금융과 함께 나란히 5조원 클럽에 진입할 거란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3조9205억원으로 4%, 우리금융은 3조2215억원으로 1.6% 각각 순이익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이날 발표한 ‘2024년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 잠정치(연결 기준)’에 따르면 작년 말 금융지주회사 10곳(KB, 신한, 하나, 우리, NH, iM, BNK, JB, 한투, 메리츠)의 연결당기순이익은 23조8478억원으로, 전년(21조 5246억원) 대비 2조3232억원(10.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21조원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23조원대까지 불어났다.
경기 둔화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주요 금융그룹들은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추세에 예금금리가 빠르게 내려가고 있지만, 정부의 거시건전성 규제 기조 등으로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속도는 더뎌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 평균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의 예대금리차는 지난 2월 1.49%포인트로,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연속 확대되고 있다.
조기 대선 후 금융권을 향한 상생 요구가 한층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 국면이지만 이자이익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대선 이후 상생금융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요 은행들이 정치권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앞다퉈 내놓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