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데이르알발라에 있는 구호물류센터에 주민들이 몰려 들었다. 로이터=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중 나온 말이다. 두 달 넘게 구호물자 반입이 봉쇄됐던 가자지구에서 최근 배급이 시작됐지만, 약탈과 총격으로 주민 수십명이 숨지거나 다치면서 인도주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구호품을 중간에 빼돌린다며 미국과 함께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설립해 구호품 배분을 대체하기로 했다. GHF 배급소가 문을 연 27일 주민이 몰려 철조망을 무너뜨리고 구호품을 약탈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여기에 이스라엘군의 경고사격으로 주민 수십명이 죽거나 다쳤다. 유엔인권사무소 팔레스타인 담당 아지스 숭가이 소장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27일 사건으로 약 47명이 다쳤다"며 "부상자 대부분은 총격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알자지라 방송은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을 인용해 이날 배급소 현장에서 최소 3명이 숨지고 46명이 다쳤으며 7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또 이날 한 배급소에서 다시 총격이 발생해 가자 주민 6명이 더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틀간 총 9명이 숨졌다는 계산이다.
GHF는 성명에서 배급소에서 발생한 부상자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올리비에 라포비치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스라엘 군인들이 배급소 외부를 향해 경고사격을 했을 뿐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지 않았다"고 밝혔다.

28일 가자지구 서쪽 알샤티 난민캠프 내 식량배급센터에서 주민들이 무료 음식을 받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GHF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식량을 받고 환호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에서 한 남성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칭찬하며 '손 키스'를 날렸다.
이날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의 한 식량창고에 '굶주린 사람들의 무리'가 침입해 2명이 죽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총소리가 들리고 많은 사람이 창고 안으로 몰려들어 가방과 상자를 꺼냈다고 로이터통신은 당시 상황을 전했다.
와이넷은 가자지구 중부 하마스 창고에도 수백명이 침입해 밀가루를 탈취했고 이 과정에서 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WFP는 "사람들에게 굶주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식량 지원을 즉각 확대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