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의 외관과 간판. EPA=연합뉴스
시장 예상치 뛰어넘은 엔비디아 1분기 실적

신재민 기자
엔비디아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데이터센터를 주축으로 한 인공지능(AI) 인프라였다.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한 데이터센터 부문은 전년 대비 73% 증가한 391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 대형 고객사들이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면서 실적 상승을 뒷받침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결합한 반도체 패키지인 AI 가속기 수십 개를 하나로 묶은 AI 서버를 데이터센터에 납품하고 있다. 엔비디아 측은 “전 세계 각국이 이제 AI를 전기나 인터넷처럼 필수 인프라로 인식하고 있다”며 “엔비디아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매우 강력하다”고 밝혔다.
중국 수출 규제는 여전히 악재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3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 GPU 기술 컨퍼런스(GTC)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전용 저사양 칩 H20은 지난 4월부터 대중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출이 중단됐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시장은 사실상 미국 산업에 닫혀 있다”며 “제한된 선택지 속에서도 중국 시장을 계속 공략할 수 있는 제품 생산을 고려 중이고, 적절한 시기가 오면 정부와 직접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DA 대중 수출 제한…중국 반도체 자립 가속 우려
미국의 조치가 중국 EDA 자립화도 촉진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EDA 시장은 시놉시스, 케이던스, 지멘스 EDA 등 미국 3사가 약 7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 역시 EDA를 반도체 경쟁의 전략 자산으로 보고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웨이는 자국산 EDA를 활용해 7나노미터(㎚, 1㎚=10억 분의 1미터) 공정의 반도체 칩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엔비디아 콘퍼런스콜에서도 황 CEO는 수출 통제 정책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은 AI 칩을 만들 수 없다’는 가정에 기반해 정책을 수립했지만 그 가정은 처음부터 의문이 제기됐고, 이제는 명백히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수출 통제는 미국의 기술 플랫폼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고, 중국이 만든 AI 모델이 미국의 AI 인프라 위에서 가장 잘 작동할 때 그것이 곧 미국의 승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