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t 줄 꼬아 320년을 당긴다…울산 근본 줄다리기 '마두희' 재현

지난해 마두희 축제 당시 모습. 사진 울산시

지난해 마두희 축제 당시 모습. 사진 울산시

민족 고유의 명절인 단오(5월 31일)를 맞아, 320년 전통의 줄다리기로 이름난 '마두희(馬頭戱)'가 축제로 재현돼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과 원도심 일원에서 펼쳐진다.

조선시대 전통 민속놀이 

지난해 마두희 축제 당시 모습. 사진 울산시

지난해 마두희 축제 당시 모습. 사진 울산시

마두희는 조선시대 울산 주민들이 동군과 서군으로 나뉘어 줄을 당기며 풍년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던 전통 민속놀이다. 말머리를 닮은 산줄기를 끌어당긴다는 풍수신앙에서 유래됐으며, 조선 영조 때 편찬된 『학성지』에는 '산줄기가 바다로 빠져나가는 것이 불길하다고 여겨 새끼줄로 묶어 당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태화강 마두희 축제'는 다음달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단오를 기념하는 전통 줄다리기 대결을 비롯해 수상 줄당기기, 씨름대회, 수상 워터쇼, 용선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가장 주목받는 마두희 전통 줄다리기 본판은 14일 오후 4시 울산 원도심 시계탑 사거리에서 열린다. 수백 명의 시민이 편을 나눠 굵은 새끼줄을 마주 잡고 "어기여차"를 외치며 한판 대결을 벌인다. 줄은 전통 방식 그대로 볏짚을 꼬아 만든 것이다. 줄을 잡는 순간 수백 년의 세월이 한 몸에 실린다.

5t 볏짚으로 큰 줄 제작 

마두희 때 쓰는 큰 줄은 시민들이 직접 제작한다. 이를 위해 단오 당일인 31일부터 5t 분량의 볏짚으로 줄을 꼬는 제작 행사가 진행된다. 울산마두희보존회 전수교육생과 일반 참가자 등 80여 명이 참여해 과거 공동체 정신을 되살린다. 마두희 축제는 LED 전광판, 수상 공연, 거리 퍼레이드 등 현대적 요소를 더해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볼거리로 채워진다. 


마두희는 지난해 울산시 지정 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2025년 예비 문화관광축제로도 선정되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울산 중구는 마두희의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는 필리핀·베트남·캄보디아 등 줄다리기를 유네스코에 등재한 국가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국제 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다.

울산 중구, 2012년 복원해 명맥 이어 

지난해 마두희 축제 당시 모습. 사진 울산시

지난해 마두희 축제 당시 모습. 사진 울산시

마두희는 1900년대 초까지 이어졌으나, 일제강점기 집단 행사가 통제되면서 명맥이 끊겼다. 울산 중구는 2012년부터 전통 복원과 계승을 목표로 매년 마두희를 축제로 만들어 재현하고 있다.

김상육 중구 부구청장은 "마두희가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문화관광축제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성공적인 마두희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운영, 홍보, 안전 관리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