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던진 무차별 관세 폭탄과 관련해 통상·경제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글로벌 무역 질서와 투자 환경에 심각한 불확실성을 초래하기 때문에 오래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로 20회를 맞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다.

29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 모인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산업통상정책의 영향과 주요 아시아 국가의 대응전략 및 전망' 세션에서 "무역 갈등으로 인해 국제 통화와 공급망 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며 "주요국은 세계무역기구(WTO)를 비롯한 다자무역질서 복원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공감했다.

이어진 '트럼프 2기 북핵문제와 한반도 평화' 세션에서는 참석자들이 "트럼프가 돌발적으로 북한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상당하기 때문에 협상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도록 동맹·우방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음은 글로벌혁신연구원과 외교부가 공동 주최한 세션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

 
▶김진표 글로벌혁신연구원 이사장(전 국회의장·좌장)

트럼프의 상호관세 조치에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서 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 복원을 지지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점은 긍정적이다.


▶제프리 쇼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산업정책 전문연구원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장기적으로 무역질서 훼손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의 의도와 달리 기업들은 불확실성 탓에 대미 투자를 꺼리고 있다.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전 통상교섭본부장)

트럼프식 관세 정책은 인플레이션, 보복관세, 법적 공방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10% 보편관세와 일부 품목관세만 유지되고 나머지는 철회될 가능성이 크다.

 

 
▶투신취안(屠新泉) 중국 대외경제무역대 교수

중국은 미국이 WTO 규범을 위반하면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을 통해 우회 수출하는 중국산 부품에도 제약을 가할지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보복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건설적 전략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토도 야스유키(戸堂康之) 일본 와세다대 교수

일각에선 미국의 상호관세가 일본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식 강제 투자 요구는 공급망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전 외교부 장관·좌장) 
트럼프는 독자적 외교 스타일로 대북 대화시 한·일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

▶람펑얼(蓝平兒) 국립싱가포르대학교 수석연구위원
북한이 '생명줄'인 중국에 더해 러시아와 활발히 거래하고 있으므로 중·러 모두와 소통 채널을 열어둬야 한다.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게이오대 교수 
핵 위험 관리와 재래식 무기 제한, 위기 소통 체계 제도화를 우선으로 북핵 협상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

▶사하시 료(佐橋亮) 도쿄대 준교수
한·일은 트럼프에게 북한 비핵화의 필요성을 함께 강조하고 더 강한 확장억제를 요구해야 한다.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장
트럼프는 예측 불가능한 대북 행보로 한국을 배제하거나 한·일 등 동맹국과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 

▶자오밍하오(趙明昊) 푸단대 교수
한국 내에서 제기되는 독자적 핵무장 주장은 중국에서도 우려를 낳고 있다. 비핵화를 목표로 단계적·상호적 합의가 필요하다. 

▶전재성 서울대 교수

미국은 핵 도미노 확산을 우려하기 때문에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
최종적으로 비핵화를 염두에 두되 중간 단계에선 핵 통제와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하며 점진적으로 유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