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 400m 계주 남녀 동반 신기록…男 아시아 정상

아시아 정상에 오른 한국 육상 400m 계주팀. 왼쪽부터 이준혁, 이재성, 나마디 조엘진, 서민준. 연합뉴스

아시아 정상에 오른 한국 육상 400m 계주팀. 왼쪽부터 이준혁, 이재성, 나마디 조엘진, 서민준. 연합뉴스

'젊은 피' 한국 육상 단거리 계주팀이 아시아 정상에 섰다.  

서민준(21·서천군청), 나마디 조엘진(19·예천군청)·이재성(24·광주광역시청)·이준혁(24·국군체육부대)으로 꾸린 육상 남자 400m 계주팀은 31일 경북 구미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25 아시아육상선수구권대회 400m(4✕100m) 계주에서 38초49로 우승했다.  

계주팀은 우승과 함께 한국신기록도 달성했다. 지난 11일 광저우 세계육상릴레이선수권에서 작성한 기록(38초51)을 불과 20일 만에 0.02 앞당겼다. 이 기록은 아시아육상선수권 대회 신기록이기도 하다.  

계주팀의 첫 번째 주자는 순발력 좋은 서민준이었다. 4레인에 자리 잡은 서민준은 출발 신호와 함께 쾌조의 스타트로 5레인의 중국과 대등한 레이스를 펼쳤다. 두 번째 주자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는 나마디 조엘진. 조엘진은 레이스 후반 특유의 가속력으로 가장 먼저 세 번째 주자인 이재성에 배턴을 넘겼다. 이때 중국이 머뭇거리면서 한국은 확실한 1위로 치고 나갔다. 마지막 주자인 이준혁은 2위 그룹을 멀찍이 따돌리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태국이 38초78로 2위, 홍콩이 39초10로 3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세 번째로 결승선에 들어왔지만, 실격(DQ) 처리됐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경기 후 이준혁은 "야간에는 컨디션이 더 좋아질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선수들이 단합해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고, 한국신기록에 금메달까지 획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날 오전에 열린 예선에서 한국 대표팀은 38초67을 기록했다.  


앞서 계주팀은 광저우에서 두 차례나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원동력은 젊은 피다. 한 달 새 세 차례나 신기록을 달성한 계주팀의 평균 나이는 22살로 지난해보다 5살 젊어졌다. 앞서 하경수 육상 단거리 국가대표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라 그런지 자신감이 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거의 출전한 광저우 대회에서도 기죽지 않고 뛰었다"고 했다.  

11년만에 한국 신기록을 세운 여자 400m 계주팀. 왼쪽부터 김소은, 강다슬, 이은빈, 김다은. 대한육상연맹

11년만에 한국 신기록을 세운 여자 400m 계주팀. 왼쪽부터 김소은, 강다슬, 이은빈, 김다은. 대한육상연맹

여자 400m 계주팀도 한국 기록을 새로 썼다. 이날 이은빈(19·해남군청), 강다슬(33·광주광역시청), 김소은(22·가평군청), 김다은(22·가평군청) 순으로 결선에 나선 여자 대표팀은 44초45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종전 한국 기록은 2014년 작성한 44초60. 11년 만에 0.15초 앞당겼다. 그러나 순위는 4위에 머물렀다. 

계주팀의 맏언니 강다슬은 11년 전에 달성한 종전 신기록의 주인공이다. 그는 경기 후 "11년 전 이 종목의 한국 기록을 경신했을 때도 맏언니였는데, 한창 전성기를 맞이한 친구들과 함께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너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계주팀의 막내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은빈이다. 김소은·김다은은 한국 여자 단거리를 대표하는 선수로 쌍둥이 자매 사이다.

지난 27일부터 5일간 열린 구미 아시아육상선수권에서 한국은 높이뛰기 우상혁(29·용인시청)을 비롯한 총 4개의 메달(금2, 은1, 동1)로 종합 6위에 올랐다. 또 4개의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혼성 1600m(4x400m) 계주, 여자 3000m 장애물, 남·여 400m(4x100m) 계주 종목이다. 

김영주 기자 kim.youngju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