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는 이 대통령이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며 밝힌 대선 공약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주식시장의 불공정거래는 적발을 해도 조사가 신속히 이뤄지지 못하고 제재와 처벌이 미흡해 재범률이 평균 29%를 넘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원 스트라이크 아웃’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지만, 내부자거래나 시세조종 등의 행위가 발견될 경우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행위자의 영구 시장 진입을 금지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개인 투자자들이 지속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해온 불법 공매도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영업정지를 시키고, 반복하거나 규모가 크면 아예 퇴출해 버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일반적인 공매도도) 문제가 많다 보니 아예 폐지하자는 얘기가 있는데, 폐지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코스피 5000’을 위해 기업의 배당성향 상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다른 나라는 우량주를 사서 중간 배당을 받아 생활비로도 쓰고 내수에도 도움이 되는데,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배당을 안 한다”며 “배당성향이 공산국가라고 하는 중국보다도 낮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4∼2023년 평균 배당 성향은 한국이 26%인 반면 중국은 31%다.
이 대통령은 “배당을 촉진하기 위한 세제 개편이나 제도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언급했다. 배당성향 35% 이상 상장회사의 배당소득을 종합소득에서 분리해주며 세금을 줄여주는 내용이다. 이 대통령은 “정상적으로 배당을 잘하는 경우에 조세 재정에도 크게 타격을 주지 않는 정도라면 (세금을) 내려서 많이 배당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이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이 이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를 찾은 데 대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자본시장을 투명하지 못하게 하는 범죄에 대해선 엄단하겠다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도층과 주식 투자자들의 지지를 끌어내 국정 동력 기반을 폭넓게 확보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5.19포인트(1.23%) 오른 2907.04에 마감했다. 2900선을 넘어선 것은 2022년 1월 14일 이후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달 28일 국내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자신의 주식 계좌를 공개하며 “확실히 (주식 시장을) 밀어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