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덴버의 한 교실에서 한 학생이 2학년 수학 수업에서 문제를 풀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시테대학 폴린 마르티노 박사 연구팀은 12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프랑스 초등학교 1·2학년 아동 265만여명을 분석한 결과, 수학 성취도에서 남녀 간 격차가 입학 4개월 만에나타나기 시작해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프랑스 전역에서 실시된 국가 학업 평가 프로그램 데이터를 활용해 전국 초등학교 1·2학년(5~7세) 어린이 265만3082명의 언어 및 수학 평가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입학 초기에는 남학생과 여학생의 평균 수학 성적에 큰 차이가 없었으나 입학 4개월 후부터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높은 성적을 보이기 시작했고 2학년 초에는 격차가 약 4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 시점에서 성별 격차의 효과 크기(effect size)는 약 0.20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파악됐다.
이 같은 성취도 차이는 프랑스 전역에서 일관되게 관찰됐으며, 사회경제적 지위, 시험 유형, 공립·사립 여부 등과 무관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성별에 따른 수학 격차는 나이보다는 학교 교육이 시작되면서 점차 벌어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수학에서 남아에게 유리한 성별 격차가 학교 입학 첫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며 이는 수학 교육에서 남녀 간 수학 성취도 격차 해결을 위한 개입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을 명확히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수학에서의 남녀 격차 예방은 전 세계적인 관심사지만, 영아기와 유아기에는 남아와 여아가 수와 공간에 대한 지식에서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면서 수학에서의 성별 격차는 ‘여성은 수학을 못 한다’는 내면화된 사회문화적 고정관념이 반영된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런 고정관념이 어디서, 언제, 얼마나 광범위하게 굳어졌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컴턴의 윌리엄 제퍼슨 클린턴 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서 한 학생이 지난 2월 6일(현지시간) 수학 문제를 풀고 있다. AP=연합뉴스
아울러 연구팀은 이 연구에 대해 측정 시점이 입학과 4개월 후, 1년 후 등 세 번에 불과해 시간에 따른 격차 변화에 대한 세부 정보를 얻기 어렵고, 성별 격차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메커니즘 도출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정책 입안자들이 남녀 간 수학 성취도 격차 해소를 위해 유치원 등 가능한 한 이른 시기부터 개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