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 원내대표의 사퇴는 12ㆍ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친윤계 연쇄 쇠락의 상징적 장면이란 평가다. 권 원내대표는 20대 대선을 앞둔 2021년 당시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보수 수장으로 옹립한 대표적인 친윤계 핵심 인사였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엔 핵심에서 비켜서며 ‘멀윤(멀어진 윤핵관)’으로 불려왔다.
그랬던 그가 다시 당의 중심으로 나서게 된 건 지난해 12월 12일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여부를 두고 계파 간 갈등이 극에 달한 순간이었다. 권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은 위법적이며 정치적으로 대단히 잘못된 선택이다. 지금도 왜 계엄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도 “윤 전 대통령은 떠나더라도 당은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단 당은 단일대오를 유지하며 탄핵안 통과를 최대한 늦춰보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에선 권 원내대표가 탄핵정국과 대선 과정에서 내부 통합을 이루지 못했고, ‘김문수ㆍ한덕수’ 단일화 과정에서 후보 교체 시도 등 무리수를 두는 바람에 대선 패배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비판도 적잖다.

2021년 6월 29일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앞두고 권성동, 정진석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건물 밖으로 나와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차기 원내대표를 노리는 각축전도 시작됐다. 16일 선출하는 원내대표 경선에 김성원(3선ㆍ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송언석(3선ㆍ경북 김천) 의원이 이날 나란히 출사표를 던졌다. ‘수도권 대 영남’, ‘친한 대 구(舊) 친윤’이란 지역ㆍ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흐를 것이란 관측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