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괴물 장마' 덮쳤다…수도권 퇴근길도 물폭탄 비상

20일 중부지방이 장마철에 돌입한 가운데 시작부터 강한 비가 쏟아졌다. 21일까지 시간당 최대 50㎜에 이르는 집중호우와 함께 강한 바람도 불 것으로 보여 비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과 강원도를 중심으로 시간당 30㎜ 안팎의 비가 내리고 있다. 강한 비가 집중된 인천과 경기 북부에는 오전 한 때 호우경보가 발령됐다. 인천시 서구 금곡동에는 1시간에 62.5㎜에 이르는 물폭탄 수준의 폭우가 쏟아졌다. 많은 비가 내린 서울과 충청, 전북 일부 지역에도 호우주의보가 발표된 상태다. 

 장마가 시작되며 서울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장마가 시작되며 서울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장맛비로 경기도와 인천시에선 주택과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의 피해가 이어졌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엔 46건, 경기남부경찰청엔 51건의 비 피해가 각각 접수됐다.

행정안전부는 수도권과 강원도에 호우특보가 발효됨에 따라 이날 오후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다. 중대본은 이번 호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다.

수도권 오후~밤 폭우에 강풍 예고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청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청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밤부터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남하해 충청·전라권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21일에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거센 장맛비가 내리다가 점차 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장맛비는 구름대가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폭이 좁아 지역에 따라 강수 강도와 강수량의 차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에서는 극한호우 수준의 폭우가 짧은 시간에 쏟아질 수 있다. 여기에 강한 바람도 불면서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는 강풍특보까지 발표된 상태다. 

기상청은 “강한 남서풍에 동반된 많은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하고 많은 비로 인해 피해가 우려된다”며 “하천변 산책로나 지하차도 이용 시 고립될 수 있으니 출입을 금지하고, 저지대 침수와 하천 범람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비 그친 뒤 다시 찜통더위 

한편, 비가 내리지 않는 지역을 중심으로는 밤사이 열대야가 기승을 부렸다. 이날 강원 강릉은 일 최저기온 26.4도를 기록하면서 이틀째 열대야가 나타났다. 열대야는 밤사이(오후 6시 1분~다음 날 오전 9시)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대전과 광주광역시, 대구 등 전국 곳곳도 밤사이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열대야를 겪었다. 

장맛비가 내리면서 한낮 더위의 기세는 한풀 꺾인 상태다. 하지만 비가 그친 뒤에는 다시 기온이 올라 22일에는 낮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