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늘 "내게 배우는 직업 아닌 꿈"

'본격적인 뮤직드라마'를 표방하며 등장한 Mnet '몬스타'는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그저 소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평범한 하이틴 드라마로 보였다. 사고 친 아이돌 '스타' 윤설찬(용준형)이 이미지 쇄신을 위해 평범한 고교 생활을시작하고, 자신을 모르는 순수한 소녀 민세이(하연수)를 짝사랑하며, 소녀를 사이에 두고 한때 죽마고우였던 엄친아 정선우(강하늘)과 삼각관계를 이룬다는 기본 줄기. "날 이렇게 대한 건 네가 처음이야"라는 순정만화 속 대사가 절로 떠올리는 고등학생들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는 '음악으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한다'라는 줄거리의 맺음말이 눈에 안 들어올 수밖에.

이렇게 간과한 마지막 줄은 뚜껑을 열어본 시청자들에게 망치처럼 커다란 충격을 선사했다. 민세이의담백한 기타 연주와 깨끗한 보컬로 시작된 드라마 '몬스타'는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음악이 가진 치유와 성장의 힘을 폭발시키며 '흔한청춘드라마'로 취급받는 걸 스스로 거부했다. 배우들은 매 회 두 차례 이상 자신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고, 현장에서 부른 노래는 그대로 녹음돼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모든 청춘은 주인공이다'라는 말처럼 7명의 칼라바 멤버들모두 누구 하나 뒤처지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고, 자신의 아픔을 치유해나갔다.이는 비슷한 상처를 가진 시청자들도 함께 힐링할 수 있는 순간이었고, 배우들이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노래와 악기로 마음껏 쏟아내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것이었다.

정선우 역의 강하늘은 '몬스타'라는 드라마를 통해 이런 가능성과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정선우는 외모, 공부, 악기, 노래, 집안 등모든 조건에서완벽했지만, 드라마 내내 크게 웃는 모습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가라앉은 캐릭터였다. 강하늘의 말처럼 '사람'이라는 결핍을 가지고 있던 그는사실 무색무취의 매력을 가진 사람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했던 이 소년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건 바로 첫사랑이란 감정에 수줍어했던 '남자'의 모습이 묘하게 그 시절 자신을 연상케 했음이리라. 어떻게 틔워야 할지 몰랐던 꽃봉오리 같은 감정을 조심스레 숨겨 놓았던 정선우는 그래서 공감을 얻었고, 하나의 계기로 팝콘처럼 '펑' 하고 터진 뒤 과감하게 돌진하는그의 감정에는 나도 모르게 응원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순간, 강하늘이라는 배우의 존재감도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게 되었다. 사실, 뮤지컬 팬들은 이미 배우로서의 강하늘이 얼마나 괜찮고 멋있는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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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 름 : 강하늘

본 명 : 김하늘

생년월일 : 1990년 2월 21일

데 뷔 : 2006년 뮤지컬'천상시계'

- 뮤지컬

2006년 : '천상시계'

2007년 : '카르페디엠'

2009년 : '쓰릴 미', '스프링 어웨이크닝'

2010년 : '쓰릴 미'

2011년 : '왕세자 실종사건'

2012년 : '어쌔신', '블랙메리포핀스'

- 드라마

2007년 : 최강 울엄마(K),

2011년 : 산넘어 남촌에는(K), 심야병원(M)

2012년 : 아름다운 그대에게(S)

2013년 : 몬스타(Mnet), 투윅스(M), 왕관을 쓰려는자, 그무게를 견뎌라 - 상속자들(가제, S)

- 영 화

2010년 : '평양성',

2011년 : '너는 펫'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전부터 여기저기서 '어른스럽다', '과묵할 거야'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웃음)

제가 그렇게 재밌는 사람은 아니라서요. (웃음)

-말을 안 하면 어떡하지? 걱정했어요.

말을 안 하거나 그렇지는 않은데 재밌게 하지는 못해요.

-저는 솔직히 선우 같은 성격이라고 생각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선우라는 인물과 비슷한 부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하나 다른 점이라면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 저 때문에 분위기가 떨어진다거나 저 때문에 진지한 분위기로 흘러간다거나 하는 걸 싫어해요. 사람들 만날 때 분위기메이커까지는 아니지만, 저로 인해 분위기가 처지는 걸 안 좋아하기에 많이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런 성향이 짙어요. 개인적으로 혼자 있을 때는 선우라는 인물과 비슷한 것 같아요.

-디시는 아세요?

아, 그럼요. 저는 공연을 했는데요. 하하하.

-역시 연뮤갤(연극·뮤지컬 갤러리)! 마느리!! (웃음)

하하하. 솔직히 말하면 제가 '쓰릴 미'란 작품을 했을 때인데, 저는 후기 같은 걸 못 읽어요. 무서워서요. 제가 저를 봐도 만족 못 하는데 남이 볼 때 어떻겠어요. 그래서 후기에 대해 겁내는 부분이 있었는데 하루는 '쓰릴 미' 공연 끝나고 조연출님이 '평이 좋다, 디시인사이드에 들어가 봐라' 했어요. 들어갔는데 처음에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거예요. 하하하.

-자기들만의 용어가 있지요. (웃음)

처음에는 애를 먹었어요. 하하하. 요즘에는 후기를 조금 더 신경 안 쓰게 되었어요. 후기에 신경 쓰다 보면 제 주관이 없어진다는 느낌이 들어서 예전보다 더 억지로라도 후기를 보지 않으려는 부분들이 있어요. 제가 정말 안 좋다면 주변에서 말을 해주겠지요. '그렇게까지 안 좋다면 제가 노력할 테니, 조금씩이라도 나아질 테니 후기에 대해 너무 집착하지 말자' 그런 마음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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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느리라는 별명은 만족하세요?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별명이 마느리였어요. 저는 그게 당연했어요. 친구들은 아직도 저를 마느리라고 불러요.

-연뮤갤에 검색어 '강하늘' 쳤더니 안 나오더라고요. 왜 그런가 했더니 '마느리'로 불리더라고요.

제가 강하늘이 아니라 원래 본명이 김하늘이예요. 김하늘, 기마늘, 마늘이, 마느리… 이렇게 됐지요. 초등학교 때부터 마느리였어요. 당시 기억으로는 저희 담임선생님께서 지어주셨던 것 같아요. '김하늘? 마늘?' 이러시더라고요.

-혹시 '몬스타'에서도 마느리라고 불리는 거 아니에요? (웃음)

제가 강하늘이라는 이름을 쓰고부터는 마느리라는 별명과는 멀어졌죠. 자주 듣지 못하는 별명이 되었어요.

-'몬스타'에서 맡은 역이 정선우인데, 혹시 현장에서 따로 부르는 별명 같은 게 있었나요?

그런 이야기 되게 많이 들었어요. 예전에 한 번 제 이름이 '장선우'라고나갔던 적이 있었어요. 그것 때문에 별명이 장선우였던 적이 있었어요. 크게 별명이 있진 않았어요. 사실 선우라는 캐릭터가 별명을 부를 정도의 무게감 있는 캐릭터가 아니라 사람들이 캐릭터적으로서 많이 챙겨주셨던 것 같아요. 많이 이해해주시고요.

-솔직히 말하면 이 드라마는 방영 전 기대를 받는 작품은 아니었어요.

저도 그건 인정해요. 첫 방송 볼 때를 잊을 수가 없는 게, 저는 뮤직드라마라고 했을 때 '뭐지?' 했어요. 제가 해왔던 오디션이나 드라마 '드림하이' 같은 드라마를 말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었고, 최초의 뮤직드라마를 꿈꾼다고 하는데 이미 뮤직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많았잖아요? 그래서 '뭐가 다른 거지?' 하는 생각이었는데 첫 방송 보고 '이래서 뮤직드라마구나' 느꼈던 게 있었어요. 아직도 제가 기억에 남는 게, 첫 장면에 기타치면서 준형이와 연결되는 세이의 노래도 그렇고, '바람이 분다' 장면도 그렇고. 그런 부분에서 '어거스트 러쉬'나 '원스' 같은 느낌을 받았던 건 사실이었어요.

-극 중 선우가 악기를 굉장히 많이 다뤄서 힘들었을 것 같아요.

너~~무 힘들었어요. (웃음) 제가 자랑은 아니지만, 모든 악기 제가 다 직접 했어요. 기타는 원래 칠 줄 알았어요. 그래서 조금 마음 편하게 연주한 건 있었지만 첼로 같은 건 제가 태어나서 한 번도 연주해본 적이 없는 악기였어요. 제가 어울리지 않게완벽주의가 조금 있어요. 그래서 제가 저 자신을 고달프게 하는 사람이에요. 첼로연주, 솔직히 3주밖에 시간이 없었어요. 그 안에 첼로 연주를 하는 건 불가능이라고 첼로 선생님도 그랬고, 음악감독님도 그랬어요. 그런데 그 얘기를 계속 듣다 보니까 더 도전의식이 생기고 오기가 생기는 거예요. '3주 안에 해 보이겠다' 마음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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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CJ C & M

3주 동안 거짓말 안 하고 하루에 한 시간밖에 안 잤어요. 잠을 안 잤다기보다는 부담감에 자다가도 일어나 다시 첼로 잡고 연습하고, '이 정도면 됐겠지' 하고 잠들려고 하는데 이 정도로 안 될 것 같고.그렇게 더 하고 더 하고 했죠. 사실 첼로 연주 장면을촬영하는 날 제가 정말 기분이 좋았던 건, 그때 첼로 대역이 왔어요. 그런데 감독님께 '제가 직접 해보겠다'라고 했고, 감독님도 제 연주를 보시고서는 대역을 그냥 보냈어요. 제가 그냥 촬영했어요. 그게 1화였어요. 1화 때 감독님이 그 얘기를 해줬어요. '너한테는 뭐든 맡길 수 있겠다'고요. 그 말씀이 12화까지 가는 동안 힘들었던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제게 힘이 되었어요.

-감독님 인터뷰를 보니까 감독님께서 강하늘 씨를 되게 신뢰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정말 감사하죠. 저는 사실 신뢰를 얻고자 노력한 건 아니었고, 제가 저 자신에게 당당하고 싶었어요. 다른 사람 손을 빌려서 하는 건 쉬운 길인데, 그 길로 가면 편안함이 있고, 나쁠 건 없지만 어려운 길을 가려고 했어요.그래서 제게 몬스터가 소중한 것 같아요.

-드라마에서 5가지 악기(첼로, 기타, 베이스기타, 피아노, 더블베이스)를 연주했는데, 피아노는 원래 칠 줄 아는 것 같았어요.

뮤지컬을 하다 보니까 음계 정도는 칠 수 있었어요. 그런데 화려한 연주를 하는 건 불가능했지요. 아, 진짜 캐논 변주곡은 2주밖에 시간이 없었어요. 다행이라면 다행인 건, 중간에 아이로 변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 부분은 연습 안 하고저희가 연주하는 부분만 연습했어요. 천만다행이었지요. 아이들이 하는 부분은 연습 안 해도 된다는 게요. (웃음) 드라마 하는 동안저희 집 구조가 바뀌었어요. 원래 컴퓨터 의자가 있고, 그 옆에 조그마한 책상이 있는데 컴퓨터를 밀고, 건반을 하나 샀어요. 연습하려고. 건반을 놓고 몸을 살짝 틀면 기타가 있고, 또 몸을 틀면 베이스가 있고, 몸을 완전히 뒤로 틀면 첼로가 있어요. 몸을 돌면서 악기 연습하는 거예요. 저희 아버지께서 '무슨 집안이 딴따라가 된 것 같다'라고 하셨어요. 하하하.

-이제 하나 더 놔두는 거 아니에요? 드럼. (웃음)

하하하. 드럼은 진짜 안될 것 같아요. 팔다리가 따로 안 움직여서요. 배우고 싶은 욕심은 있었는데 이미 지금 해야 하는 것들로도 포화상태였어요. 모르는 분들은 못 느끼실 수 있는데, 저는 저를 알잖아요? 제가 하는 악기신을 보면 다 다크서클이 심해요. 정말 밤새우고 갔어요. 말로만 밤샌 게 아니라 정말 밤을 새우고 갔어요. 부담감에, 연습해야 한다는 마음 때문이에요. 기타는 촬영하러 가는 차 안에서도 연습할 정도였어요. 저한테는 정말 힘든 시간이었어요. 피곤하고. 그런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렇기에 제가 '몬스타'를 좀 더 각별하게 생각할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연습할 시간이 주어졌다는 걸 보니대본은 이미 다 나와 있는 상태였나 보네요.

그건 아니고요, '몬스타'가 반사전제작이었어요. 그리고 대본은 안 나왔어도 '이 대본에 이 음악이 나올 거다'라는 건 따로 회의를 거친 다음 결정된 사항이었어요. 작가님께서 그 음악을 어떻게 넣을지를 결정하는 단계가 있었고요. 그래서 노래가 나오면 그 노래를 연습하는 거죠. 그런데 그것도 어려운 게, 어떤 장면에 어떻게 쓰일지 모르니까 내가 이 노래를 어떤 감정으로, 어떤 표정으로 연주해야 하는지… 정말 순발력의 차이였어요. 그런 의미에서 힘든 부분이 많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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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게 연극과 뮤지컬은저를 재충전하고, 진화하고, 저를 다시 한 번 붙들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면 카메라 매체는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소비하는 시간이었어요. 그게 나쁜 의미가 아니라 제가 할 수 있는 부분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소비하는 거였어요. 드라마는 제가 아무리 연습을 한다고 해도 상황 여건이 안 맞으면 순발력으로 바꿔야 하기도 해요. 그래서 저는 카메라 앞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걸소비했어요. 드라마 촬영하는 내내 재밌었던 부분도 있었고, 힘들었던 부분도 있었어요.

-악기도 하고, 노래도 하는 분이니 음반 욕심이 생길 것 같아요.

그런 말 진짜 많이 들었어요. 솔직히 사람이 살면서 가수에 대한 꿈을 한 번쯤은 꿔볼 수 있는 거잖아요? 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데 단 한 번도 가수의 꿈을 꾼 적이 없어요. 저는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왜요? (웃음)

우리나라는 정말 노래 잘 하시는 분이 많아요. '슈퍼스타K'나 '보이스 오브 코리아'만 봐도 입 떡벌어지게 잘하시는 분들 많아요. 만약 제가 가수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다면 그건 저를 보게 되는 여러 시청자분들에게 민폐예요. (웃음) 진짜, 진지하게 고민해서 생각한 건데요, 이건 민폐다. 하하하.

뮤지컬에서의 노래는 노래가 아니잖아요. 가사가 아니고 대사란 말이에요. 내가 해야 하는 말이 있고, 그걸관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대사에 음을 붙인 거예요. 그런 의미로 생각하니까 저는 그걸 연기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어요. 가사가 내포하는 게분명 있지만 그건 정확한 가사고, 솔직한 보이스로 노래하는 분들도 굉장히 많지만 테크닉적으로 훌륭한 분들도 많듯 노래에 대한 프로페셔널한 점이 있기 때문에 저는 가수에 대한 꿈을 꿔본 적이 없어요. 제가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고요.

제가 뮤지컬을 하면서 노래에 관한제 장점을 꼽는다면, 연기와 조금 더잘 붙어 있다고는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요. 제가 연기를 잘한다 못한다,노래를 잘한다 못한다를 떠나서 제가 하는 연기와 그리 크지 않은 갭을 갖고 갈 수 있다는 믿음은 있어요. 그렇기에 노래를 잘한다고 표현하기는 그렇고요, 그냥 열심히 해요. 하하하. 열심히 하지만 노래를 잘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몬스타'에서 부른 노래 중 어떤 노래를 가장 좋아하시나요? (디시 이용자 '가을소녀♡')

'널 사랑하겠어'라는 노래요. 전 이미 고2 때부터 동물원의 '널 사랑하겠어'란 곡을 정말 좋아했어요. 어느 정도까지 좋아했느냐면 '몬스타' 만나기 전부터 이런 생각이 있었어요. 나중에 제가 결혼할 때 신부에게 제가 직접 축가로 불러주고 싶다고요. '정선우가 널 사랑하겠어를 부른다' 그게 대본에 나왔는데 정말 행복했어요. 연습하면서도 좋았고, 찍으면서도 좋았고, 찍은 걸 보면서도 좋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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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 이상 불렀던 곡 중에서는요? (디시 이용자 '마늘깡')

12화때 나온 '그것만이 내 세상'도 굉장히 좋았지만, 저는 잠깐 나왔던 '왼손잡이'라는 곡도 좋았어요. 신 나고 경쾌한 분위기가 좋았어요. 다 같이 모여 웃으면서 연습할 수 있는, 웃으면서 다시 한 번 맞춰볼 수 있는, 의기투합해 맞춰본 그 장면이 제가 스토리를 아는데도 보면서 미소가 지어지더라고요. 그 장면이 좋았어요.

-드라마 연주 장면에서 따온음원을그대로 방송으로 내 보낸 건가요?

네. 맞아요.

-그럼 다들 이 드라마 때문에 악기를 배우신 건가요?

그래서 촬영이 없는 날은 전부 합주실에 가서 연습했어요. 합주 없는 날은 촬영하고, 촬영 없는 날은 합주하고. 계속 그런 식으로 진행했어요. 저만 노력했던 게 아니라 모든 연기자분들이 노력 정말 많이 하셨어요. 이 작품을 위해서.

-누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던가요?

음… 다들 악기 연주할 줄 알았어요. 규선이 형도 드럼 어느 정도 칠 줄 아셨고, 의식이 형은 워낙 피아노 잘 치셨고. 준형이도 미디는 원래 가지고 놀던 장난감 같은 거니까요. 연수 씨도 기타는 드라마 들어가기 훨씬 전부터, 드라마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연습하고 있었고, 나나 씨도 베이스나 이런 악기들 많이 배운 상태였고요. 사실 다른 악기를 연습해야 하는 상황은 저밖에 없었어요. (웃음) 다른 악기를 연주한 캐릭터는 선우 밖에 없었죠.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지요. 부럽기도 했어요. 다른 분들이.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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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CJ C & M

-'왜 나한테 이렇게 많은 시련을 주나' 이런 건가요? (웃음)

원래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너무 힘드니까 다른 사람들 보고 '되게 편하겠다' 생각은 했지요. 하하하. 사실 다 어려운 거예요. 기타를 하고 있는 데도 '콘트라베이스를 어떻게 하더라?' 생각하고,콘트라베이스를 할 때도 '내가 베이스를 어떻게 하더라?' 계속 이런 생각이 드니까 그런 면에서 많이 힘들었던 건 있어요.

-선우는 드라마 속에서완벽한 남자임에도 세이를 뺏겨요. 그게 답답하지는 않았나요? 나 같았으면 안 뺏겼을 텐데. 이런 느낌이요.

윤설찬이란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당돌함과 솔직함이라는 매력이 정선우가 가지고 있는 차분의 매력보다는 더 크게 작용했을 수도 있죠. 사실 '저였으면 안 뺏겼다' 이런 말보다는 '저였으면 더 좋아해 줬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선우가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더 좋아해 줄 수 있었을 거라고요. 세이란 인물과 준형이, 제가 껴 있는 삼각관계라면 좋아하는 걸 더 많이 표현했을 것 같아요. 선우는 자신의 모든 걸 놓고 좋아하는 걸 표현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물론 좋아한다는 걸 표현 많이 했으나, 너무 선우스러웠죠. 선우스러운 걸 버릴 수 있을 정도의 좋아함을 표시했으면 세이가 선우를 택하지 않았을까요? (웃음)

-선우라는 캐릭터가 완벽해 이해가 안 가지 않았나요? 솔직히 빠지는 게 하나도 없잖아요.

빠지는 게 있었죠. 사람에 대한 결핍, 사람을 대하는 것에 대한 결핍이요. 저는 이 인물을 만들 때 그 결핍에서 시작했어요. 모든 게 완벽한 사람은 있을 수가 없잖아요? 이 사람의 부족한 점이 뭘까 먼저 고민을 했었어요. 거기서 얻어진 게 사람에 대한 결핍, 그리고 사람을 대할 때의 부족함이었어요. 제가 본 정선우란 캐릭터는 자신의 아픔에 워낙 대단하신 어머니, 아버지잖아요? 억압된 자신의 꿈을 향해 가고 싶은데 주변에서 시키는 건 이거고, '이렇게 가야 하나?' 끌려가는 삶 속에서 남들에게 자신을 향한 동정심을 얻고 싶지 않아 벽을 쳤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게 결핍이죠. 그 사람에게는. 남들과의 단절? 차갑게 보이고 냉혈한처럼 보일 수 있었지만, 그런 부분들이 선우에게서는 결핍이었던 것 같아요.

-본인은 고등학교 때 선우처럼 끌려가는 삶을 살았나요?

아닌 것 같아요. 선우와 완전 달랐어요. 우선 집이 그렇게 잘 살지도 않았고, 엄친아가 아니었고, 완벽한 사람도 아니었어요. 제가 원하는 연극, 뮤지컬에 항상 빠져 있었죠. 그때 제가 하는 모든 것은 연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고2 여름방학 때 나 홀로 무전여행도 가보고. 그런 식으로 많은 경험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중2 때부터 연극반을 했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들어가게 됐나요?

사실 큰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길 가다가 교회에서 연극을 한다기에 심심해서 한 거예요. 저는 어머니 아버지가 연극배우셨어요. 그래서 어머니, 아버지가 하시는 연극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몇 번 보러 갔던 기억은 있어요. 그러면서 연극에 대한 호기심은 있었겠죠. 호기심에서 갔는데 거기서 연극이란 걸 제대로 만나게 된 거죠. 사람과 사람과의 소통이나 으싸으싸 하는 것에서 많이 얻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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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전까지 소년 김하늘이 가졌던 꿈은 뭐였나요?

제가 연기, 연극과 뮤지컬에서 작업들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 확고한 마음가짐을 갖게 된 계기는 그 이전에 꿈이 없었어요. 처음 생긴 꿈이었고, 그래서 저는 이게 정말하고 싶었어요. 연기가 하고 싶었다는 건 아니에요. 사실 연기가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연극과 뮤지컬을 만드는 그 어떤 것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운이 좋게 연기를 하게 됐고, 그다음 단계로 재미도 있었고, 매력도 있었고요.

-요즘에 무대에서 안 보여요. 사각형으로 빨리 돌아오래요. (디시 이용자 'ㅇㅇ', 'ㅊㅁㅊㅁㄷ', 'ㅎㅎ', 'ㅁㅁ', 'ㅇ', '밍')

그렇죠. 하하하. 그런 말씀 진짜 많이 들어요. 주변 어디선가 했던 말이었는데 저는 지금 뭐든지 다 배워가는 단계잖아요? 제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가진 것도 많이 없고, 뭐든 배워가는 상황인데 제가 걷고 있는 걸음걸이가 있을 거 아니에요? 제 걸음걸이를 주변에서 너무 크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제가 드라마 -드라마 -드라마만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드라마, 연극, 뮤지컬, 연극, 드라마… 이렇게 걷고 있어요. 하지만, 그 보폭을 크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제가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연극과 뮤지컬은 고향이에요. 지금 집 나와서 고생하고 있는 거고, 고향으로 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고, 고향으로 가서 다시 한 번 제 머릿속을 환기시키고 좋은 에너지들로 저를 꽉꽉 채우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지금제가 걷고 있는 행보가 뮤지컬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닌데 드라마 다음에 계속 드라마를 하게 되니까 그런 말씀들을 많이 듣는 것 같아요.

-제가 봤을 때는 뮤지컬 팬들이 그간 상처를 받아서 그런 것 같아요. 어느 순간 뮤지컬에서 완전히 떠난 분도 있고, 드라마나 영화 출연을 위해 뮤지컬을 이용하신 분도 아예 없다고 말할 수 없고. 거기서 오는 상처가 '혹시 강하늘이라는 배우도 무대로 안 돌아오는 거 아닌가?' 걱정하는 게 아닌가싶어요.

그런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 그런 거는 아무리 백번 '저 뮤지컬 하고 싶어요' 말해도 소용없다는 거 알아요. 제가 행동으로 보여 드릴 수밖에 없는 문제인 것 같아요.

-누가 강하늘 씨를 위해 통장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하더라고요.하하하.

그게 참… 좋은…. (웃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연기를 제가 보여 드려야 될 텐데 걱정이네요.

-가치가 없으면 아직까지 기다리지 않죠.

진짜 감사할 따름이죠.

-'몬스타'에서 김산호 씨, 강의식 씨, 윤종훈 씨는 원래 무대에서 활약하시던 분들인데, 혹시 무대에서 같이 만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요? (디시 이용자 '마늘깡')

다 만나고 싶어요. 그냥 개인적인 말인데, 종훈이 형이나 의식이 형은 꼭 뮤지컬이 아니더라도, 저와 같이 못 만나도 상관없이 되게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되게 되게 되게. 동료로서의 동료애랄까요? 진짜 이건 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 의식이형에게도 말씀드렸거든요. 종훈이형과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이런 말 하는 건 건방질 수 있는데, 동생 입장에서 정말 잘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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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식(위)과 윤종훈 = 사진 CJ C & M

-그분 나이 듣고 깜짝 놀랐어요.

그죠?

-제일 어릴 줄 알았는데 제일 많더라고요. 하하하. 강하늘 씨는 나이에 비해 들어 보이시는 얼굴이라…. 이런 말 해도 되죠? (웃음)

그럼요. 저는 노안임을 인정합니다. 하하하. 스무 살 때부터 미용실 가거나 하면 '대학교 어디 나왔냐' 이런 이야기 들었어요. '다니냐' 가 아니라 '나왔냐' 이야기를 들었기에 그때부터 '난 노안이다' 인정하고 있었어요. 전 노안입니다. (웃음)

-그래도 드라마는 다 교복을 입었어요.

우와~ 그렇게 됐네요.

-다음 작품인 '상속자들'에서도교복 입고 나오는 걸로 알고 있어요.

네. 그런데 그 점에 우려를 표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학생 이미지로 굳어지는 건 아니냐, 그런데 학생 이미지로 굳어지거나 안 굳어지는 건 배우 역량인 것 같아요. 누구는 교복을 입었다고 해서 다음 작품이 또 교복이 될 수도 있지만, 누구는 아니거든요. 그건 연기자의 스펙트럼 차이고, 연기자가 표현할 수 있는 역량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잘못 걷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저는 제가 조금 더 영리해진다면, 제가 조금 더 현명하게 행동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은 들어요.

-'투윅스'도 출연해자폐아 연기를 한다고 들었어요.

네. 특별출연 같은 거라서 항상 나와 있는 역할이기보다는 나와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인물로 등장해요. 그래서 감독님, 작가님께서 그런 역할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기사에 벌써 '제2의 조승우' 이렇게 나오더라고요. 제2의 누구누구, 솔직히부담스럽죠?

조승우 선배님께 너무 죄송해요. '나는 나로서 존재하고 싶다' 이런 마음이 아니라 그냥 '제2의~'가 붙으면 그분들에게 죄송해요. 그분들께 먹칠하는 기분이에요. 사실 자폐아 연기에 있어서도 작위적이지 않게 연기하려고 노력하려고 해요. 너무 작위적으로 보이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하고 있어요.

-자폐증을 연기하는 게 뮤지컬 배우 강하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디시 이용자 '마늘깡')

음… 시청자분들은'투윅스'에서 나오는 저의 모습을 보기 위해 하루에 자기에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을 할애하는 거잖아요. 저는 무조건 잘할 거예요.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잘할 거예요. 소중한 시간을 할애해 저한테 투자하신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저는 무조건 잘해야 하고 잘할 거예요. 그 부분이 저한테 어떤 영향을 끼칠까를 본다면 제가 얼마나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나,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을 수 있구나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부정적인 역할을 끼칠 것이라는 생각은 아직은 안 해봤어요.

-박규선 씨가 강하늘 씨보고 예능감과 연기력을 다 갖췄다고 했는데 진짜 예능감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게 정말 궁금했어요. (웃음)

예능감… 잘 모르겠어요. (웃음) 저는 예능 나가면 아마 한마디도 못할 것 같아요. 겁나는 것도 있고. 그럼 그분들에게도 내가 나가서 손해고, 폐 끼치는 거니까 그러고 싶은 생각은 아직도 없는데, 제가 예능감을 갖췄을지는 잘은 모르지만 그렇게 말해줘서 규선이 형에게 감사하죠.

-요즘에는 배우가 되기 전에 스타가 되어야 하는데, 조금 힘들진 않나요?

스타가 어떤 의미인가요?

-예를 들면 연기로 알려지는 것보다 배우의 캐릭터나 연기 외의 점으로 유명해지는 것도 필요할 때가 있잖아요.물론 그건 가수, 배우 다 그렇지만요. 다른 인터뷰를 보니까 배우가 되기 위해 되게 갈망하시는 것 같아서 여쭤보는 거예요.

스트레스보다는 자신의 줏대 차이인 것 같아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뿌리라고 할까요? 자기의 잣대, 가치관이죠.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만약 내가 누구의 돈을 훔쳤는데, 훔친 행위만보면 나쁘지만 이 사람이 무슨 마음을 가지고 훔쳤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상대방에게해를 가하기 위해 훔쳤다면 나쁘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직전 정말절실한 마음에 그랬다면 그건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요. 그런 것처럼 모든 행동에는 그 의미가 중요해요.

누군가는 저에게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드라마만 하는 게 인지도 쌓아서 스타 되려는 거 아니냐고요. 그건 제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차이인 것 같아요. 제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행동에 차이를 보인다면 '나는 스타가 안 되고 배우가 될 거야' 이렇게 이야기 안 해도 보는 사람들이 느낄 거라고 생각해요. 제 개인적으로 그렇게 믿고 싶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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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는 배우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좋은 작품을 하는 좋은 연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는거창하게 스타와 배우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난 스타가 될 거야', '배우가 될 거야' 이건 너무 주관적이지 않아요? 개개인에게 물어봤을 때생각이 다 다르다는 거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스타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배우인가, 그건 주관적인 의미란 거죠. 저는 둘 사이에서 고민한다는 표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누군가는 제가 연기를 계속하는 걸 스타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배우로 볼 수 있어요. 그런 게 주관적인 차이인 거죠.

저는 개인적으로 인지도만을 쌓기 위해 작품을 하지 않아요. '야, 분량은 얼마나 되냐?' '너 얼마나 나오냐?' 저는 그 말들이 개인적으로 와 닿지 않아요. 저는 좋은 작품에 속해있는 게 중요한 거지, 그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해 어떤 비중을 갖는 게 중요하지 않아요. 이건 겸손을 떠나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는 건데, 내가 정말 좋은 영화, 예를 들어 제가 가장 좋아하는 '포레스트 검프'라는 영화에 등장하는자유를 외치는 한 사람,잠깐 나오는 역할을 했다고 가정해요.나는 그 작품에 속해있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기쁠 것 같아요. '어린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치기 어리다' 이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지금 저는 이 생각을 확고히 하고 싶어요. 계속 이 생각을 가지고 나간다면 어떤 누군가는 제가저의 길을 걸었다고 말해주겠지요.

-역시. 모든 기사에 '애늙은이'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던데, 맞는 것 같아요. (웃음)

아유~ 아니에요. 하하하.

-매우 좋습니다. (웃음) 혹시 그럼 자신이 한 부분이어서 행복했던 작품이 있었나요?

정말 좋았던 작품은 '왕세자 실종사건'. 저는 그 작품 하면서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정말 많이 힘들었는데, 연습할 때 그렇게 안 풀리던 모든 것들이 노력하면서 하나씩 풀려갔어요. 연출가님이 처음에는 저를 못 미더워하셨대요. 얼굴로 이름만 알리는 그런 애인줄 알고 별로 안 좋아하셨는데 하나씩 풀어가는 모습을 보고 제게믿음이 생겼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때 정말 감사했어요. 어떻게 보면 그 작품이 저에게는 터닝포인트예요. 구동이라는 역할을 했던 '왕세자 실종사건'이 저에게는 큰 터닝포인트였어요. 어떻게보면 침체라고 할까, 정체되어있던 것들에서 저를 다시 한 번 일으켜줬어요.

-어린 나이부터 뮤지컬을 한 걸로 들었어요. 보통 어린 나이에 시작을 하면 오해도 많이 받았을 것 같아요. 쟤는 이거 발판으로 삼아 뭔가 다른 걸 할거야. 이런 오해.

그런 오해도 있었고, 제가 19살 때 '스프링 어웨이크닝' 오디션에 붙었어요. 초연 때. 에른스트 역할이었어요. '쟤는 뭔데 19살에 오디션에 붙었지?', '뭐 있는 거 아냐?', '집이 잘 사는 거 아냐?' 그랬었죠. 그렇게 오해하셨던 분들이 제가 걸어가는 행보를 보시고는그런 생각들이 많이없어졌다고 말씀하셨어요. 개인적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귀여워하실 것 같아요.

형들이랑 친하죠. (웃음)

-어느 분과 제일 친하세요?

친한 형들 진짜많죠.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건 지금 두 분 정도 생각나요. 아니, 세분 정도. 아니, 네 분 정도. (웃음) 제게 뜻깊은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해줬던 분은 '쓰릴 미' 할 때 필석이 형. 강필석 배우님이 저와 집 방향이 같아 항상 차를 같이 타고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그때 정말 배운 게 많아서 차에서 다 주워듣고, 잊지 않으려 굳은 표정으로 듣다가 '형님 고맙습니다' 하고 후다닥 내려서집에 가 노트에 바로 적었어요. 형이 말했던 거 노트에 다 적어놓고 그대로 실행하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어요.

-아직도 있어요?

그럼요. 제가 따로 연기 노트가 있거든요. '이런 거 하면 좋겠다' 한 연기 노트가 있는데 거기 다 적혀 있죠. '필석이형의 말씀' 이렇게. (웃음)

-적어놓은 것 중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말은 뭔가요?

'쇼잉(Showing) 금지'요. 대본 앞에 써놔요. 표현하지 말라는 거죠. 네가 표현하지 않아도 네가 느끼는 걸 관객들도 느낄 수 있다. 억지로 '나 지금 당황했어'를 표현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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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하라는 거네요.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관객들은 안다는 거예요. 어느 대본을 받던 앞에 크게 써놔요. '쇼잉 금지'.

-연극이나 뮤지컬 할 때 캐릭터 분석하는 방법을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사용하나요? (디시 이용자 'ㅇㅇ')

네. 이미 많이 소문 퍼졌는데, (웃음) 저는 그림으로 해요. 그림과 음악. 노래가 아니라 음악. 연주곡이나 이런 곡들. 노래를 듣다 보면 캐릭터가 떠오르는 음악, 연주곡이 있어요. 그걸 캐치해 놓고 그 곡들을 계속 들으며 그림을 찾아요. 추상화도 될 수 있고, 풍경화도 될 수 있고, 그 인물을 표현할 수 있는 그림들이 계속 보다보면 하나씩 눈에 보여요. 그 두 가지를 가지고 캐릭터 분석이라기보다는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죠. 그러면 조금 더 쉬운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요.

-'왕세자 실종사건'은 어떤 노래였어요?

그때는 해금소리요. 되게 유명한 노래인데 정수년 님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들'이라는 곡이 있어요. 시간 되시면 꼭 들어보세요. 그 곡은 아마 들어보면 '아 얘가 왜 이 노래를 들었구나' 알게 될 거예요. 그리고 그림은 수묵화로 그려진 강아지. 강아지가 구동이를 표현하는데 가장 좋은 동물이었어요. 그 그림을 항상 보고, 노래를 들으며 다녔죠.

-원래 예술적 감성이 뛰어나신가 봐요.

아니에요. 뛰어나지 않아요. (웃음) 저는 예술적 감성이라기보다는 4차원적인 기질이 조금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요.

-밝은데 반듯한 느낌이 많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웃음)

-'쓰릴 미'를 또 한 번 하실 생각은 없으세요? (디시 이용자 'ㅎㅎ', 'ㅇㅇ')

전 진짜 하고 싶어요. 그런데 왜 그 작품을 망설이게 되느냐…. 그 작품을 표현적으로 봤을 때 남자 둘이서 키스하고 그런 것들은 저는 전혀 거부감이 없어요. 제 이미지를 생각해서 역을 망설이는 게 아니에요. 제가 망설여지는 건 제가 '쓰릴 미'에서 네이슨을 맡았을 때 저는 정말 고민에, 또 고민에,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만들어 냈어요. 지금 그 역을 했을 때 그것보다 나아야 할 텐데 그것과 똑같이 정체돼 있으면 제가 저를 못 견딜 것 같아요. 제가 겁이 나요. 그거 딱 하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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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릴 미. 2009~2010

제가 했던 걸 다시 하게 된다면 더 잘해야 하는 게 맞아요. 더 잘한다기보다는 또 다른 표현 방법이나 제 표현방법의 한계치를 넘는 무언가를 끌어내야지 관객들에게 예의고 제게도 예의예요. 그런데 저번과 똑같아지면 제가 저를 볼 낯이 없고, 용기가 없는 거예요. '내가 그때 이후로 하나도 자라지 않았구나, 그때 이후로 하나도 성장하지 못했구나' 이런 것에 갇히게 되면 정말 힘들 것 같아요.

-그럼 다른 작품도 재연 이상은 안 하실 건가요? (디시 이용자 '무대에서만나')

사실 재연에서 그런 걱정이 많이 돼요. '블랙메리포핀스'나 '왕세자 실종사건'도요. 저한테 용기가 없다는 게 맞아요. 핑계가 아닌 정말 솔직한 마음이지만, 조금만 핑계를 보태자면 정말 그런 마음이에요. 제가 그전과 비교했을 때 하나도 성장하지 않았으면 어떡하지? 그 모습을 나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

-그럼 헤드윅은 언제쯤 하실 건가요? (디시 이용자 'ㅇㅇ')

한창 멀었어요. 하하하. 지금 (손)승원이가 하고 있지만, 저는 헤드윅 공연을 안 볼 거라서, 그 작품을 제가 멀리하기 때문에… (강하늘은 헤드윅 주연이 꿈으로, 다른 연기자들의 헤드윅을 보면 그들의 연기를 따라할까봐 작품을 보지 않고 있다) 보게 될지 안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승원이가 분명 잘하고 있을 거라 믿어요.승원이는 승원이고, 저는 아직 어려요.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너무 얕아요. 헤드윅이 가져야 하는 눈빛이나 모든 것들이 너무 없고 부족하기에 헤드윅을 하기에는 제가 아직 어린 것 같아요.

-그럼 '헤드윅'을 한 다음에는 다른 분들이 하는 헤드윅을 볼 수 있을 텐데, 어느 분의 헤드윅을먼저 보고 싶으세요?

아~ 솔직히 말하면 존 카메론 미첼(헤드윅 시나리오 작가이자 초연자)이 다시 한 번 내한해줬으면 해요.

-아, 그건 어려울 것 같은데요. 하하하.

그렇다면 정말 옛날부터 해오셨던 조승우 선배님이나 송용진 선배님, 오만석 선배님의 헤드윅을 먼저 보고 싶죠. 아무래도.

-가장 처음 연기한 작품 기억나요?

그럼요. 중학교 교회에서 했던 '우동 한 그릇'이란 연극이었어요. 그 작품은 제가 연기한 작품은 아니었어요. 소품팀이었거든요.왜 기억나느냐면, 그 작품이 없었다면 저는 아직도 연기할 생각이 없었을 거예요. 그 작품을 통해서 많은 관객을 본 것도 아니고, 교회 관객분들이 다였지만, 스태프들까지 무대 위로 다 불러서 인사를 했는데 제가 거기서 펑펑 울었어요. 연기한 게 아니고 소품을 만들었는데도요. 저는 아직도 그 감정을 모르겠어요. 속상한 것도 아니고, 시원한 것도 아니고 그냥 그 위에서 서서 인사하는데 진짜 눈물이 너무 많이 났어요. 그냥 펑펑 흘렀는데 그 이후에 제가 연극을 계속 찾게 된 건 그 감정이 되게 그리웠어요. 누군가가 '연극 왜 하니?' 물으면 '커튼콜 때 울고 싶어서 한다'고 했어요. 그만큼 제가 절실하게 임했다는 뜻일 것 같거든요. 그 감정이 되게 그리울 때가 있어요.

-혹시 출연했던 무대 작품 중커튼콜 때 울었나요?

아니죠. 그래서 아직 멀었다는 거예요. 중학교 때만큼절실하게 임하지 못했다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강하늘 씨가 해왔던 역을 보면 조금씩 비슷비슷해요. 어둡고, 차분하고. 밝은 역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하세요? (디시 이용자 'ㅋㅋ')

저는 제가 하고 싶은 배역 이런 거를 따지는 게 아니라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것뿐이에요. 남들에게 이런 걸 알려줄 수 있고, 이런 걸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그런 것들이 명확한 작품들. 그렇게 좋은 작품을 찾다 보니 어두운 작품들을 하게 되었어요. 그렇지 않은 작품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어요. 아까 말씀하셨듯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제가 인지도가 떨어지기에 원하는 작품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아직 없어요. 그래서 연극이나 뮤지컬에서는 더더욱 제가 원하는 작품을 하고 싶어 해요.

제가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건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연극, 뮤지컬 필모그라피는 망신스럽지 않다고 생각해요. 진짜 하나하나 다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애썼던 작품들이고요. 좋은 작품인데 밝은 작품이다? 상관 없어요. 사람들에게 느껴지는 게 밝은 뜻이고, 정말 좋게 표현될 수 있는 작품이라면 저는 선뜻 할 수 있죠. 제가 지금까지 만났던 작품이 어쩌다보니 어둡고 우울한 작품인 거지, 어둡고 우울한 작품만 찾아가지 않았어요.

-생각이 많은 성격인가봐요.

네. 그건 맞아요. 개인적으로 그런 극을 만났을 때조금 더 흥미를 느끼는 건 있어요.

-팬들이 드라마 필모그라피와 연극 필모그라피가 차이 나는 점을 걱정하세요. '고등학생 역만 맡는다' 이 말이 거기서 나오는 거죠. 성인 역도 했으면 좋겠는데. (웃음)

그렇게 볼 수 있죠.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그건 연기자의 역량인 거거든요. 저는 '몬스타' 하면서 가장 기분 좋았던 말이 '너는 성인이 교복 입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이었어요. 연기하는 걸보면 성인인 것 같은데 옷은 교복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전 그게 굉장히 좋았어요. 제가 뜻한 대로 봐주시는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작가님과 감독님께서는 고등학생답게 해달라고 주문하셨어요. 사실앞에서는 '네'라고 했지만, 저는 이게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했어요. 고등학생다운 것보다는 조금 더 성인에 가깝게 연기하자, 그래야 나중에라도 교복을 입지 않았을 때관객들이 이질감이 없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연기했죠.

-이건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하는 이야기인데, '몬스타' 마지막 장면에 나나가 준 재킷을 입으면서 '잘 어울린다'라고 말했어요.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 하하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랑 작가님이랑 감독님, 몇몇 분들은 진짜 어울린다고 했는데 많은 분이 안 어울린다고 하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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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뱀 가죽 같은 느낌. (웃음)

감독님께서 컨펌을 하시잖아요. 여러 옷이 있었는데 그 옷이 제게 어울린다고 하셨고, 작가님도 좋다고 하셨고, 제가 그 옷을 입었는데 '나쁘지 않네' 생각했어요. 그래서'좋은데요' 했는데 요즘에 그 옷 안 어울린다고 이야기 엄청 들어요. 하하하.

-'몬스타'가 12부작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이 캐릭터들의 숨겨졌던 비밀이 다 캐릭터들이 고백하는 대사로 풀어졌더라고요.

아마 작가님도, 감독님도 아쉬운 부분이셨을 것 같아요.

-좀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없었나요?

당연히 있죠. 저는 12부작이 너무 아쉬었어요. 저는 16부작, 20부작, 24부작까지 가도 불평 한마디 없이 가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감독님께 '연장하면 안 되나요?' 말씀도 드렸어요. 저는 작가님과 감독님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게 그 부족한 화 안에서 짜임새 있게 이야기를 잘 풀으셨다고생각하거든요. '몬스타'라는 작품을요. 물론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 하면 헛점이 있을 수도 있죠. 보시는 분들이 캐낸다면 캐내실 수 있을 텐데, 저는 그 안에서 다 같이 노력으로 일궈낸 것에 있어서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작가님도 그렇고 감독님도 그렇고요.

-'몬스타'와 '상속자들'에서 배역이 비슷한 것 같아요. (디시 이용자 'ㅇ')

그래서 차이를 두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상속자들에서 '효신'이란 역할을 맡았는데요, 그 친구도 검찰총장의 아들이고, 명예를 상속받은 자고, 그러다 보니 무뚝뚝할 수도 있는데 선우라는 캐릭터와 조금 차이를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선우보다는 조금 더 부드러운 캐릭터로 가보자 감독님께 말씀드렸고, 작가님도 그렇게 말씀해 주셨어요.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사람 강하늘이 하는 것이기에180도 다른 차이가 보이지는 않을 거예요.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은 보일 수 있을 거고. 그러나 정말 조금 더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고, 그러기 위해서 하나하나 연습해 가는 과정이에요. 저도 궁금해요. 어떻게 나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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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이 해외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는데 부담스럽진 않나요?

그런 걸 느끼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해야 하는 것만, 제 앞에 있는 것만 보기로 했어요.

-저는 방영 6개월 전부터 엄청나게 기사가 쏟아지는 작품은 처음 본 것 같아요. 그래서 팬들도 기대하는 게 '이거 제대로 뜨는 거 아냐? 뮤지컬도 못할 정도로 스타 되는 거 아냐?' 이러더라고요. 팬들은 그걸 원하기도 하니까요.

이민호씨와 박신혜 씨와 김우빈 씨와 요즘 뜨고 있는 박형식 씨와 씨엔블루 강민혁 씨. 그런 분들 사이에서 제가 어떻게 비중이 클수 있겠어요. 저는 그렇게 많지 않아요.

-아닌 것 같은데요? 하하하.

그다지 많지는 않아서… (웃음) 물론 어깨가 무거울 순 있지만 그렇게 빠지게 되면 끝도 없지요. 내 앞에 있는 것만 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한 것 같아요.

-또래 분들과 연기를 많이 하셔서 편하기는 하시겠어요.

네. 우빈 씨가 저와 가장 친한 친구의 친구분이라서 친구가 되었어요. (웃음) 사실 준형이도 제일 친한 친구의 친구라서 친구가 됐거든요. 되게 재밌을 것 같아요. 이 작품도요. 기대가 많이 돼요.

-은근히 인맥이 넓으신 것 같아요.

학교 때문에 그렇겠죠. 아무래도. 대학교가 중앙대이니까요.

-동기 중에 친한 분을 알려주신다면요? (디시 이용자 'ㅎ')

신혜랑 진짜 친해요. 그래서 촬영 현장에서 만날 때 되게 재밌어요. 신혜와는 학교 1학년 때, 대학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야, 우리 진짜 다음에 커서 현장에서 만나면 재밌겠다' 했는데 만나게 되어서 되게 신기했죠. 그리고 유명한 친구 중 (고)아라도 친하고, 친한 형님 중에서는 덕환 형님. 유명한 분들 되게 많죠.

-김수현 씨도 동기인가요?

아뇨. 수현 씨는 저보다 한기수 후배예요. 그런데 나이는 저보다 두 살이 많죠. 형님이죠.

-요즘 비의 계절인데 요즘도 비 맞고 다니나요? (디시 이용자 'ㅋㅋ')

어우, 그럼요.

-왜 비 맞고 다녀요? 유명하던데요. (웃음)

유명하죠. 하하하. 시원해요. 남들 보는 눈 때문에 우산 쓰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제가 비 맞는 게 좋아요. 개운해지고요. 그래서 남들의 이목을 신경 써서 우산 쓰는 거는 하고 싶지 않아요.

-감기 걸리잖아요.

한 번도 걸려본 적이 없어요. 비 맞고 걸려본 적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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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 좋으신가 봐요.

그런가요? (웃음) 그런 거 잘 모르겠어요. 저는 개운해서 기분이 좋던데.

-혹시 차 타고 가다 비 오면 내려서 걷는 거 아니에요?

차 타고 가다는 아닌데 집에 있을 때 비 오면 나가요. 슬리퍼만 질질 끌고 나가서 비 맞고 와요.

-어머니가 '쟤 왜 저러나' 그러실 것 같아요.

옛날엔 그러셨는데 지금은 그러려니 하세요. '비 구경하고 올게~' 그러면 '어~'

-예전부터 비를 좋아하면 성격이 우울하다는 속설이 있는데 맞는 것 같아요?

맞는 것 같아요. 우울하다기보다는요, 비를 보고 있자면 생각에 잠기는 상태가 되는 것 같아요. 또 저는 가만히 있는데 비가 움직이잖아요. 그걸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도 하고, 생각 정리도 하고. 그렇게 하는 모습을 다른 사람이 보면 우울해 보이겠죠. 그런데 저는 저 개인적으로 제가 우울하다는 생각은 안 해요. 생각 정리하는 시간이 되게 좋아요.

-트위터에 '유명해지기보다는 유능해지고 싶다'라고 쓰여있더라고요. (디시 이용자 'ff')

제 좌우명이에요. 대학교 들어오기 직전부터인 것 같아요. 대학 들어오기 전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주변에서 대학 들어가면 대학이 끝인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서울대 들어가면 끝이야, 나 서울대 들어갔어. 이렇게. 사실 그때부터 다시 시작인데. '나 중앙대 들어왔어' 하고 끝나는 친구들을 너무 많이 봤어요. 그런 걸 보면서 '저러면 안 되는데'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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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능력이 있어야지 유명해진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닌 것 같아요. 아까 말씀하신 것과 일맥상통하는 게 있는데, 유명해야지 좋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친다고 해도유명해지기만을 위하는 거는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봐요. 유능해지면 사람들이 알아봐 주는 거지, 내가 유명해지기 위해서 몸부림쳐서 유명해지면 그게 돌아오는 게 기쁠까요?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어요.

-유능해진다는 거는 끝이 없잖아요. 끝이 없으면 지치기 마련이죠.

그렇죠.

-그럼 슬럼프도 오고요.

그렇겠죠. 제가 '몬스타'를 하면서 첼로 연주를 위해3주를 연습했어요. 솔직히 겸손해야 하지만, 진짜 노력했어요. 3주 동안 정말 많은 노력을 했는데 그렇게 하면서 느낀 건 '내가 아직도 노력할 힘이 남아 있는 사람이구나'였어요. '내가 노력할만한 힘이 충분히 남아 있구나, 그 힘으로서 또 이뤄낼 수 있구나'였어요. 제 인생을 봤을 때 저는 10년, 20년, 30년이 지나도 노력할 수 있는 힘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슬럼프도 오겠죠. 유능해지기 위해서 항상 노력하겠죠. 그러면 사람이 지치기도 하고. 그렇지만 노력하는 힘을 안 잃어버렸으면 좋겠어요. 항상 부족한 걸 제가 인식하고, 부족함을 채우려고 노력하고요.사람이 나이가 들고, 자리에 오래 있고, 인지도도 쌓이다보면 자신에게 관대해지기 마련이잖아요. 쉬운 길로만 가려고 하고, 점점 어려워지면 쉬워지려고 하고. 그런데 쉬운 길로 가게 되면 언젠가 낭떠러지를 만나게 되지만, 어려운 길로 가면 언젠가는 목표로 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조금씩 어렵게 가고 살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누가 '노력형 완벽주의'라고 강하늘 씨를 표현했는데, '이건 정말 해도 안 되더라' 하는 건 있었나요? (디시 이용자 '마늘깡')

되게 많아요. 작품을 할 때마다 항상 한계에 부딪혔어요. 뛰어넘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안 되는 부분도 있었고요. 그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형님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따로 노력도 했어요. 제가 그런 걸 느낀 건 항상 연기였던 것 같아요. 어떻게든 그 벽을 뛰어넘으려고 노력했지만 못 넘었던 경우도 있었던 것 같아요. 모든 연기가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이건 해도 안 된다' 느꼈던 건 연기 쪽인 것 같아요. 다른 것보다는요.

-책 읽는 게 취미라고 들었어요.

좀 재수 없어 보일 수도 있는데… 하하하.

-왜요. (웃음) 어떤 책 읽나요? (디시 이용자 '마늘깡')

저는 개인적으로 수필과 자기계발서를 잘 안 읽는 편이에요. 정말 좋은 수필과 자기계발서가 많은데, 저는 그 책들을 읽다 보면 나한테 자꾸 강요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나 이렇게 살았으니 너 이렇게 살아. 이렇게 사는 게 좋은 거야. 이렇게 살면 실패해. 이 길로 가지 마' 자꾸 강요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여행기와 소설을 많이 읽어요. 소설은 3인칭 입장에서 쓴 것도 있고, 1인칭 입장에서 쓴 것도 있잖아요? 소설을 읽다 보면 연기에 도움되는 부분이 참 많아요.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같은 작품을 읽고 있자면 상황묘사, 인간 심리에 대한 묘사 이런 것들을 연기에 써먹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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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 중 꼭 연기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요?

생각해 본 건데요,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요. 영화로도 있는데, 그거 연극으로 하면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우와, 저는 그 책 너무 어려워서 책장이 잘 안 넘어가 지더라고요.

저도 어려웠어요. 되게 안 넘어가서 진짜 어렵게 끝까지 읽고 다시 한 번 읽었어요. 그런데 두꺼운 책이다 보니까 더 욕심나는 거예요. 읽을 거야, 읽을 거야. (웃음)

-영화로 치면 크리스찬 슬레이터가 맡았던 역할인가요?

그렇죠. 그런데 꼭 그 역할이 아니더라도 수도원에 있었던 사람 중 한 분이 있어요. 제가 그 역할이 정말 하고 싶었는데 역할 이름이 잘 기억 안 나요. 하여튼 수도원에 있었던 사람 중 한 분을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릴 적에. 나이가 들면 꼭 해 봐야지~.

-이제는 '안녕하세요. 배우 강하늘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할 수 있나요?

말도 안 돼요. (웃음) 왜냐고 물어보는 사람들 진짜 많아요. '배우가 뭔데?' 물어보는 사람들도 되게 많고. 제게 배우는 직업이 아니라 존재예요. 무언가를 창조해내고 숨결을 불어넣는 존재들인데, 아직 저는 불가능한 게 많아요. 부족한 게 정말 많아요. 혹자는 그렇게 말해요. '네가 돈을 받고 연기하는데, 사람들이 시간을 할애해 너를 보러 오는데 네가 네입으로 배우라고 말 안하면 뭐가 되느냐'라고요. 그런데 이건 제 마음가짐이고요,제게 배우라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에요. 저는 그 계단을 하나씩 올라가는 중이기에 언젠가 그럴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겠지만, 그건 제 꿈이에요. 그건 꿈을 가진 사람에게 꿈을 이뤘냐고 물어보는 것과 똑같은 것 같아요.

-그럼 뭐라고 자신을 소개하세요?

그냥 강하늘이라고요. 오늘 '몬스타' DVD 코멘터리 따는 데도 '안녕하세요. 강하늘입니다' 그랬어요. (웃음)

-매우 스트릭트 하시군요. (웃음)

그렇죠? 그런데 사실 저 이런 사람은 아니거든요. 너무 단단해서 부러지기 쉬운 사람은 아니에요. 물렁물렁하기도 하고 휘어지기도 하는 사람인데 인터뷰 시간 안에서 저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다 보니까 조금 단단하게 되는 것 같긴 해요. (웃음)

-바쁘신데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동영상 인사말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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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밝힌 '애늙은이'라는 별명 때문에 차분하고 진지한 선우와 강하늘이 많이 닮았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처음 본인을 보자마자 정말 '까르르' 웃으며 인사를 하는 그의 모습과 명랑한 목소리로 '몬스타'에 등장한 '바람이 분다' 노래 장면을 이야기하는 걸 보니 '선우'가 도대체 강하늘의 어디에서 탄생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말 안 하면 어떡하지? 걱정했다'라는 질문을 하게 된 건 내 예상을 벗어난 그의 밝은 모습이 고마웠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단단했다. 질문하는 본인이 철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상하지 못했던 진지한 대답과 되물음에 적잖이 당황하기도 했지만, 얕은 바람에도 이리저리 갈피를 잡지 못하는 어린 대학생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확신, 책임감이 뚜렷한 연기자 강하늘을 본 것은 기쁨이고 뿌듯함이었다.그리고 아마 이 뿌듯함은 그가 앞으로 대중들에게 선보일 작품을 지켜보면서 매번 느낄 수 있게 될 것 같다.

사진 = 박유진 기자(zinpark@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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