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이 미나, 인간미 넘치는 아름다운 그녀

2012년 겨울 방송된 SBS '드라마의 제왕'. 한국 드라마 제작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이 드라마에 첫 등장만으로 인터넷을 들썩이게 한 배우가 있었다.앤서니 김(김명민)이 제작하는 드라마 '경성의 아침'의 재일교포 투자자 와타나베 회장의부인 '아끼꼬'가 그 주인공이었다.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단정하게 등장한 이 여성은 묘한 신비감을 불러일으는 예쁜 외모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했고, 이는 실시간 검색어 1위라는 결과를 낳았다.

그렇게 화제의 주인공이 된 이 여성은 다음 회에서는 능숙한 한국어 실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두 번 놀라게 했고, 그렇게 일본 여배우 '후지이 미나'는 한국 대중들에게 부드럽게 녹아들었다. 언론은 그에게 '제2의 유민'이라는 별명을 붙여줬고, 후지이 미나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애교 넘치는 행동과 말투로 대중의 관심을 자신을 향한 호감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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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 름 : 후지이 미나(藤井美菜)

생년월일 : 1988년 7월 15일

데 뷔 : 2006년 영화 '심슨즈'

- 영 화

2006년 : 심슨즈

2007년 : 미래예상도~아이시테루의 사인

2008년 : 비의 날개, 개와 나의 10가지 약속

2009년 : 장발대괴수 게하라

2010년 : 모든 것은 바다가 된다, 인간의 사막 '할머니가 죽었다', 공포, 무사의 가계부

2013년 : 리틀 마에스트라, 인랑 게임

2014년 : 몬스터(가제)

- 드라마

2007년 : 브로콜리(후지TV)

2008년 : 사슴남자(후지TV), 블러디 먼데이 시즌1(TBS)

2010년 : 숙명 1969-2010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도쿄-(아사히방송), 블러디 먼데이 시즌2(TBS)

2011년 : 아름다운 이웃(칸사이TV)

2012년 : 헝그리!(칸사이TV), 사랑하는 메종.~Rainbow Rose~(TV도쿄), 판다양과 고슴도치(채널A), 드라마의 제왕(SBS), 또 한 번의 웨딩(KBS)

- 예 능

2013년 : 우리 결혼했어요 세계판(MBC every1)

-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 모르실 것 같긴 하지만, 여쭤볼게요. 디시는 혹시 아세요?

아, 잘 몰랐어요. (웃음)

- 혹시 저희와 인터뷰를 한다고 해서 디시에 대해 알아보신 건 있나요?

아,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갤러리에서 질문을 받는다는 글을 봤어요.

- 그럼 우결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네요. (웃음) 우결 세계판에 어떻게 출연하게 되셨나요? (디시 이용자 'zzainal')

먼저 홍기 씨가 캐스팅된 상태였고요, 그 후에 제가 캐스팅되었어요. 제가 예전 MBC 다른 프로그램 오디션을 봤었는데 그 프로그램에 섭외되지는 않았어요. 그때 저를 보셨던 분께서 '아, 한국말 할 수 있는 일본 여자가 있구나' 해서 (우결 쪽에) 말씀해주셔서 캐스팅되었다고 들었어요.

- 홍기 씨와 잘 어울린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두 분이 정말 사귀었으면 좋겠다고 하신 분도 계셨어요. (디시 이용자 '이승기')

그렇게 말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저도 방송은 다 끝났지만, 진짜 소중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우결 생각을 하면옛날 연애를 떠올리는 느낌이에요. 예전의 소중한 추억을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서 정말 소중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그렇게 말해주시는 거 기분이 좋아요. 그리고 FT 아일랜드가 일본 쪽에서도 정말 인기가 많아요. 정말 대단한 스타분들과 같이 찍은 것 같아 처음에는 부담감도 느꼈는데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일본과 중국, 한국 쪽에 많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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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BC

- 너무 감정이입을 해 예를 들어 홍기 씨가 '마지막 키스는 6개월 전'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나도 모르게 질투 같은 감정이 느껴졌나요?

그건 있었죠. 그때는 진짜… 제가 원래 질투를 많이 표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약간 질투도 했어요. 표현은 안 했지만 약간 삐쳤지요. (웃음)

- 그럼 홍기 씨가 카메라 꺼지고 달래주고 그랬나요?

카메라 있을 때도 없을 때도 자연스럽게 똑같이 해주셨어요.

- 방송 출연 후 따로 만나신 적은 있나요? (디시 이용자 '홍미나')

연락은 가끔 해요. 한 번 FT 아일랜드 공연에 초대해주셔서 한국에서 봤어요.

- 혹시 촬영하면서 나도 모르게 감동했던 순간이 있었나요?

역시 프러포즈였죠. 사실 촬영하는 그날제가 일본에서 한국에 왔어요. 새벽 4시에 일어나 공항까지 이동하고, 비행기 타고, 한국 도착해 공항에서 곧바로 현장 가고, 거기서 메이크업하고. 정말 피곤했어요. 그렇지 않아도 웨딩촬영은 힘든 거잖아요. 웨딩촬영하고, 그걸 또 다른 카메라로 찍고, 그렇게 힘들었는데 프러포즈로 힘들었던 게 다 없어진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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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결 속써프라이즈는 정말 서프라이즈로 해요. 정말 몰랐어요. 그 장면 전에 혼자 웨딩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저는 정말 저 혼자 찍는 것인 줄 알았어요. 그때 메이킹 카메라만 있어서 '우결 메이킹 찍는구나' 생각하고 편안하게 했어요. 이동할 때도메이킹 카메라여서 신경 안 쓰고 자연스럽게 홍기 씨 있는 곳에 갔죠. 그런데 문을 열고 보니 많은 초가 있고, 정말 예쁘고 그래서 감동했어요.

- 신발로 하트길 만든 건 섭섭하지 않았어요? (웃음)

하하하. 재밌었어요. 신발 안에 반지가 있었는데, 손을 넣어야 하잖아요? 그 상황이 재밌었어요. 그런데 마음이니까요. 그리고 홍기 씨가 신발 진짜 좋아하시니까 '홍기씨스럽다' 생각했어요.

- 다 새 신발은 아니죠? 신었던 거 맞죠? (웃음)

저도 '발냄새 안 나요?' 그때 이렇게 말했는데 새것이라고 하시더라고요.

- 좋든 나쁘든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오키나와 신혼여행은 4박 5일이었는데, 그동안 스태프분들과 홍짱과 계속 있으니까 정말 친해졌던 것 같아요. 사실 우결 찍기 전, 진짜 연애를 해도 남자친구 혹은 좋아하는 사람과 싸운 적이 없었어요. 좋아하니까 화나는 순간에 그걸 표현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남자와 헤어지고 나서 후회한 적도 있었어요. 불만이 있었는데 제가표현을 안 했으니 상대방도몰랐고, 그것때문에 사이가 안 좋아졌던 게 아닌가 생각했던 적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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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결은 가상이지만 사이도 좋아지고, 정도 들고 그러니까 섭섭한 마음을 표현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때는 스스로 운전하는 보트를 탔었어요. 저는 정말 좋았는데 홍짱은 뭐가 재밌는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저는같이 있는 게 즐거웠거든요. 그래서 '말만이라도 재미있다고 해주면 좋을텐데' 이렇게 생각했던 걸 말로 표현한 게 인상에 남았어요. 미워서 그러는 게 아니라 좋으니까 그렇게 말해 주는 걸 원하는 거잖아요? 지금 생각하면 미안했지만, 다 해결된 거라 좋았어요.

- 만약 세계판이 아닌 토요일 5시에 하는 우결에 미나 씨가 캐스팅됐는데 파트너가 이홍기 씨가 아니에요. 그래도 하실 건가요?

지금이요? 지금은 아닌 것 같아요. 아직 감정이 남아 있는 것 같아서요. 한 몇 년 후라면 괜찮을 것 같아요. (웃음) 사실 제가 일본에서도 계속 우결을 보고 있었어요. 그래서 캐스팅됐을 때는 정말 신기했어요. 계속 팬이었으니까. 진짜 기뻤어요. 지상파 우결에도 인연이 있으면 좋겠지요. 부부가 아니라도 초대하는 형식도 있으니 그곳에서도 언젠가 나올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우결이 해외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세계판 출연 후 우결의 외국 유명세를 느낀 적이 있었나요?

지금 저는 일본과 한국을 왔다 갔다 하면 활동하고 있는데, 일본에 가도 '우결 봤어요', '재밌게 보고 있어요' 그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제가 한국 관광지에 가는 걸 좋아해요. 그런데 관광지에 가면 중국 혹은 대만 분들이 계세요. 우결 이야기 정말 많이 들었어요. 외국 분들이 많이 계시는 곳에서는 정말 많이 들었죠. 또제 친한 친구는 웨이보(중국 트위터)를 하는데 제가 그 친구와 친한 걸 아는 분들이 그 웨이보에 '미나 씨에게 전해주세요' 이런 멘트를 보냈더라고요. 많이 신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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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그건 좀 무서운데요? 하하하.

저와 같이 찍었던 사진을 올렸을 때 댓글로 '미나 씨다' 많이 그랬대요. 중국에서 진짜 인기가 많았던 것 같아요.

- 우결 세계판과 '드라마의 제왕'을 통해 예쁘고 청순하게 비쳤는데, 그 모습에 만족하시나요?

청순하다가 순수하다는 뜻이지요? (웃음) 연애할 때 저는 정말 그래요. 연애 경험이 많지 않고. 사실 제가 일본에서도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나오지 않았어요. 그런데 대본도 거의 없는예능프로그램에 나가야 하니까 뭔가 웃겨야 하는 것 같은 생각이 있고, 홍기 씨도 처음에는 정말 말이 많지 않았어요. 서로 뭔가 어색하고. 처음 만났으니까요. '아, 안녕하세요' 그런 느낌이어서 '나이도 어린데 내가 리드해야 하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원래 제 모습보다 더 열심히 했어요. '애교 있게 해주세요' 이런 걸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점점 사이가 좋아지고, 친해져서 마지막에는정말 원래의 제 모습이었던 것같아요. 제가 원래 밀당을 안 해요.

- 하하하. 왜 안 하세요?

못해요. 정말 연애 경험도 없고 자신도 없고, 그런 걸 못하니까 우결에서도 못한 것 같아요.

- 우결에서 배우셔야죠.

배우려고 했는데 진짜 모습이 나와버려서 그런 걸 못했어요. (웃음)

-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면 본인의 진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두렵지는 않았나요?

처음에는 그랬어요.제가 17살 때부터 연예 활동을 시작했는데, 예능프로그램에는 거의 안 나오고 배우로서만 활동했어요. 연기는대본도 있고, 역할이 있잖아요? 원래 내 모습이 아닌 것만 했는데 갑자기 제 성격이 나오는 프로그램에 나오니 '이걸 사람들이 보면서 받아 주시려나?'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 그런데 '무리하지 않고 솔직한 모습을 보이면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요. 우결 끝나고 조금씩 한국 예능프로그램에 나오고 있는데, 제가 개인기 같은 게 많지 않아서 가끔 대본에 '개인기 없으세요?'그런 게 있는데 앞으로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신경 써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호호호.

- 후지이 미나 씨는 애교를 개인기로 팬들이 꼽더라고요. 아무래도 우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그걸 계속하시면 되지 않을까요?

신기한 건, 저는 한국에서 언어가 통하지 않을 때가 많아 그걸 커버하려고 애교를 많이 보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한국에서 활동하고, 애교를 선보이면서 저도 편해졌어요. 원래는 애교를 보이면 뭔가 부끄러운 느낌이었는데,'애교를 보여주면 사람들이 좋게 생각해주시는구나' 생각했어요. 요즘은 일본 쪽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 무서운 마음이 없어졌어요. 외국에서 활동하거나 삶을 살면 표난다고 하는 게 있는데 그게 이거구나 생각했어요.

- 일본에서는 연기자로만 활동하셨다고 했는데, 앞으로 일본에서도 예능프로그램에 나가실 건가요?

네. 나가고 싶어졌어요. 외국에서 하는 건 어려운데 재밌게 하니 일본에서 해도 재밌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예능 스타일이 달라 적응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네. 하지만 그런 것에 대한 무서운 마음이 없어졌어요. 완전 개그맨처럼은 못 하지만요. (웃음)

- 한국에서 활동한 계기가 궁금해요. (디시 이용자 'ㅂㅈㄷ')

저는 7년 전에 대학교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선택해 일본에서만 한국어 공부를 했어요. 2년 전인가? 일본 드라마인데 한국 배우분들이 많이 나오고, 한국에서 찍었던 '레인보우 로즈'라는 드라마가 있었어요. 카라의 지영 씨가 주인공이었는데 그 드라마의 한국어 할 수 있는 일본 배우를 찾고 있다고 해서 제가 오디션 같은 걸 보고 캐스팅되었어요. 그때 만났던 분들과 지금 같이 활동하고 있어요.

- 한국 소속사는 어떻게 알게 됐나요?(디시 이용자 '호잉두')

그때 프로듀서 해주셨던 일본의 기타 상이라는 대표님께서 한국의 지금 대표님과 일하고 계셨어요. 그분들과 같이 일하려고 지난해부터 시작해서 회사를 만들어주셨어요.

- 미나 씨를 위해서요?

네. 원래 매니지먼트 회사가 있었던 게 아니라 인연이 되어서 '같이 일하자' 했지요. 그 후에 비자 문제 같은 게 있어서 회사를 설립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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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미국에서 태어나신 걸로 알아 영어를 잘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아, 영어보다는 한국어가 더 편해요. 그때는 일본에서 겨울연가 붐도 있었고요, (웃음) 엄마, 아빠와 같이 재밌게 봤어요.'자막 없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시작했는데 재밌는 거예요. 그리고 일본에서는 정말 한국 드라마나 노래 인기가 많아요. 그걸 보면서 공부가 되니까 재밌게 공부했어요. 7년 동안 열심히 했죠. 한국 진출하려고 공부 시작했던 게 아니라 한국 드라마를 좋아해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드라마의 제왕'이나 한국 드라마에 제가 나오는 것도 신기해요.

- 공부할 때 재밌게 본 한국 드라마를 꼽아주신다면요? (디시 이용자 '가키Gaki')

'겨울연가'는 물론 재밌게 봤고, '연애시대'를 제일 좋아했어요.

- 그게 일본 소설이 원작이죠?

네. 예쁘고, 손예진 씨 팬이라 두세 번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많이 봤어요.

- 요즘 한국에 더 오래 계신 것 같아요, 일본에서 더 오래 계신 것 같아요?

겨울에는 한국에서 많이 활동할 것 같아요. 그런데 여름에는 진짜 자주왔다 갔다 했어요. 일본에서 영화도 찍었는데, 10월에 개봉할 것도 있고 내년에 개봉할 것도 있어요. 그걸 찍으면서 우결도 찍었고, 다른 프로그램도 찍었으니 정말 왔다 갔다 한 것 같아요.

- 10월에 개봉할 영화가 '인랑게임'인가요? (디시 이용자 '미나엔젤')

네.

- 어떤 내용인가요?

사람을 죽이는 내용이에요. 하하하. 고등학생 10명이 갑자기 납치되어 고립되는 상황이 돼요. '배틀로얄' 같은 느낌이에요. 10명 중 늑대인간 역할을 하는 분이 두 명이 있어요. 10명을 납치한 범인이 있는데 누군지 모르는 거고, 누가 늑대인간인지는 늑대 본인만 알아요. 그 늑대인간이 누군지 찾아야 하는데, 이 사람이 '늑대인간'이다 하면 그 사람을 죽여야 해요. 복잡하죠? (웃음)

- 네. 어렵네요.

하하하. 약간 서바이벌 형식이에요. 스릴이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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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랑게임. 2013

- 그럼 내년에 개봉하는 영화는 뭐예요?

한국 영화 '초능력자'를 일본에서 리메이크했어요. '몬스터'라는 제목으로 개봉할 예정인데, 비슷한 부분도 있어요. 그런데 제가 하는 역할은 새로운 역할이에요. 한국 '초능력자'에는 없는 역할이에요. 제가 '초능력자';를 재밌게 봤어요. 재밌을 것 같아요.

- 한국 활동이 일본 활동에 도움 되는 것 같아요? (디시 이용자 'Spec.')

네. 그런 것 같아요.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애교 보이는 거나 감정을 보이는 것,실수하는 것에 대해 많이 공부가 됐다고 해야 하나요? 원래는 그런 걸부끄럽고, 숨겨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즘은 실수해도 인간다운 모습을 보이는 것도좋은 것 같다고 느끼고 있어요. 그런 부끄러운 마음이 없어져서 연기할 때도 편해지고, 출연자 분들과 같이 이야기할 때도 편해지고, 그러니 더 도움이 되고 그러는 것 같아요.

- 사실 일본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한국 활동 전부터 미나 씨를 조금씩 알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블러디 먼데이'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데 거기서 좀 얄미운 캐릭터라 눈총 좀 받았어요. (디시 이용자 '안정환등번호..')

아, 그랬나요? 약간 남성스러운 역할이었는데. (웃음) 저는 그 역할 좋아했어요. 아마 아오이는 후지마루라고 하는 남자 주인공에 대해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걸 표현을 못했죠. 하지만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걸 느꼈어요. 굉장히 인간적이고, 마음 따뜻한 캐릭터예요. 시즌 2때 물론 죽었지만요. 그건 아깝지만. (웃음)

- 그리고 학벌이 좋은 것도 주목받았어요.게이오 고등학교에 게이오 대학인데, 게이오 대학이 한국에서도 명문대학으로 잘 알려져 있거든요. 왜 이런 좋은 학력을 포기하고 연예인이 되었나요? (디시 이용자 'hxnis', '13')

하하하. 제가 9살 때 지금의 일본 소속사에 소속됐어요. 그때는 지방에서 살고 있었는데, 거기서 열린연극 오디션에 합격했고, 당시(연극) 프로듀서 분들이 회사를 소개해 주셨죠. 그런데본격적으로 일을 하려면 도쿄에 있어야 하는데 지방에 있으니 일을못 했지요. 그게 초등학교 4학년 때였는데, 연기라는 게 재밌고,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공부도 해야 하고, 지방에서 살아야 하고. 그래서 중학교 때 어머니로부터 '도쿄 고등학교에 합격하면 도쿄에서 살아도 된다'라고 약속받았어요. 그래서 중학교 3년 내내 열심히 공부해 게이오 고등학교에 합격했어요. 그때부터 도쿄에 가 연예활동을 시작했어요. 연예활동을 하고 싶어서 도쿄에 가고, 게이오 대학도 갔어요.

- 그럼 부모님께서는 연기 활동에 전혀 반대 안 하셨겠네요.

네. 부모님은 제가 하고 싶은 거 응원해주시는 스타일이니까요.

- 부모님께서 미나 씨의 한국 작품 보고 계세요?

네. 정말 자주 보세요.

- 그럼 피드백 같은 것도 해주시나요? (디시 이용자 '벤헤켄')

어머니가 방송을 실시간으로 보고 계세요. 인터넷에서 MBC나 KBS 다 볼 수 있으니 실시간으로 보시고, 한국어는 모르시지만 제가 말하는 모습도 봐주세요. 조언 같은 건 '이 머리 스타일이 예뻤어', '그게 예쁘게 나왔던 것 같아' 이런 식으로 해주세요. 나빴다는 이야기보다는 좋은 쪽으로 많이 알려주세요. 우결은 많이 응원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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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님들은 한국에 자주 오세요? (디시 이용자 'mina_lover')

아 한국에는…. (웃음) 제가 6년 전 어머니와 외할머니 이렇게 셋이 한국에 여행 온 게 첫 한국방문이었어요. 그때 겨울연가 촬영지였던곳도 갔었지요. 그것도 어머니의 처음 한국행이었고, 그 이후는 한 번도 안 오셨어요.

- 혹시 향수병 같은 건 없나요? (디시 이용자 'london')

가끔씩 있어요. (웃음) 추울 때? 한국 추워요. 하하하. 제가 추위에 약해요. '아~~ 춥다!!!' 그러죠. (웃음) 사실 제가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혼자 살아요. 양쪽 다 혼자니까 외로울 때가 있어요. 나라보다는 '아, 부모님 만나고 싶다' 이런 것 같아요.

- 외로움을 느낄 때 어떻게 해소하세요? (디시 이용자 '호잉두')

음… 저는 집에 있는 것도 좋아하지만 답답할 때는 밖에 나가서 음악 들으며 커피나 차 마시는 것도 좋아해요. 그리고 일본에서나, 한국에서나 친구 만날 수 있을 때는 친구 만나면서 지내요.

- 혹시 미나 씨가 한국에서 연예활동하면서 친하게 된 연예인은 누구예요? (디시 이용자 'jia')

아직 없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는 다들 잘 해주시고 친해지지만 바쁘신 것 같아요. 홍기 씨도 정말 바쁘시니까. 공연 같은 데 가서 인사할 때는 있지만 아직은 없는 것 같아요.

- 최근 '화수분' MC를 봤는데 5회 만에 종영됐어요.

아, 정말 아쉬웠어요. 마지막에는 MC도 했는데, 어려웠지만 공부도 되었어요. 그래서 앞으로 그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 개인적으로 연기, 예능, MC 중 MC가 제일 어려웠을 것 같아요.

네. 지금까지는 MC요. 최근에 한일문화교류 행사에서 MC를 했는데 그때는 일본어로 했어요. 역시 자기 나라 언어니까 일본어로 MC 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없었는데, 화수분은 한국어로 해야 했어요.김성주 씨가 정말 잘 해주셨지만 그분이 하는 말을 듣고 리액션 해야 하는 게 어려웠어요. 아직 모자라는 부분이 있어서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이런 걸 느꼈어요.

- 미나 씨가 한일 연예계 우호 관계를 상징하는 인물처럼 보이고 있는데,그런 면에 대해서 책임감 같은 게 있을 것 같아요.

네.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일본인이 많지 않아서 일본인으로서 뭔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고, 일본에서도 우결을 봐주시는 분들도 계신 데다가, 요즘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배우'라는 이미지도 있어요. 그래서한국의 좋은 부분을 일본에많이 알려주고 싶고, 한국에는 일본의 좋은 부분을 알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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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한국어를 잘 해도 외국인이라는 특성상 한국어로 연기할 때는 이질감이 느껴지잖아요? 이걸 만회할 만한 미나 씨의 장점은 뭐가 있을까요? (디시 이용자 '아편굴')

음… 요즘 외국인들 많잖아요? 유학생도 많고, 일본인도 있고, 미국인도 있고.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외국인들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잖아요? 역시 일본 사람 역할은 한국인이 하는 것보다 일본인이 하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웃음) 저는 또 얼굴 분위기가 미국인 혹은 혼혈 역을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일단 외국인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열심히 공부해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한국인 역할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까지는외국인 역할이라도 많이 있을 것 같아요. 외국인이고 언어가 부족해도 통하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표정이나 표현 이런 것들로요.

- 그럼 한국어 드라마 대본을 봤을 때 어떻게 분석하시나요? (디시 이용자 '됴도새')

긴 대본 같은 경우는 번역해서 보지만 예능 프로그램 같은 경우는 시간은 걸려도 그냥 다 읽고 해요. 작가님과 대화도 하고요. 제가 나오는 부분이라도 많이 보려고 해요.

- 혹시 한국에 머무르면서 한국인들에게 받은 느낌이 있나요?

감정을 표현하는 것같아요. 일본은 약간 감정을 숨기는 면이 있는데 한국 분들은 기쁘다, 슬프다 이런 감정을 표현해주니까 그걸 알기 좋아요. 그리고 진짜 따뜻한 분들이 많았어요. 정말 일하면서 행복하게 일하고 있어요.

- 드라마는 실제 사람들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일본 드라마는 캐릭터가 자신의 감정을 분출하는 장면이 그렇게 많지 않아 연기 적응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아요.

네. 그래서 한국에서 연기할 때나 일본에서 연기할 때의저도 다른 것 같아요. 그걸 의식하면서 해요. 한국 드라마에서 일본인 역할을 해도 일본인처럼 감정을 숨기면 감정을 표현하는 상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해 보일 때가 있으니 일본인 역이라도 한국 드라마에서는 감정을 많이 표현해야 해요. 조금씩 그런 걸 다르게 연기하고 있어요.

- '드라마의 제왕'에서 '아끼꼬' 역을 했는데, 등장 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어요.

와, 정말 신기했어요. 기뻤고요. 그게 작년이었는데, 제가 한국 기사 문화를 잘 몰랐어요. 일본은 한국처럼 기사가 많이 안 나와요. 한국은 제작발표회 하면 기자분들이 실시간으로 기사를 올려주시는 것도 신기했는데, 드라마에서 대사도 없이 약간 나왔는데도 기사가 나오는 것도 신기했어요. 다들 좋게 봐주셨던 게 정말 기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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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SBS

- '안녕하세요' 나왔을 때도 1위 했고, 우결 나왔을 때도 1위 했고, 나올 때마다 1위 하니까 이제는 '아무것도 아니야' 이런 느낌 안 드세요?

아유~ 지금도 정말 기뻐요. (웃음) 제가 일본인이라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요. 한국 지상파에 갑자기 일본 배우가 나오니까 '어 누구지?' 하고 검색해주시는 것 같은데, 그렇게 많은 사람이 알아주셔서 기쁘고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이고 싶어요.

- 지금까지 되게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셨는데, 한 번 더 이 배우와 호흡을 맞춰봤으면 좋겠다 하는 배우가 있다면요? (디시 이용자 'lykish')

아, 제가 지방에서 연극을 했을 때, 이치무라 마사치카라는 뮤지컬 배우로 유명하고 대단한 선생님과 같이 연극을 했어요. 10살? 9살 때? 어린 제게 정말 잘 해주셨어요. 제가대학생 때 했던 라디오에 출연 부탁을 했는데, 직접 만나지는 못하고 미리 녹음한 게나온 적이 있었어요. 10살 때부터 지금까지, 제가힘들 때도 있고 그랬지만 계속 일하고 있잖아요?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언젠가 볼 수 있으면 진짜 감동할 것 같아요.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등 큰 작품에 출연한 대단한 분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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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무라 마사치카(왼쪽)와 야쿠시마루 히로코

- 혹시 같이 연기를 안 해봤으나 같이 한 번 해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요? (디시 이용자 '이론X문가', '13')

음… 야쿠시마루 히로코 씨를 제가 좋아해요. 팬이었거든요. 아역부터 시작하신 배우인데,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활동하셨어요. 아역 시절은 제가 어려서 보지 못하고, 야쿠시마루 씨가 어머니 역할 하실 때 모습을 많이 봤어요. 그걸 보고 진짜 어머니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 좋다' 그런 게 있어서 존경하고 있어요.

- 한국 대본과 일본 대본은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디시 이용자 '오로치')

한국 드라마는 계속 궁금한, 끝이 없어 1부를 보면 2부를 봐야 하고, 2부를 봐도 해결이 안 되니 3부도 봐야 하는 그런 경향인데, 일본은 1부 한 시간 안에 해결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일본은 '게스트 출연'이라고 하는, 한 회만 메인으로 출연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게 다른 것 같아요. 그리고 드라마 분위기는 약간 일본은 의사 이야기, 학교 이야기라면 전문적인 이야기가 많지만 한국 드라마는 병원 이야기라도 엄마 같은 인간관계를 많이 표현하는 것 같아서 그게 차이구나 느꼈어요.

- 한국에서 활동한 거 후회 안 해요?

안 해요. 전혀 없어요.

- 한국은 일주일에 드라마가 2회 나가고, 일본은 1회 나가니 체력적으로 여러울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후회는 없어요. 원래 한국 드라마를 좋아했으니까 드라마 나오는 게 행복해요. 한국은 시간이 적어 순발력이 필요하고, 일본은 시간이 있으니 리허설이나 테스트를 많이 하고요. 그런데 연기는 (상황에) 익숙해지면 안 되는 게 있잖아요. 상대방이 이렇게 말할 거다 생각하고 연기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현장에서는 상대방이 말할 때 깜짝 놀라는 리액션하는 것처럼연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갑자기 대본을 외워야 하는 상황이 어렵지 않아요?

아, 저는 외국인이라 한국어 대사를 외울 때는 일본어 대사를 외울 때보다 시간이 걸리니까 갑자기 떨리는 때도 많이 있어요. 그래도 지금까지는 문제가 없었고, 앞으로도 공부하면서 문제 없이 잘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본인이 출연하지 않은 한국 작품 중 출연했으면 좋겠다 하는 작품 있었나요?

지금까지는 아직 한국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에는 나왔지만 영화에는 나온 적이 없어서 그쪽으로 도전해보고 싶어요. 언어 문제도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한국 드라마에서는 천진난만한 역할이 많았어요. KBS 2TV'또 한 번의 웨딩'이라는 단편 드라마도 그랬고, '드라마의 제왕'도 약간 그랬고. 제 원래 성격은 약간 조용한 편이라 비련의 여주인공 같은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그런 한국 드라마나 영화 장르를 좋아하니까 언젠가 도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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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봐왔던 드라마나 영화에서 내가 했으면 더 잘 했을 것 같은 배역이 있나요?'라는 질문이 있었거든요. (디시 이용자 '13')

어우~ 그런 자신감은 사실 없어요. (웃음) 자신감은 갖고 있어야 하지만, 작품을 하시는 배우분들은 대단한 분들이니까요. 그런데 연애시대는 정말 재밌게 봐서 연애시대처럼 감정을 슬픔이나 미련이나 크게 표현하지 않아도 아픔이 있는, 감정 표현이 작아도 크게 느낄 수 있는 작품에 나오고 싶어요.

- 장르로 세분화한다면요? (디시 이용자 'ㅇㅇ')

멜로? 호호호. 연애시대는 멜로지요?

- 네. 그렇죠. 그런데 인랑게임은 멜로가 아닌데요. 하하하.

그렇죠? (웃음) 그런데 인랑게임은 진짜 기대되는 게 감독님께서 국제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받으셨어요. 촬영 방법이 굉장히 독특한 분이세요. 일본 영화라 테스트나 리허설을 많이 할 줄 알았는데, 이틀 정도 모여서 동선 같은 거 설명하는 것들이있었지만 현장에 가서는 리허설도 안 하고 정해진 행동과 액션이 없었어요. 이렇게 움직여라, 여기 서라, 여기서 이야기해라 이런 거 없이 상황과 대본만 준 다음 배우들이 움직이면 감독님이 카메라를 들고 같이 움직이며 찍으셨어요. 그러다 보니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그런데 그런 연기가 더 어렵지 않나요?

어려울까 했는데 다들 본능적으로 움직이니까 한 분이 이렇게 하면 저도 이렇게 하게 되요. 진짜 연기라고 느낄 수 없었던 것 같아요. 마음으로, 본능적으로 울고, 화내고 그랬어요. 진짜 기대돼요. 아직 못 봤지만요.

- 영화가 생존게임 같은 영화인데, 그런 영화라면 액션이 있는 영화일 테고, 액션 같은 건 서로 맞춰보는 게 없으면 다칠 수 있잖아요?

다행히 다쳤던 사람은 없었지만 약간 위험한 때도 있었어요. 사람을 죽이는 것도 약을 강제로 마시게 하는 거라 칼 같은 거 쓰는 장면은 없었고, 저 사람이 이렇게 갈 줄 알았는데 저렇게 가서 부딪히는 경우는 있었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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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객은 얼마나 많이들어왔으면 좋겠어요?

그 영화가 독립 영화라 많은 영화관에서 개봉하는 작품이 아니에요. 그래도 화제가 됐지요. 저는 한국 TV에서 방영하는 영화를 자주 봐요. 일본 영화이만 그렇게 한국 TV에서도 자막 더해져 방송됐으면 좋겠어요.

- 오늘도 택시 타고 오셨는데, 계속 택시만 타실 거예요? 차 구하실 생각 없어요? 미나 씨 자가용이 없다고 들었어요. (디시 이용자 '호잉두', 'yatt')

택시도 편해요. (웃음) 앞으로 필요할 때가 생기면 고려해야겠지만, 지금까지 문제 없이 살았고 일본에서도 자가용이 없었어요. 그냥 전철 타고 다녔어요. 전철 좋아해요.

- 사람들이 안 쳐다봐요?

약간 그럴 때도 있지만, (웃음) 모자 쓰고 그러면 문제는 없어요. 하하하. 한국 지하철도 많이 타요. 저는 다 타요.

- 일본 지하철과 비교했을 때 한국 지하철의 어떤 점이더 나은 것 같아요? 하하하.

좋아요. 복잡하지 않으니까요. 일본은 전철이 많아 헷갈릴 때가 많은데 한국은 번호도 있고.

- 정신없죠? 열차 안에서 물건 팔고. 하하하.

아! 그거 신기했어요. (웃음) 일본에서는 물건 파는 사람들이 없어서 '아, 여기서 파는구나' 했죠. 한국 분들이 평소 어떻게 사는지 그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일본 연예인 중지하철이나 버스 안 타고, 밖에서 밥 먹을 때도 사람들 안 보게 룸에서 먹는 분도 계신데, 저는 문제없으면 다른 사람들 있는 곳에서 밥 먹고, 데이트하는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도 듣고, 지하철 타면서 '이런 분들이 계시는구나, 이런 데가 있구나' 생각해요. 그게 연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보통 생활도 무리없이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 혹시 지하철에서 파는 물건 중 산 거 있어요?

한 번도 산 적이 없는데, 신발 안에 넣는 거. 그거 좋은 것 같아요. (웃음)

- 팬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달라 요청이 있었는데 계획은 있나요? (디시 이용자 '01정수근')

있었는데? (웃음) 일본은 팬미팅 같은 게 없어요. 아이돌 분들이나 가수 분들은 그런 일이 있지만, 배우는 그런 기회가 없어어요. 일본은 영화 제작 발표회나 DVD 팔 때 악수회가 있지만 팬미팅이 많지 않아요. 그렇게 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한국에서는 팬미팅을 하고 있어요. 제가 부천영화제 홍보 대사를 했을 때 그런 기회가 몇 번 있었어요. 신기했어요. 한국에서 처음으로 팬 분들과 같이 이야기할 기회가 있어서요. 그런 거 진짜 재밌었고, 행복해서 앞으로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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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활동하실 건가요?

네. 그럼요. 왔다 갔다 해야죠.

- 나중에 일본 활동만 하는 거 아닌가 걱정하시는 분도 계세요.

그런 거 없고, 앞으로도 많이 한국에서 할 예정이에요. 연기자로서 좋은 작품에 나오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 저는 일본에서 좋은 작품 있으면 그쪽도 하고, 한국에서도 하고, 언젠가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혹시 지금까지 아르바이트 해보신 적 있나요? (디시 이용자 '원재찡')

없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활동하고, 17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해서 해볼 기회가 없었어요.

- 만약 해본다면 뭘 해보고 싶으세요?

커피숍이요. 어떻게 커피 만드는지 궁금해요. 다 외워야 하니까 어려울 수도 있지만 해보고 싶어요.

- 우유로 그림 그리는 거?(웃음)

네. 호호호. 커피프린스 1호점도 봤는데, 그렇게 멋진 남자분도 계시는 그런 망상 많이 하고 있어요.

- 배우가 아니라면 어떤 일을 했을 것 같아요?

저는 광고 회사요. 일하면서 가끔 광고 회사 분들과 만날 기회가 있고, 일본에 '셔프리'라는 광고 회사에서 일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도 있었는데, 그것도 재밌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그림은 잘 못 그리지만 글 쓰는 것에 관심있어요. 지금도 잡지에 한 달에 한 번씩 영화에 대한 에세이를 써요. 대학교도 문학부를 나와서 책도 좋아하고 글 쓰는 것도 좋아해요. 카피라이터나 작품 만드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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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대학에서 전공한 건 일본 문학인 건가요? (디시 이용자 'zzainal')

아, 그게 아니라 전공은 인간과학이라고 해요. 약간 심리학 같은 거예요.

- 어려운 거 하셨군요. (웃음)

연기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공부했어요. 문학부는 책을 좋아하니까 그걸 생각해서 선택했어요.

- 작가 꿈도 있는 거 아니에요? 시나리오 작가.

약간 있어요. (웃음) 언젠가 쓰고 싶어요.

- 혹시 구상한 설정이 있어요?

사실 쓰고 있는 게 있는데, 그건 비밀이에요. 하하하.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서요. 써야 될 것 같아요.

- 일본 관광지로 추천해주고 싶은 곳이 있다면요? (디시 이용자 '13')

저는 오다이바를 좋아해요. 제가 자연이나 그런 걸 좋아하니까요. 물론 시부야는 도쿄스러운 사람도 많고 쇼핑도 많이 할 수 있는데, 오다이바는 바다도 있고, 경치도 예쁘고 밤이 되면 정말 야경이 예뻐요. 그런 곳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 마지막 질문입니다.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후지이 미나라는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배우이자 인간 후지이 미나가 되고 싶어요. 사실 어렸을 때는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어요. 실수하는 모습을 보이는 걸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 같아 그게 무서웠고요. 그런데 점점 나이를 먹어가고,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인간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걸사람들이 좋아하고 응원해주시는 것 같아 요즘에는 인간스럽고 무리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사랑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옛날에는 개성을 보이는 게 뭔가 무서웠거든요. 약간 진지하고 좋은 멘트만 해야 하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죠. 하지만 개성을 보인다면열정적으로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아, 이런 면도 있구나' 생각하는 것 같아 인간스러운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동영상 인사말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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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검색창에 '후지이 미나'를 넣으면 따라나오는 '인형외모'라는 단어를 증명하듯 TV보다 훨씬 예쁜 모습으로 디시인사이드에 방문한후지이 미나는 양 볼의 보조개가 깊게 파일 정도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모든 질문을 잘 이해하고즐겁게 대답했다. '과연 인터뷰가 잘 될 수 있을까?'하는 본인의 우려도 눈 녹듯 사라졌다.

그가 인터뷰 동안 가장 많이 이야기한 것은 '인간다운 모습'이었다.완벽한 스타의 모습도 좋지만,실수도 하고 감정도 솔직히 드러낼 줄 아는 스타에게 쏟아지는 응원이 그의 생각을 바꾸었다. 그래서 그런지 후지이 미나의 대답에는 사람 냄새가 났다. '겨울연가'에 빠져 한국어를 배우고, 전철 타는 게 편하며, '커피프린스 1호점' 속 멋진 남자 종업원들이 있는 커피숍을 상상도 한다는 그의 솔직함 때문에 앞으로 그가 보여줄꾸밈 없는연기가 더욱 기대되는 걸 숨길 수 없다.

사진 = 박유진 기자(zinpark@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