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구, 세상을 삼킨 배우

오래전부터 방송가에서는 드라마 흥행을 증명하는 지표로 '시청률 30%'라는 수치가언급된다. 시청률 30%를 넘으면 대박 드라마라는 뜻. 이 때문에 많은 배우가 드라마 방영 전 '30% 공약'을 내세우며 드라마의 성공을 기원한다.

이렇게 배우들이 강조하는 30%는 그만큼 어려운 고지다. 과거에는1년에 여러 편이 시청률 30%의 고지를 밟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미디어의 발달로 1년에 한두 편 정도만이 시청률 30%의 왕관을 쓸 수 있다. 특히, 방송 3사에서 심혈을 기울여 동시간대 편성하는 월화, 수목 10시대 드라마는 30%는커녕 20%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으로도 인기드라마 타이틀을 얻게 된다.

그런 면에서 지난해 1월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은 무려 시청률 40%를 넘기는 엄청난 기록을 만들어내며 대성공을 이뤄냈다. 동명의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가상의 조선 왕 '이훤'과 그의 정인 '허연우'의 따뜻하지만 처절한 사랑을 그려냈는데, 배우들의 호연과 섬세한 스토리로 '해품달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이 신드롬 한 가운데에는 방송 6회까지 극을 이끌어 간 아역 배우들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훤' 역의 여진구와 '허연우' 역의 김유정은 어린 나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감성 연기로 드라마의 성공은 물론 '아역배우 전성시대'를 열었다. 특히, 카리스마와 순수를 오가는 여진구의 존재감 넘치는 연기는 새로운 '국민 남동생'의 탄생을 알렸다. 물론, 연기자로서의 가능성도 함께.

이 가능성은 1년 후,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로 폭발한다. 다섯 명의 범죄자를 아버지로 둔 소년 '화이' 역을 맡은 여진구는 충무로를 이끌어나가는 다섯 배우들 사이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중심을 잡으며 마치 괴물과 같은 기세로 관객들에게 달려들었다. 귀여운 남동생, 가능성 있는 배우 여진구가 좋은 배우, 멋진 배우여진구로 다시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이 인터뷰에는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와 관련된 다량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시기 전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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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 름 : 여진구

생년월일 : 1997년 8월 13일

데 뷔 : 2005년 영화 '새드무비'

- 영 화

2005년 : 새드무비

2006년 : Apple

2007년 : 댄스 오브 드래곤

2008년 :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2012년 : 스카이포스 3D(목소리 연기), 백프로

2013년 :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 드라마

2006년 : 사랑하고 싶다(S)

2007년 : 연개소문(S)

2008년 : 타짜, 일지매(S)

2009년 : 자명고, 태양을 삼켜라, 사랑은 아무나 하나(S)

2010년 : 명가(K1), 자이언트(S)

2011년 : 뿌리깊은 나무, 무사 백동수(S)

2012년 : 해를 품은 달(M), 보고싶다(M)

2013년 : 감자별 2013QR3(tvN)

- 예 능

2012년 : I'm Real 여진구(QTV)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디시 아시죠? (웃음) (디시 이용자 'ㅇㅇ')

네. 알죠. '해를 품은 달' 때도 갤러리에서 선물도 보내주시고, '보고싶다' 때도 받았었고요. 며칠 전 제생일 때도 선물 이런 거 해주셨어요.

-여진구 갤러리가 있거든요. 그런데 거기 분들은 진구 씨 보고 갤러리 오지 말래요. (디시이용자 '1122', 'ㅇㅇ')

으하하하하.

-디시에 거부감 이런 건 없죠?

아우, 정말 감사드리죠. 만들어주시고 그래서요. (웃음)

-게시물은 읽은 적 있어요?

사실 제가 인터넷에 제 이름을 쳐 보는 게 어색하더라고요. 제 이름 치려고 'ㅇ'을 누르는순간 '아, 이건 아닌 것 같아~' 하하하. 한 번 들어가 보고 싶기도 한데. (웃음)

-그래서 트위터도 열어만 놓고 안 하시는 건가요? (디시 이용자 '화색')

네. 부끄럽더라고요. 인터뷰 이런 건 재밌는 것 같고, SNS도 재미는 있는 것 같지만 제가 인터넷에 제 이름을 쳐서 기사를 보는 이런 건 약간 오글거리더라고요.

-어떡하죠? 이거 질문 진구갤에서 받았는데.

그러니까요. 하하하.

-'화이'와 관련된 질문이 굉장히 많았어요. 장르 자체가 어두워서 흥행이 될까 말까 걱정을 하셨는데 그래도 잘 됐다는 이야기가 조금씩 나왔어요.

사실 저는 이번 영화가 처음이다 보니까 어디서부터가 흥행이고 아닌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아무래도 저희 아빠 분들은 워낙 경험도 많으시고 하다 보니까 '이 정도면 잘 된 거야' 이야기해주시는데 저는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겠어요. (웃음) 처음 들어보는 숫자들이 나오고, 그러다 보니까 정말 감사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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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그래도 조금 찍어봐서 어느 정도가 많이 나오는 건지, 퍼센트에 대한감이 조금은 오는데 영화는 정확하게 몇 명이라고 나오잖아요? 그게 잘 된 건가 싶기도 하고…. 많은 분이 봐주신 것 같아 정말 감사드리고, 특히 무대 인사 다닐 때 영화관에 많은 분이 보러와 주신 걸 보면 좋더라고요.

-무대인사 처음 다니시는 거죠?

그렇죠. 항상 무대인사를 보는 입장이었으니까요. 무대인사 가는 날 아침에 '매 관마다 다른 이야기를 해드리고, 재미있게 풀어가야지 했는데' 실제로 무대인사를 돌아다녀보니까 항상 긴장해 똑같은 말만 해서 아쉬웠던 것 같아요.

-하고 싶었던 다른 얘기를 지금 이야기해줄 수 있어요?

그때그때 영화관 들어가기 전 에피소드 등을 활용해서 많은 분께 색다른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었는데 같은 이야기만 반복했어요. '너무 감사드립니다'만 계속하는 것 같아 아쉬웠던 것 같아요.

-타이틀롤이라 더 긴장한 거 아닌가요?

사실 그런 건 많이 느끼지 않았어요. 워낙 저 말고도 아빠분들의 캐릭터 색깔도 뚜렷했었으니까요. 영화 제목은 '화이'지만 아빠와 화이의 대결 구도가 주된 스토리였기 때문에, 또 정말 대단한 선배님들이라 - 감독님도 그렇고 - 같이 연기하면서 '내가 잘 따라가기만 하면 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큰 부담감은 없었어요.

-유경이를 처음 봤던 신과 진성 아빠에게 분노하던 신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두 장면은 전혀 달라요. 특히, 유경이는 부끄러워서 머뭇거리는 장면인데, 이걸로 어떻게 오디션을 봤어요? (디시 이용자 'ㅇㅇ')

저도 처음 오디션을 봤을 때 두 신이 완전히 달라서 '화이'라는 영화의 스토리와 분위기가 정말 궁금했어요. 한 신에서는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소심한 화이의 모습이었는데 뒷장을 넘기자마자 아빠에게, 아버지라고 부르는 사람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상황이라 도저히 매치가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궁금했거든요. 그랬는데 아무래도 첫 번째 오디션을 볼 때 당시가 '보고싶다'를 준비하던 때라 연구를 많이 못 해갔어요. 죄송스러운 점이 있었는데 '보고싶다' 끝나고 나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줘서 그때는 연구를 많이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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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께서 여진구 씨를 내심 화이 역으로 염두에 두고 두 번째 오디션을 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디시 이용자 'ㅇㅇ')

저한테는 잘… 하하하. 그런 이야기 안 해주셨어요.

-냉정하게 대하셨나요? (웃음)

그렇다고 아주 냉정하게 한 건 아니고요, 아무래도 화이라는 아이의 감정선도 복잡해서 그런 연구를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비하인드스토리보다는 화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총격신, 자동차신 등 17살이 경험하기에는 어려운 신을 소화해야만 했어요. 준비를 많이 했을 것 같아요.

액션신 같은 것도 준비할 게 있었기에 촬영 들어가기 전 3~4개월 정도 연습했어요. 가장 큰 건 감정선 준비하는 거. 워낙 복잡한 아이라서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영화에서 잔가지 이미지를 쓰셨다고 했는데, 그런 것처럼 화이도 한 감정을 발견하면 다음에 여러 가지로 감정이 나뉘어 나오고, 거기서 또 나뉘어 나오는 편이라 감독님과 그런 이야기를 했었어요. 정말 나무뿌리 같다고요. 하하하.

-영화 아직도 못 보셨다고 들었는데, 스태프분들이 절대 안 보여주셨나요?

정말 안 보여 주시더라고요. 저는 내심 기대했죠. 대본도 읽고 그랬는데. 그런데 정말 안 보여주시더라고요.

-어른들 하고 같이 가면 되지 않나요?

15세까지는 보호자 동반해서 충분히 가능한데 19세는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친구들 반응도 전혀 없었겠네요. (디시 이용자 'ㅇㅇ', 'hyjg')

네. 선생님들 간혹 한두 분께서 '진구야, 정말 재밌게 봤다' 해주시는 분도 계셨는데 친구들은 그냥 예고편 정도만 봤죠.

-연기력 칭찬이 많아요. 뿌듯할 것 같기도 하고 부담될 것 같기도 해요.

감사드려요. 그런데 진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그런 칭찬들이 너무 저에게만 와서….감독님도 그렇고 아빠들도 그렇고 스태프 형님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아 완성한 작품인데 많은 분이 저에게만 칭찬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 감사드리면서도…. (웃음)

-아무래도 김윤석 씨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두 분이 엄청난 에너지를 뽑아냈어요. 화이 입장에서 보면 아버지가 무시무시하지만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는지 느끼는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디시 이용자 '드덕', 'ㅇㅇ')

사실 선배님은 굉장히 자상하세요. 다른 아빠분들처럼 딸바보이시기도 하고요. 자녀분들 이야기하실 때 보면 중저음의 목소리가 하이톤으로 한없이 올라가세요. 정말 밝은 표정이 나오시고. 그걸 보면서 '선배님도 이런 면이 있구나' 했어요. 그만큼 촬영장에서의 몰입력은 엄청나신 것 같아요. 뭐라 할 말이 없는 것 같아요. 그냥 감탄만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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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아빠들 중에서 그나마 가장 이상적인 아빠를 꼽아주신다면요?

되게 어려운 게 뭐냐면, 다섯 아빠가 각자의 매력이 있어요. 또 요즘 아빠들을 나열해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우리나라의 아빠들을 대표적으로 어떤 유형, 어떤 유형으로 꼽은 듯이요. 석태(김윤석)처럼 가부장적인 아빠도 있는 반면에 기태(조진웅)처럼 장난도 치고 엄마 같은 아빠도 있으면서, 진성(장현성)처럼 선생님 같은 아빠도 있고, 동범(김성균)처럼 용돈도 많이 주는 아빠도 있고, 범수(박해준)처럼 친구같이 지내는 아빠도 있고. 그래서 사실 고르기가 어렵더라고요. '어떤 아빠가 좋아요'라고 딱 이야기하기가 되게 어려운것 같고요.

-다섯 분에게서 배운 걸 이야기해준다면요? (디시 이용자 'ㅇㅇ')

배운 건정말 많았어요. 다섯 분을 보면서 '진짜 빠져드시는구나' 느꼈던 것 같아요. 촬영 전부터 맡은 역할에 빠져계신 걸 봤어요. 정말 감사드리는 건, 저를 나이 어린 후배로 봐주시는 게 아니라 친아들처럼 대해주셨어요. 많은 걸 얻은 것 같아요. 현장에서의 몰입력이라든가 순간적인 순발력. 그리고상대방을, 저를 이끌어줄 수 있는 리더십이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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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씨가 인터뷰에서 '여진구는 연기와 실제 구분을 명확하게 할 줄 안다'라고 하셨는데, 그걸 구분하는 건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디시 이용자 '징구 내 감자')

음… 실제 대본을연기하는 상황은 감독님의 '액션'이라는 말을 하시는 순간 시작됐다가 '컷'이라고 하면 멈추잖아요? 그리고 그게 한 번 하는 게 아니라 여러 번 반복되고, 카메라 동선이라든가 조명, 소품까지 다 같이 한 번에 맞아야 정말 좋은 컷이 되기에 연기할 때와 현재 상황을 구분하고, 연기에서 빠져나오는 게힘들고 그러지는 않은 것 같아요.

'액션' 하면 몰입해서 연기하지만 '컷'하는 순간, 예를 들면 제가 총을 쏘는 순간 '컷' 하면 누워계시는 형들도 일어나면서 '아 좀 늦은 것 같은데?' 이런 이야기도 하시니까요. (웃음) 사실 캐릭터에 몰입해 빠져나오지 못하시는 분들은 많이 뵈었는데, 그렇게 실제 상황과 연기를 구분 못 하시는 분들은 아직 없으신 것 같아요.

-할리우드에서는 미성년자 배우가 과도한 액션 장면을 찍으면 병원 치료를 받게 해주는데 여진구 씨는 괜찮아서 거절했다고 들었어요. 후유증 같은 게 전혀 없었나요?

네. 그런 건 전혀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괜찮았는데, 아무래도 감독님이나 저희 선배님들, 스태프 형님들도 심리치료를 받아보는 게 어떻겠냐 하셨어요. 사실 화이라는 아이가 감정선이 복잡하고, 실제로 총도 쏘는 아이지만 저는 그게 연기인 것 같았거든요. 또 연기라고 생각하고 했었고요. 그래서 정말 괜찮았어요. 그런데 그래도 계속 주변 분들께서 권유하셔서…. (웃음)

그렇다고 계속 '괜찮아요'라고 할 수 없어서 치료가 아닌 심리 검사를 받았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왜 왔느냐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건강한 친구라고요. 하하하. 그때 이후로는 '진구는 참 건강한 아이구나' 이러셨죠.(웃음)

-치료를 안 받아도 될 정도라면 주변 환경이 좋았다는 거네요.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배려를 잘 해주셨어요.

-영화 포스터 카피가 '아버지 저를 왜 키우셨나요?'인데 저는 그 답을 아직도 모르겠어요. 여진구 씨가 생각하는 답은 뭔가요?

저도 아직 모르겠어요. 하하하. 저도 궁금하기는 했어요. 아버지들이 화이를 왜 키웠을까. 그건 영화를 보신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서 다른 것 같아요. 집착일 수도 있고, 다른 것일 수도 있고. 딱 하나로 정의하기가 애매하잖아요? 가장 권해 드리고 싶은 건 아빠들에게 물어보시는 게 어떨까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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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화이가 괴물을 만났는데, 여진구 개인에게도 그런 괴물이 있었나요?

아직은 없는 것 같아요. 화이처럼 그렇게 큰 괴물이 보일 정도의 그런 건요. 네. 아직은 없는 것 같아요.

-그럼 조그만 괴물은? 작은 괴물은? 콩알만 한 건?

하하하.

-장애물이라고 해두죠. (웃음)

장애물을 만날 정도의 경험이 아직 없는 것 같아요. 이제 갓 시작했다는 느낌이 많아서요.

-왜요. 얼마 전에 비슷한 거 있었잖아요. 키스신과 관련된 논란. (웃음)

그건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셨는데, 저는 그냥 편하게 연기라고 생각하고 했어요. 사실 긴장을 안 하지는 않았는데, 그렇다고 '어어어???' 이러지는 않았어요.

-하하하. 누님들 가슴이 철컹철컹 했죠. 키스신 후의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디시 이용자 'ㅇㄹ', 'ㄹㄴ')

뭐, 솔직하게 '잘하더라' 이런 분도 계셨고, '못하더라' 이런 분도 계셨고. '긴장이 보였다' 그런 분도 계셨고. '어이구! 처음 치고는 잘했는데' 이러기도 했고요.

-누가 가르쳐줬어요? (디시 이용자 'ㄹㄴ')

음… 현장에서 그냥 배운 것 같아요. 으하하하하.

-하하하. 네, 알겠습니다. '화이'로 다시 돌아가면, 쿠키 영상을 못 보고 돌아가신 분이 많아요. 거기서 화이의 얼굴은안 나오고 오묘한 미소를 짓는 엄마의 얼굴의 모습만 나왔는데 그건무슨 뜻일까요? 괴물이 된 건가요, 순수한 아이로 다시 돌아간 건가요?

'화이'라는 영화가 제 생각에 독특한 게 뭐냐면, 여태껏 영화들은 뚜렷한 결말로 '이런 영화다'라고 알려 드리는 편이 많았는데, 이번 '화이'는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하는지에 따라서 결말도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정말 화이가 괴물이 되었을 수도 있고, 평범하게 학교도 다시 다닐 수 있는 아이가 되었을 수도 있고요. 저도 많이 혼란스럽기는 하더라고요. 저는 '화이'에 대해 어떠한 결말을 딱 짓고 있는 건 아니고요, 여러 가지 결말을 생각하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정의를 내릴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화이2'가 나오면 화이가 몇 살 때 내용으로 진행됐으면 하나요? (디시 이용자 '구야')

우선 '화이2'가 제작된다고 한다면 이번 '화이'가 잘 됐다는 이야기니까 상상이라도 감사드려요. (웃음) 글쎄요. 화이가 청소년기에 아픔을 겪었는데, 화이에게는 정말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아빠들처럼 어른이 되어서 이런 고통을 다시 한 번? 하하하. 그걸 느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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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를 연기할 때어떤 느낌이었어요? 연민이 간다? 이해가 안 간다?

이해하려고 애를 썼는데 사실 이해는 못 했어요. (웃음) '화이라는 아이를 이해해 봐야지' 해서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정의를 못 내리겠더라고요. 그냥 순수하지만 무서움을 가지고 있는 아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렇다고 뭐라고 정리하기가 오묘하더라고요. 그게 화이의 매력인 것 같아요.

나이도 어린 것도 아니고 - 제 나이와 동갑이긴 하지만 -어른도 아닌 가운데에 있는 것처럼 순수함과 악함 사이에서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듯한 느낌이 있더라고요. 그런 느낌을 최대한 많이 살려서, 화이 본연의 매력을 최대한 살려서 촬영해보자고 감독님과 이야기했어요, 화이에 대한 많은 '경우'를 만들어 놓기는 했는데 화이가 어떤 아이라고는 정의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쿠키 장면을 보게 된 게 마지막에 나오는 그림이 예뻐서였어요. 그 그림 중 마음에 드는 그림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제 그림이…. 하하하. 제가 그린 건 없는데요, 그게 실제 그림을 따서 한 거거든요. 저는 실제 그림을 봤어요. 많은 그림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제 그림이, 민들레 꽂은 그 그림. (웃음)

-화이와 여진구의 공통점이 있다면요? (디시 이용자 '화색')

사실 공통점을 찾기 힘들어요. 워낙 주변 환경도 다른 아이고, 저와 성격도 다른 것 같아요. 저는 밝은 편인데 화이는 진지한 편이라서요. 그렇다고 제가 진지함이 없는 건 아닙니다. (웃음) 굳이 찾자면 동갑? 하하하.

-다른 분들 보면 '내가 캐릭터 성격에 닮아간다' 하시던데.

닮아가기에는 조금 무서운 캐릭터죠? 하하하.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병원 액션 신이에요.

그 장면 대역 안 썼어요.

-액션신 대역 다 안 썼나요?

아예 안 쓰지는 않았어요. 자동차 신은 어쩔 수 없이 했어요. 정말 위험한 장면이 있었어요. 유리창을 깬다거나 하는 거. 그런 건 어쩔 수 없이 대역으로 촬영했지만, 병원 신은 제가 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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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양한 장면을 소화했는데, 찍고 나서 '해냈다' 하는 카타르시스를 느낀 장면이 있다면요? (디시 이용자 'ㅇㅇ')

'화이'를 찍으면서 내가 표현하려고 했던 걸 표현했을 때 그런 건 느껴져요. '아, 내가 하려는 게 나왔구나' 그러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긴 하는데 많았던 것 같아요. 병원에서 액션신 끝나고 나서 현장 편집본을 봤을 때 많은 기쁨을 느꼈어요. 여러 가지 어려운 감정신을 찍고 났을 때에도 그런 것들을 느꼈고요.

-이 작품으로 액션배우의 가능성이 있다는 평이많이 나왔어요. 액션 장르에 욕심 있나요?

남자들의 로망이기 때문에? 하하하. 앞으로도 해보고 싶기는 해요.

-액션 감독님께서 '본능적인 감각이 있다'라고 이야기하셨는데 실제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운동을 굉장히 좋아해요. 그런 게 없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뛰어난 것 같지는 않지만, 아예 없는 것 같지는 않아요.

-따로 운동하신 거 있나요?

전문적으로 한 건 아니고요, 친구들과 축구, 농구 아니면 수영 이런 것들이요.

-그런 건 친구들과 하는 건데, 바빠서친구들과 놀 시간이 없어서 아쉽겠어요.

그렇기도 한데 친구들과 그렇게 할 시간이 없는 그때 저는 집에 있는 게 아니라 촬영을 하니까요. 이기적인 것 같기도 하지만 제 꿈에 다가가고 있는 느낌? 하하하.

-친구들이 되게 부러워한다면서요? 이미 진로가 결정돼 있어서요.

친구들이 한창 많이 고민하더라고요. 자기가 뭘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데, 가끔 한두 명이 부럽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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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고 다니는데, 좋은 점이 있나요?

되게 좋아요. 남자들끼리 있다 보니까 허물도 없고요, 굉장히 재밌어요.

-본인이 화이처럼 괴물 같다고 느껴진 적 있어요? (디시 이용자 'ㅇㅇ')

배고파서 음식 먹을 때? 하하하.

-지금 안 배고파요?

지금은 괜찮은데요, 먹을 때는 진짜 음식을 괴물 쳐다보듯 봐요. 음식을 삼키죠. 하하하.

-그게 다 키로?

그랬으면 좋겠어요.

-왜요. 크신데요?

감사합니다. (웃음)

-그렇게 큰 키만큼 다른 사람의 아역을 하던 진구 씨가 '화이'에서는 자신의 아역을 봤어요. 기분이어땠나요? (디시 이용자 'ㅇㅅㅇ')

색다르더라고요. 제가 아역을 했을 때 기억도 나기도 하고요. 저는 아직 나이가 어리기는 하지만 '많은 분이 날 봤을 때 이런 느낌이었을까?' 이런 생각도 들고요. 되게 신기하더라고요. 내 아역을 연기하는 친구들도 생기다니. 신선했었어요.

-인터넷에 여진구 씨 어릴 때 방송 영상이 돌아다녀요. 예를 들어 만원의 행복.

그게 아직도 있나요? 그게 제가 열 살, 열한 살 때 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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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 안 보셨어요?

네. (웃음)

-부끄럽지 않느냐고 물어보려고 했는데 못 물어보겠네요. 하하하. '화이' 관객 100만, 200백만 넘었을 때 친구들에게 뭘 해주겠다, 이런 식의 공약을 세운 게있나요? (디시 이용자 'hyjg')

친구들이 못 보니까 '내가 왜 그런 공약을 해야지?' 했죠. 하하하. 없었던 것 같아요.

-'화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한국 영화를 이끌어나갈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휴~ 정말 감사드려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될 것 같아요.

-아, 너무 틀에 박힌 대답인데요? (웃음)

아! 뭐라고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당연합니다, 이런 거?

아우~ 아니에요. (웃음)

-계속 그런 식으로 "여진구 연기 잘한다", "성인 되어서 어떤 연기를 보여주려고 이렇게 연기를 잘하나" 칭찬이 많은데 그런 게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디시 이용자 'ㄹㄹ')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만큼 감사드려요. 많이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인 것 같고요.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 많아서 '제가 성인 되어서 이런 연기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말씀을 드리지는 못하겠지만, 최대한으로 많이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혹시 경험하고 싶은 연기가 있나요?

가장 많이 해보고 싶은 연기는… 악역도 굉장히 경험해보고 싶어요. 아무래도 멜로나 이런 것은 아직 첫사랑 경험이 없어서 앞으로 하게 될 수도 있으니 경험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멜로적인 요소가 대본에 들어가 있으면 많이 불안해져요.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기도 하고요. 하하하.

-저는 '해를 품은 달' 보고 '첫사랑은 했구나' 생각했는데요?

아, 정말 그때는… 휴우. 큰일이었어요. 대사도 엄청 오글거리고. (웃음) 제 성격이 아니에요. 하하하.

-그럼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 중 본인 성격과 제일 비슷한 건 뭔가요?

그나마 찾자면 훤이 가장 비슷한 것 같아요. 아니다! '감자별2013QR3(이하 감자별)'이요.

-좀 엉뚱한 면이 있나 봐요.

장난을 많이 쳐요. 밝고 이런 편이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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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tvN

-'감자별'에서 처음으로 성인 연기를 하는데 어려운 건 없어요? (디시 이용자 '파송송@')

다행히 아직은 큰 어려움이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쉽거나 이런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어른 역할이다 보니까 여태껏 했던 연기보다 무게감을 싣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우선 김병욱 감독님의 힘을 많이 받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시트콤이라는 장르는 까다롭다고 생각해요. 절대 오버해서는 안 되는 재밌는 연기를 해야 하잖아요?

아무래도 김병욱 감독님은 예전부터 시트콤을 해오셨으니까 웃음 코드라든가 이런 것들을 잘 아시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께 매달리고 있습니다. (웃음)

-어떤 이야기 많이 해주셨어요?

그냥 진지하게 연기하면 된다고요. 내가 뭘 해야겠다는 생각 말고요. 그냥 진지하게 연기하고, 대사 때문에 웃는 게 아니라 상황이 웃겨야 한다고 하셨어요.

-왜 혜성이는 '아니오'만 이야기해요?

캐릭터인 것 같아요. 하하하. 약간 자존심도 센것 같고요. 그러니 쉽게 받아들인다기보다는 '할 거면서 괜히' 그런 스타일인 것 같아요.

-천재 프로그래머 역인데, 진구 씨는IT 기기 잘 다뤄요?

사실 컴퓨터 잘 못해요. (웃음)

-게임도?

소질이 크게 있지 않아요. 하하하.

-요즘 학생들 와우(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도 하고, LOL(리그 오브 레전드)도 하고. 스타크래프트2도 하는데.

못 하겠더라고요. 롤은 약간 해봤어요. 재미는 있던데, FPS나 와우 같은 게임들은 보면서 '이게 어디야?' 그러죠. 와우는 한 번도 안 해봤어요.

-혜성이가 앱을 많이 만드는데, 이 앱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 생각한 적 있어요?

오오! 사실 생각 못해봤어요. 아직 불편한 점을 못 느낀 것 같아요. '이 앱 있었으면 좋겠어' 이런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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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없는 걸로 알아요. 지금도 없어요? (디시 이용자 'ㅇㅇ')

네. 아직요.

-만들 생각 전혀 없어요?

만들고는 싶은데요, 아직까지는 큰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어요.

-친구들과 연락 안 되는 불편한 점이 있을 텐데요.

학교나 이런 데서 만났을 때 미리 약속을 잡는 식이에요.

-'감자별'에서 20대 남성 연기할 때 매니저형의 도움을 받는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셨나요? (디시 이용자 '소맥')

'감자별'에서요? 도움 안 받았는데요? 으하하하.

-뭐야, 어떻게 된 건가요? 하하하.

'화이'에서는 받았어요. 아무래도 운전 연기를 해야 하다 보니까 저는 해보지 않았으니 시선 처리 같은 걸 매니저 형을 보면서 배우긴했는데 '감자별'에서는 아니에요.

-저는 술 마시는 장면에서 배웠나 했죠.

아, 술 마시는 장면은어색하잖아요. 하하하. 어우~ 그 장면 보면서 '졸린 거야? 뭐야?' 그랬어요.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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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진짜 술이에요? (웃음)

아니에요. 보리음료였어요. (웃음)

-1년 전에는 성인이 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게 '운전면허 따고 해외 배낭여행 가고 싶다'였는데 얼마 전 인터뷰에서는 '편의점에서 주민등록증을 보여 주고 캔맥주사서 마시고싶다'라고 바뀌었어요. '감자별'에서 맥주 마신장면의 영향인가요? (디시이용자 'ㅇㅇ')

아, 그건 아닌데요. 뭔가 '나도 성인이다'라는 걸 제대로 표출할 수 있는 게 편의점 가서 술 딱 하나 올려놓고, 아르바이트형이나 누나는 당연히 성인이겠구나 생각하는데 괜히 제가 민증 꺼내서 보여주는 거요. 성인이다, 티내고 싶어요. 나 이제 성인 됐어요! 이렇게. (웃음)

-가장 마시고 싶은 술 있어요? 맥주, 소주, 와인, 막걸리 등등.

유명한 치킨에 맥주요.

-하하하. 치맥 좋죠.

저희 사촌 형이 항상 놀려요. '치맥도 안 먹어본 게'. 하하하. 제가 할 말이 없더라고요.

-그렇죠. 치맥을 해야인생을 알죠. 하하하. 극 중 24살인데 24살 사람 여진구는 어떨 것 같아요?

많은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스물네 살이면 첫사랑도 이미 해봤을 것 같기도 하고, 좋은 일도 겪었겠지만 안 좋은 일도 겪었을 것 같고. 그런 식으로 내가 경험하고 싶은 것만 경험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 거요. 술 빼고.

음… 멜로 연기?

-생각해둔 게 있나 봐요. 아까도 멜로라고 하셨는데.

아이, 제가 답답하니까요. 하하하. 첫사랑을 경험하고 싶다는 걸 내가 어떻게 말해? 이런 편이었는데 감독님한테 여쭤봐도 표현하기 어려우신가 봐요. 되게 몽환적으로 이야기해주세요. '딱 보면 꽃이 휘날리는 느낌?' 이런 식이에요.

-으하하하하. 누가 그런 진부한 표현을!

눈 감으면 상대방 눈, 코, 입이 떠오르면서 쓰윽 나타난다고. (웃음) 그게 뭔지 모르겠어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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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남고라서 첫사랑도 못하고.

그러니까요. (웃음)

-지금까지 연기해 오면서 본인이 연기를 타고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나요?

아니오. 전혀 아닌 것 같아요. 항상 어느 작품이든 초반에는 너무 심각해요. (웃음) '큰일이다, 어떡하지?' 이런 거. 항상 그런 분위기로 시작해요. 그래서 타고난 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노력파라고 하기에도 뭐한 게 저 혼자서 노력해 연구한 적도 아직 없고,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서 연기를 해왔어요. 도움파? 하하하.

-누가 제일 많이 도와줘요?

아무래도 감독님들이시죠.

-감독님 분들께서 해주신 말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 있나요?

많아요. '싹 버리고 처음부터 만들자'라고 하시는 분도 계셨고, '네 스타일대로 연기하라'라고 말씀해주신 분도 계셨어요. 감독님마다 약간씩 다른 것 같아요.

-배우가 된 건 본인의 의지인가요?

네. 제가 졸라서 하게 됐어요. 그냥 연기가 한번 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TV나 영화관에 한번 나와보고 싶다는 생각.

-처음 TV에 자기 얼굴 나왔을 때 놀랐겠어요.

부끄러웠어요. '야~ 나왔어! 진짜 나왔어~!!' 하하하. 신기해서요.

-첫 작품이 '새드무비'인데 얼마 전 영화에 함께 출연했던 정우성 씨 SIA에서만나셨죠? 한 마디 하셨을 것 같아요. (디시 이용자 'ㅊㅋ', 'ㅇㅇ')

그때 많이 놀라시기는 하시더라고요. '네가 진구구나' 이러셨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정말 멋있으신 것 같아요.

-비교 짤방이 많이 돌아요. 새드 무비 때 정우성 씨 무릎에 앉아 맛있는 거 먹는 이미지와 SIA시상식이요. 혹시 안 보셨어요? <관련 게시물 - '8년전과 현재' 보러 가기>

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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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정말 안 하시는군요. (웃음)

인터넷은 하는데 저에 관련된 건 안 해요. 여러가지 보긴 해요. 웹툰같은 것도 보고 여러가지 검색해 보기도 하는데 저와 관련된 거는 전혀요.

-진구 씨 연기를 보면 어린 나이임에도 상대방 연기에 집중하고 섬세하게 리액션하는데 이런 건 연구인가요, 경험인가요? (디시 이용자 'ㅇㅇ')

경험은 아직 아닌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일일이 반응해 고개를 돌리고 이런 것까지 하는 건 아닌데요, 워낙 상대배우분들이 몰입력이 세셔서 실제로 몰입하다보면 나오는 행동들이에요. 연기할 때만큼은 캐릭터에 푹 빠지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럼 정말 캐릭터에서 빠져나오기 힘들텐데, 본능적으로 연기하시나봐요.

가끔은 본능에 따라서 할 때도 있어요. 예를 들어 '화이'에서는 여러가지 감정이 나오긴 하더라고요. 같은 신, 같은 컷을 찍을 때도 똑같은 감정으로 찍는 게 아니라 감독님께 계속 '감독님 이거 해볼까요?'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했어요. 그런 본능이 나왔던 것 같아요. 행동보다는 감정에 대한 본능이요.

-배우가 되려면 많은 감정을 가져야 해요. 좋은 감정도 있고, 나쁜 감정도 있는데 진구 씨는 아직좌절과 실패를 안 느꼈으면 하는 나이긴 해요.

아니오. 여진구로서 그런 감정을 느낀다면 굉장히 부담스러울 것 같지만 여진구가 아니라 화이라면 화이로서, 정우라면 정우로서, 훤이라면 훤으로서 그런 감정을 느끼니까요. 그 친구들이 얼마나 많이 힘들었을지는 많이 생각이 가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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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마의 16세라는 표현 알아요?

네. 그건 알고 있었어요.

-그게 두렵진 않았나요?

어… 사실 그런 생각을 할 여유는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많은 분이 제가 어떻게 커 나갈지 관심 가져주시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드리지만, 마의 16세를 그렇게 신경 쓰면서 넘어간 것 같지는 않아요.

-외모 변화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요?

외모 변화… 사실 외모를 많이 신경 안 쓰는 편이에요. 거울도 잘 안 보는 편이고요. (매니저를 향해) 맞죠? 하하하.

-목소리가 고민이라고 들었어요.

네. 변성기 때 고생을 좀 했었어요.

-마음고생? 아님 외적인 거?

심적인 것도 했었고, 외적인 것도 했었고요. 사실 목소리 때문에 슬럼프가 오기도 했었어요. 그렇다고 다른 분들처럼 거대한 슬럼프는 아니었겠지만, 힘들었어요. 원래 제가 하이톤이었는데, 목소리가 바뀌면서 변성기 때 남자친구들의 뭐라고 할까… 솔직히 듣기 싫은 목소리가 있잖아요? 그때 한창 제가 '자이언트' 끝나고 명가라는 드라마를 찍을 때였는데 목소리에서 감정 전달이 전혀 안 되더라고요. 소리를 질러야 하는 장면이데, 목소리가 자꾸 깨져서 나오다 보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극복은 어떻게 했나요?

저는 제가 제대로 극복을 했나 싶어요. 제가 사실 목소리 때문에 말도 잘 안 하고 지냈어요. '해를 품을 달' 때 바뀐 제 목소리를 처음 들었어요. '내 목소리가 바뀌었구나, 많이 낮아졌네'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사실 듣기 좋다거나 이런 생각은 전혀 못 했어요. 그나마 많이 부담을 덜 수 있었던 작품이 '해를 품은 달'이 아니었나 싶어요. 처음에는 되게 당황했어요. 목소리 때문에 슬럼프를 가지고 있었던 아이다 보니까 많은 분이 목소리 좋다고 하셔서 당황도 하고, '감사합니다' 해야 하는데 '제가요?' 이렇게 하고. (웃음)

-지금은 사람들이 목소리 좋다고 하니까 말할 때 목소리가 의식되지는 않나요? 괜히 어색하고. 떨리고. (웃음) (디시 이용자 'Y군')

사실 제가 말할 때 제가 듣는제 목소리는 높아요. 하이톤으로 들리거든요. 그래서 항상 상을 주러 나갔을 때나 인터뷰를 했을 때 영상을 보면 제가 놀라요. '내가 이렇게 말했나? 이런 발성을 했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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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과 목소리를 배우 여진구의 강점으로 꼽아주시는데, 본인은 그 두가지 외에 뭐가 강점인 것 같아요? (디시 이용자 'ㅎㅎ', '구야')

어… 저는 사실 제 강점을 잘 모르겠어요. 뭐가 있을까요?

-젊음? 하하하

하하하. 젊음 그거 괜찮은 것 같아요.

-앞으로 가능성이 많다는 거지요.

감사합니다. (웃음)

-학원물에 아직 나온 적이 없는데, '학교2013' 같은 작품에 나가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디시 이용자 'proper')

해보고 싶기는 해요. 재밌을 것 같아요. 또래 친구들과 연기하니까요.

-자꾸 어리다고 이야기해서 죄송한데, 진구 씨는공부와 연기도 병행해야 하고, 아직 자아가 확실히 정립되지 않은 사춘기라고 볼 수도 있어요.다양한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 그런 건 어떻게 해소하시나요? (디시 이용자 'ㅇ')

사실 진짜 감사드리는 게 뭐냐면 학교에서도 그렇고 현장에서도 그렇고 배려를 많이 해주세요. 공부에 대한 약간의 고민은 있기는 하지만 크게 '아, 큰일이다'라는 생각은 아직 안 드는 것 같아요.

-따로 과외 받고 그런 건 없어요? (디시 이용자 'duwlsrn')

인터넷 강의 들어요. 태블릿으로 볼 때도 있고, 집에서 시간 날 때 컴퓨터로 볼 때도 있고요.

-얼마 전에 인터뷰 보니 성적이 떨어져 고민이라고 하셨어요. 얼마나 많이 떨어졌길래. (웃음)

중학교 때는 자신 있게 '중상위권입니다' 그렇게 말할 수 있었는데, 하아… (웃음) 지금은 좀. 고등학교 올라와서 수준이 많이 높아졌더라고요. 사실 중학교 때는 공부를 틈틈이 하기도 했지만, 벼락치기의 영향이 컸거든요. 고등학교는 그게 한계가 있기는 있더라고요.

-지금까지 해왔던 역 중 애착 가는 캐릭터가 있다면요? (디시 이용자 'ㅇㅇ')

일단 제가 여태껏 했던 캐릭터들이 저를 한 단계씩 발전할 수 있게 해준 캐릭터라 다들 기억에 남는데, 굳이 꼽자면 아무래도 많은 분께 저를 처음으로 알렸던 '해를 품은 달'의 훤이라는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제가 지금까지 가장 힘든 시도이기도 했으면서도 가장 큰 경험을 얻었던 건 아무래도 '화이'였던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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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2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였네요. 배우 여진구 씨에게는.

네. 많은 경험을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 2년 사이에 많은 게 변했어요. 아역 배우에서 스타 배우가 되고.

하하하. 그렇나요?

-아이고, 왜 그러세요. (웃음) 유명세를 얻으면서 주변의 시선도 많이 바뀌었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그런 게 상처로 돌아왔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디시 이용자 'ㄷㄷ해')

아직까지는 많은 분이 좋게좋게 봐주시고 계신 것 같아요. (웃음)

-그런데 왠지 친구들이 키스신 다음날 엄청 장난쳤을 것 같아요. (디시 이용자 '찡구야~')

그런 것도 있긴 있었죠. (웃음) 다행히 친구들이 많이 그러지는 않았어요.

-친구들과 만나면 뭐 하고 놀아요? (디시 이용자 'ㅇㅇ')

운동 같은 거 할 때도 있고요, 어디 놀러 갈 때도 있고요. 그런데 저는 아직 친구들과 놀이공원을 가본 적이 없어요.

-자유로운 학창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어요?

사실 있죠. 있긴 있는데 제가 친구들과의 추억이 별로 없는 만큼 현장에서라도 얻으려고…. 하하하.

-'학교 2014' 해야겠네요. (웃음) 중학교 때만 해도 학교생활에 비중을 더 많이 둔 것 같은데 고등학교에 와서는 연기 쪽에 비중을 둔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세요. 일부러 그렇게 한 건가요? (디시 이용자 'ㅇㅇ')

아무래도 영화와 드라마가 같은 시기에 방영되다 보니까 많은 분께서 그런 생각을 하시는 것 같은데요, 사실 비중을 어디다 뒀다고 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저는 학교 자주다녔거든요. 1학기는 굉장히 잘 다녔어요. 2학기는 어쩔 수 없이, 요즘 촬영이 많아져서 예전보다 많이 못 나가고 있기는 하지만 학교 최대한 많이 나가려고 하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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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시기는 안 해요?

다행히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시기해도 저를 시기하는 게 아니라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팬인 여배우를 만났을 때 그때 시기와 질투를 하긴 해요. (웃음) 친구들에게 감사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아역 배우로서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고 말하는데,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디시 이용자 'ㄹㄹ')

많은 운이 따른 것 같아요. 많은 분이 아역에 관심을 가져주실 때쯤 제가 '해를 품은 달'을 하게 되었고, 연기에 변화를 주고 싶었을 때쯤 '화이'라는 작품을 만나게 되었고. 이런 식으로 커다란 행운들이 많이 찾아오지 않았나 해요. 감사드려요.

-왜 연기에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이미지 변신을 위해서 연기에 변화를 주고 싶은 것보다는 제가 많은 걸 하면서 연기를 바라보는 태도나 조금 더 연기에 깊이감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변화적인 캐릭터를 많이 하면서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어요. '보고싶다', '화이', '감자별'도 다 그런 케이스였어요.

-연기한 캐릭터 중에 이건 정말 몰입하기 힘들었다 하는 캐릭터가 있나요? (디시 이용자 'ㅇㅇ')

아직까지 그렇게 몰입하기 어려웠던 캐릭터는 없었던 것 같아요. 참 다행인 건 제가 만약 저와 비슷한 캐릭터를 만났다면 오히려 몰입하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 저를 그냥 보여드리게 될 것 같은데 아무래도 여태껏 했던 캐릭터들은 저와 약간씩 다르고, 비슷한 점이 있긴 있지만 다른 점이 많아서 그런 부분을 연구하다 보니까 그 캐릭터에 좀 더 몰입할 수 있었는데, 만약 저와 비슷한 캐릭터를 만난다면 그게 조금 오래 걸리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배우 생활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디시 이용자 'gg')

그거였던 것 같아요. 처음으로 제가 감독님과 캐릭터에 대해 연구해 그 작품을 잘 끝냈을 때 진짜 행복했어요. 그 작품이 '자이언트'였는데, '정말 이렇게 하는 게 맞나?' 하면서 했었어요. 그런데 많은 분이 칭찬 많이 해주시고, 잘 끝내서 그때 정말 행복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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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SBS

-그나저나 LG 트윈스의가을야구는 보셨어요? (디시 이용자 'ㅇㅇ')

사실 제가 아빠들과 '화이'를 하면서 야구를 처음 보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어디 팬이라고 이야기한 게 아니라 이번에 LG가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갔는데 오랜만인 만큼 우승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드렸는데, 제가 LG 어렸을 때부터 팬이라고 나와서 조금 당황하긴 했었어요. (웃음) 사실 저는 야구보다 축구를 좋아해요.

-어디 좋아해요?

바이에른 뮌헨 되게 좋아해요.

-축구 보러 유럽여행 갈까 생각은 안 해요?

가보고 싶기는 한데요, 아직은요. (웃음)

-보통 한국 축구팬들은 EPL을 보는 편인데 어떻게 분데스리가에 빠지셨나요?

그렇다고 해서 분데스리가에 푹 빠진 건 아니고요,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좋아해서 보다 보니까 뮌헨이 그나마 마음이 가는 팀이더라고요.

-좋아하는 선수는?

저 호날두, 메시 좋아해요. 으하하하하.

-하하하. 그러면 프리메라리가를 봐야죠.

그런데 이번에 저는 아스널이 눈에 띄더라고요. 외질이 들어가면서 뭔가 플레이가 살짝 바뀐 것 같아요. (웃음)

-요리사가 되고 싶었다고 들었어요. (디시 이용자 'ㅇㅇ')

워낙 먹는 걸 좋아해서요. (매니저들을 바라보며) 내가 먹는 거 이야기하니까 또 웃는다. 하하하. 뭔가 제가 만들어서 먹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을 좋아하시나 봐요. 연기도 그렇잖아요. (디시 이용자 'ㅇㅇ')

네. 재밌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항상 먹고 나서 뒤처리하기가 귀찮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엄마한테 혼나요. '먹었으면 치우라고' 그러면 '알았어, 치울게' (웃음)

-목소리가 좋으니 팬들을 위해 노래 한 번 불러보실 생각 없어요? (디시 이용자 'ㅈㄱ', 'proper', '구야')

기회가 된다면 노래 배워보고 싶기는 해요. 그런데 아직 그렇게 잘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워낙 잘하시는 분들이 많아서요. 민폐가 될까 봐. 하하하.

-기타를 배운다고 들었어요. (디시 이용자 'ㅇㅇ')

기타는 사실 놓은지 조금…. (웃음) 손이 너무 아파서요. 제가 사실 독학하려고 했었는데 힘들긴 하더라고요. 뭘 하나 시간을 두고 배우고 싶긴 한데 시간을 두고 배우고 싶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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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웃긴 질문인데, 치열이 가지런해서 부러운데 타고나셨나요? (웃음) (디시 이용자 'RE')

아! 부끄럽다. 으하하하하. 언제 또 이를 보셨대요? 네. 교정은 안 했습니다.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만큼 창피했던 경험이 있나요? (디시 이용자 'ㅇㅇ')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실수해서 넘어진다거나 이런 부끄러운 상황들이요.

-딱히 크게 실수한 적은 없었나 봐요. 약간 완벽주의자 성격?

그렇지는 않은데요, 연기에 있어서는 완벽해지고 싶은데 완벽해지기에는 아직 먼것 같아요. 평상시에는 약간 헤벌쭉해서 다니는 편이에요. 뭔가 떨어뜨리고 오고, 놓고 오고. 코디 누나들이 고생이지요.

-그래서 더 매력적인데요? (웃음) 작년에 처음으로 해외여행 다녀왔는데, 여행 또 갈 기회가 된다면 어디 가고 싶으세요? (디시 이용자 '여갤러1', '진구진구')

저는 예전부터 그리스 산토리니에 되게 가보고 싶었어요. 정말 예쁜 것 같아요. 가장 높은 데 올라가서 산토리니 동네를 보면서 멍하니 있어보고 싶기도 하고, 흰 집들이 많은 곳이다보니까 빨간 스쿠터를 타고 돌아다녀보고 싶기도 해요.

-혼자? 친구와?

혼자도 괜찮을 것 같고, 친구랑 가도 괜찮을 것 같아요. 유럽도 괜찮고 남미, 아프리카 쪽도 가보고 싶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10년 후 배우 여진구는 어떤 모습일까요? 우와, 부럽다. 10년 후인데 스물일곱이야. 하하하. (디시 이용자 'ㅇㅇ')

저도 10년 후에 제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요. (웃음) 그냥 연기에 빠져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보다 연기에 진지한 태도로 임했으면 좋겠고요. 커다란 유명세나 이런 걸 바라고 있지는 않아요. 연기를 잘 할 수 있는 배우가 되어가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여기서 연기 더 잘하면 지구 폭발하는 거 아닌가요?(웃음) 긴 시간 수고많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영상 인사말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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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영화 홍보와 드라마 촬영 스케쥴로 늦은 시간 본인과 마주앉은 여진구에 괜히 미안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행이도 큰 눈을 초롱초롱 반짝이며 '무슨 질문을 할까?'라는 듯 상기된 듯한 표정의 그를 바라보자 마음 한편으로 안심이 되기도 했다.

직설적으로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그와의 인터뷰는 참 재밌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서 재밌었던 것도 있지만, 그의 표정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 넘쳤다. 굳게 다문 입으로 조심스럽게 연기에 관한 질문을 듣고, 짙은 눈빛으로 자신의 생각을 천천히 말하는 그의 모습은 세상 그 누구보다도 진지했다.

하지만 학교생활과 미래에 대한 질문을 할 때면 다물어졌던 입은 하트 모양이 되고, 마치 금방이라도 두둥실 떠오르는 듯한 가벼운 눈빛으로 바뀌었다. 목소리도 한 톤 높아지고, 손동작도 커지고. 딱 열일곱 살 남고생이다. 두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었다는 건, 그가 그만큼 매순간 솔직했다는 뜻일 테니 나에겐 행운이고, 고마움이다.

영화 '화이'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는 대부분 '여진구'라는 인물에 집중돼 있었다. 타이틀롤이라는 성격도 그렇지만, 보는 이들이 그가 보여준 엄청난 연기력에 몰입되었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어느 정도 자신의 능력에 자신감을 갖고 기쁨을 드러낼 만했지만, 여진구는 단 한 번도 자신의 덕으로 돌리지 않았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모든 사람에게 감사해 했다. '아, 이래서 누나를 자처하는 팬들이 그를 진구 오빠라고 부르는구나' 싶다.

어머니, 제 방에도 은팔찌 하나 마련해야 할 것 같네요. 철컹철컹.

사진 = H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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