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시청률 35%라는 종편 역사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살아있는 전설이 된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 연령과 장르를 파괴하고 말 그대로 트로트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이 모여 경연을 펼친 이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말해주듯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되어 전국을 미스터트롯 열풍에 휩싸이게 했다. 그 결과 우승자인 임영웅뿐만 아니라 결승에 진출한 7명은 가는 곳마다 함성이 쏟아져 나오는 슈퍼스타가 되었고, 다른 참가자들도 무대 위에서 자신의 스타성을 유감없이 펼치며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게 되었다.
신인선 역시 그런 참가자 중 한 명이다. 4분이 안 되는 짧은 곡이지만 그 안에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넣어 하나의 작품을 보는 듯한 무대를 펼쳤던 그는 주목받지 못했던 참가자에서 퍼포먼스 장인으로 거듭났다. 게다가 에어로빅, 삼바 등 이름처럼 신선한 퍼포먼스에 탄탄한 가창력은 회가 지날수록 더욱 단단해졌다. 이 때문일까. 불과 석 달 전 TV조선 외에는 얼굴 보기 힘들었던 그는 이제 다른 방송사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종횡무진하고 있다.

<프로필>
이 름 : 신인선
생년월일 : 1991년 7월 3일
데 뷔 : 2019년 '남자의 술'
- 음 반
2019년 : 남자의 술, 사랑의 빠라빠빠
- 공 연
2016년 : 현의 노래
2017년 : 적벽, 투란도트, 크리스마스 캐롤, 행주대첩
2018년 : 다이노코어 시즌2 - 전설의 시작, 강빈의 사랑
- 방 송
2020년 : 미스터트롯(TV조선)
-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신인선한 가수 신인선입니다.
- 저희 쪽에 미스터트롯 갤러리(이하 미트갤)라고 있는데 혹시 방문하셨나요?
아직은 방문 안 했고요, 예전에 뮤지컬 할 때 연극, 뮤지컬 갤러리 많이 봤어요.
- 미트갤 한 번 가보세요. 이용자분들이 참가자들을 모두 아끼시더라고요.
와, 감사합니다. 눈팅 해볼게요. 저는 미트갤이 따로 있는 줄 몰랐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 미스터트롯 출연 계기가 있다면요?
뮤지컬 배우가 트로트 가수를 한다는 것은 큰 도전이라는 생각은 개인적으로 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안 보실 수도 있어요. 사실 저한테 관심도 없으셨고. (웃음) 팬덤도 없었고요. 뮤지컬 좋아하시는 분들은 많이 아시겠지만, 뮤지컬 배우들은 오디션을 많이 봐요. 일 년에 60번, 100번 봐요. 저는 미스터트롯 오디션도 그냥 오디션이라서 일단 넣었어요. 또 제가 트로트 가수로서 앨범도 냈었고. 사실 '김성주 아나운서님 얼굴만 보는 것만으로도 이건 대박이다' 했어요. 어쨌든 되든 안 되든 서류는 일단 넣으니까. 저 서류만 떨어진 것도 100번 정도 되거든요.
내가 유명한 트로트 가수도 아닌데 되겠나 생각을 했어요. 미스트롯 보니까 다 활동하시는 분들이고, 무명생활 10년 이상 하신 분들이 올라가시는데 내가 되겠나 생각했는데 동영상을 잘 봐주셨는지 제작진분들이 연락을 주시더라고요. 신청 계기는 단순해요.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요? (웃음) 그냥 오디션 넣는 게 제 버릇이고 습관이었어요.
- 가슴이 아프네요.
저 진짜 배고프게 살았어요. 부모님께 손 벌리는 거 정말 싫어서 고깃집 알바도 하고, 공사장에서 알바도 하고 그랬어요. 공연이 있으면 알바처 선생님께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공연 가고. 단기 알바하며 살았었죠. 그리고 계속 운동만 했던 것 같아요. 준비하는 거죠. 준비된 사람만 뽑는 게 프로의 세계니까요. '저 합격하면 운동해서 살 뺄게요' 이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1일 1식도 1년 넘게 했죠. 그렇게 살다가 '미스터트롯도 뭐 되겠어?' 하고 이력서 넣었는데 연락이 왔어요. 펑펑 울었어요. 드디어 한 번 방송에 나가보는구나. 10년 만에.
- 게다가 전작이 엄청나게 히트한 작품이기도 하고요.
솔직히 말해서 트로트가 이렇게 판이 커질 줄 몰랐잖아요. 저는 정말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미스트롯 누나들이 판을 키워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그래서 미스터트롯이 나온다는 생각을 못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남자 트로트를 한다니까 놀랐죠.
- 트로트 가수분들 정말 많더라고요.
신인인데 안 알려진 분들이 엄청 많아요.
- 한 줄기 빛 같은?
저도 깜짝 놀란 게 대기실 들어갔더니 다 선배님들이고, TV에서 봤던 사람들이고, 활동할 때 보신 분들이시더라고요. 선배님들도 저를 여기까지 어렵게 올라왔던 사람이라고 인정을 해주시니까 '인선아 고생했다', '인선 씨 고생하셨어요' 그러시더라고요. 그분들도 프로그램을 호락호락하게 생각 안 하셨어요. 연대감이라고 해야 하나? 그게 좋았어요. 저희는 패밀리. 처음부터 그랬어요.
- 경연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다큐였죠. (웃음)
- 참가자들끼리 '너 잘되면 좋겠다' 이런 분위기가 느껴졌어요.
윈윈이었어요. 민호 형, 영탁이 형 필두로 '우리가 다 같이 잘 돼야 시청률도 잘 나오고 다 같이 뜨는 거다' 하셨고요. 자기가 준비한 거만 잘하면 된다, 떨어지고 붙는 건 운이다, 자기가 준비한 것만 잘하자, 실수만 하지 말자 다들 그러셨죠.
- 이 프로그램이 좋았던 건 떨어지신 분들이 웃으면서 나가시더라고요.
저희 분위기가 그랬어요. 오히려 붙은 사람들이 울었죠. 미안하니까요. 다 같이 잘했는데 나만 붙고 얘만 떨어지니까. 잔인한 데스매치 순간에서도 그랬어요. 마지막에 영탁이 형도 그랬어요. 제가 7대 3으로 졌는데, 제가 아예 떨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나중에 점수를 봐야 하니까. 그런데 영탁이 형이 미안했는지 표정도 안 좋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저는 세 명에게 선택받은 것만으로도 감사했어요. 그런 분위기가 있었어요. 붙은 사람이 미안해하고 떨어진 사람들이 우쭈쭈 하며 더 높이 올라가라 그러고. 그런 훌륭한 작품에 제가 참여한 거죠.
- 녹화장 갔을 때 '이분까지 여기 나올 줄 몰랐다' 하는 참가자가 있다면요?
무조건 장민호 형이죠. '얼마 전에 해피투게더에서 봤던 사람인데, 유재석 선배님, 설운도 선생님, 송가인 선배님과 같이 예능에서 토크하시던 분이 나오시다니' 했죠. 그런데 사실 다 그랬어요. 저로서는 다 선배님들이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팬텀싱어' 같은 경우는 숨어 있는 보석들을 많이 찾아냈잖아요. 유명하신 분들은 마스터로 계시고. 저는 그게 익숙했어요. '슈퍼스타K'도 그렇잖아요. 그런데 숨어있는 분들이 아니라 활동하고 계신 분들이 나오는 거예요. 신성, 영웅이, 영기 형, 영탁이 형도 나오고. 그게 신기했어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오는 곳이구나. 저같이 아예 신인도 있고, 이름도 못 들어본 사람도 있고, 아예 대선배님도 있고. 그분들이 다 똑같은 대우를 받으며 있는 자리니까 저로서는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죠.
- 그분들이 오히려 더 부담스러웠겠어요. 잘 해봤자 본전이니까.
저도 그랬어요. 저도 데뷔한 지 1년도 안 된 신인인데 앨범 냈다고 현역부로 들어갔어요. 그럼 다른 조 분들은 저를 현역으로 보실 거 아니에요? 그분들은 가수가 아니셨던 분들이니까요. '저 친구도 트롯가수 활동을 했겠구나' 이렇게 보실 테니까. 그게 부담스러웠어요. 신인인데, 어떻게 보면 저도 타 장르에 있다가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현역의 위엄을 지키느라 어려웠죠. '댄싱퀸' 준비할 때도 부담스러웠어요. 형들 따라가야 하고, 잘하는 모습 보여줘야 하고 혹여나 형들에게 가리거나 내가 잘 못 해서 형들 얼굴에 먹칠할까 봐. 저는 그랬어요. 아무래도 막내니까요.
- 퍼포먼스 멋있다고 칭찬 많았잖아요. 퍼포먼스는 신인선이다.
감사하게도 그렇게 말씀해주셨어요.
- 퍼포먼스 준비에 얼마 정도 시간을 보냈나요?
정말 10시간씩 준비했고, 밥을 아예 못 먹었어요. 움직이면 배 아프잖아요. (웃음) 몸 털면 배 아파요. 하하. 삼바나 에어로빅할 때는 뛰어야 하는데. 그래서 연습 끝나고 식사를 했어요. 아침부터 못 먹고 운동하다가, 저는 너무 힘들어서 운동한다고 해요. 거의 스포츠를 했죠. (웃음) 끝나고 먹으려고 하는데 힘이 없어서 못 먹고 자고. 계속 그렇게 생활하니 살도 쏙쏙 빠졌어요. 준결승 올라가면서 제 얼굴이 작아져요. 먹을 거 먹어가며 해도 살이 빠지는 거예요. 땀이 정말… 제가 아쉬운 게 없었는데 마지막 삼바의 여인 준비할 때 제 연습 영상이 안 나와서 조금은 아쉬워요. 제가 열심히 하는 모습 촬영한 영상이 많았는데 편집이 되어서요.
- 체력적 부담이 힘들었나요, 정신적 부담감이 더 힘들었나요?
둘 다 힘들었어요. 사실 뮤지컬 배우들 옛날부터 텐투텐하고 그래서 제가 이렇게 연습할 수 있다고 봐요. 저 같은 분이… 태주 형도 운동했던 분이고, 대원이 형도 운동하던 분이라 저와 잘 맞았고. 희재도 아이돌 준비하면서 춤 많이 췄었고, 군인 마인드가 있으니까 열심히 하더라고요. 제가 그래서 기부금 팀 미션에서 셋을 뽑았어요. 저 따라올 수 있는 사람만요.
뮤지컬 배우 할 때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노래하고 춤추다 보니까 저는 그게 익숙해져서 그런지 제가 계획하는 것들이 실제로 되더라고요. 그런데 천재지변으로 작가님들이 '인선 씨 경기 에어로빅을 했으면 좋겠어요, 폴댄스도 정식 폴댄스를 했으면 좋겠어요. 삼바도 우리가 흔히 아는 삼바가 아니라 진짜 브라질 전통 삼바를 했으면 좋겠어요' 하시더라고요. 시작한 김에 다 뽑으시더라고요. (웃음)
- 아니, 뭘 그렇게 요구하셨나요. 하하하.
사실 제가 처음에 그렇게 이야기를 했죠. (웃음) 그런데 막상 안 되더라고요. 배워본 적도 없고. 그리고 에어로빅이나 폴댄스, 삼바는 노래하면서 할 수가 없어요. 몸을 떠는데, 그럼 음정이 떨리고. 그런데 노래하는 프로잖아요. 처음에는 살살 했어요. 그런데 작가님들이 '인선 씨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해주시면 안 돼요?' 해서 '연습해 올게요. 저만 믿으세요. 걱정하지 마세요. 열흘만 시간 주세요, 일주일만 시간 주세요' 했죠. 연습에 터치하지 말라고 부탁드리고 혼자 했죠.
- 저는 진짜 궁금했던 게 에어로빅할 때 뒤에서 함께 하시던 분들.
어우 우리 회원님들. 댄서 누나들. 저는 댄서님이라고 해요.
- 그리고 삼바 추실 때 줄리아, 굴나라 님. 다 직접 섭외하신 건가요?
제가 자료를 많이 봤어요. 굴나라 님은 댄서 활동을 10년 넘게 하신 분이라 제가 특별히 TV조선에 부탁을 했어요. 전문적으로 10년 이상 삼바 추신 분이 필요하다고요. 우리나라 댄서 중에 전통 삼바 추시는 분이 없대요. 다 라틴댄스 하시는 분들이라고. 브라질에서 모셔와야 한대요. 그런데 마침 줄리아, 굴나라 님이 브라질에서 배워오셨고, 삼바만 10년 하신 분들이라고 하더라고요.
- 섭외 과정 궁금하다고 질문하신 분이 계세요. (디시 이용자 '인선깅♥')
그때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작가님들도 많이 수소문하고요.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건 아니고요, 삼바 하면 그 두 분이 유명하더라고요. 팀이 있는데, 우리나라 분이 만든 팀이지만 댄서분들은 외국 분들. 유명한 팀이 있더라고요. 부탁을 드렸죠. 에어로빅 선생님 같은 경우는 심헌식 단장님이라고 모스트 하모니 팀원이 있는데 저희 미스터트롯 춤 다 해주시는 분이세요. 단장님 친구가 에어로빅 강사님이래요. 정말 친한 분이시래요. 제가 에어로빅을 한다고 하니까 단장님이 신기해하시며 '내 친구 소개해줄게' 해서 갔는데 제가 원하는 어머님들이 계시더라고요. 진짜로요.
- 어머님들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웃음) 어머님들 다 신인선 씨 팬 되었겠어요.
우리 집 옆 분식집 이모와 정말 똑같이 생기신 영자 이모도 계시고 박진영 이모님도 계세요. 이름도 맘에 들었어요. 40~60대였는데 제일 나이 많으신 분이 61세이시고 제일 어리신 분이 45세였어요. 저는 그게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정말 운동을 즐기시는 분들. 금상첨화라고 해야 하나. 바로 하자고 했어요. 성격도 정말 밝으시고요. 그런데 그분들도 에어로빅을 10년 이상 하셨대요. 하하하. bpm 180에서 한 시간 동안 추시는데 동작을 안 까먹고 추시더라고요.
- 계속 느끼는 건데, 신인선 씨 시각이 독특해요.
맞아요. 제가 흔히 말하면 똘아이라고, 제가 똘기가 넘쳐요. (웃음)
-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가정환경, 가정 교육이 그랬어요.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살다 보니 보는 눈이 좀 깬 것 같아요. 책 읽는 거 좋아하고 옛날 영화 보는 거 좋아해요. '밀드레드 피어스'라고 누아르 장르의 최초 영화가 있어요. 저는 최초 이런 거 좋아해요. 그때부터 누아르 장르를 봤어요. 원테이크의 시초인가 그래요. 그리고 여자가 주인공인 시초의 누아르 영화. 그런 것에서 제가 소스를 따오는 거 좋아해요. 이게 처음이래, 이 영화는 뭐에서 처음이었대, 조지 클루니가 처음 찍은 영화래 그럼 다 모으는 거예요. 아, 이래서 처음이구나. 그러면서 시각적인 게 다양하게 퍼졌어요. 그건 저희 어머니가 강조하신 거예요. 뭐든지 보고 느껴야 한다고요.
- 내가 이걸 했는데 이미 다른 사람이 전에 했어. 기분이 안 좋으신가요. (웃음)
안 좋지는 않아요. 오히려 자극을 받죠. 그래서 똑같은 걸 다르게 하려고 해요. '삼바의 여인'도 과거 다른 분들의 편곡이 많았어요. 다른 분들 하시는 거 보면 첫 부분 천천히 하다 나중에 분위기 빰빰빠 끌어올리고 그러시더라고요. 저는 그걸 보면서 '이 사람들과 어떻게 다르게 할까'를 생각하는 거예요. 같은 걸 하는 게 아니라 어차피 편곡 방향은 비슷하니까 거기에 '신사 숙녀 여러분, 레이디스 앤 젠틀맨' 이걸 넣었어요. 전에 했던 사람들과 다르게. 앞 사람들이 열정 넘치는 라틴 삼바라면 나는 아무도 하지 않은 브라질 삼바, 춤추면서 노래할 수 없는 비트를 해야지. 단장님이 이렇게 떠는데 어떻게 노래하냐고, 인간이면 못한다 그랬어요. 저도 마지막 날까지 안되었고요. 그런데 무대 올라가니까 되더라고요. 신기한 게 가수는 무대 올라가면 돼요. 그게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서 하루에 10시간씩 연습했던 것 같아요. 러닝머신 위에서 뛰면서 노래했어요. 남들이 안 해본 걸 제가 시도해보는 거죠. 같은 걸 하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그렇게 머리를 짜내는 데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거죠.
- 노래를 원곡자 앞에서 부르잖아요. 저는 못할 것 같아요.
처음에 설운도 선생님이 코치를 해주셨어요. '인선 씨 그렇게 부르면 안 돼! 찍으란 말이야, 삼바의 라인과 리듬은 그게 아냐'. 제가 생각한 삼바 느낌과 선생님이 알려주신 게 너무 다른 거예요. 그리고 저는 설운도 선생님이 채점 안하시는 지 몰랐어요. 그거 미리 알았다면 어차피 채점 안 하는데 내 맘대로 할걸. (웃음) 저 고민 엄청했어요. 설운도 선생님의 호평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야 방송에서 잘 나올 텐데,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도 소스로 넣어야 할 텐데. 그리고 과하지 않은 바이브레이션을 강조하셨어요. 그런데 제 스타일은 과한 바이브레이션에 영탁이 형처럼 시원하게 부르는 건데. 어떻게 적당히를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죠. '모 아니면 도' 해서 저는 제 식대로 했어요. 어차피 퍼포먼스는 내 것이니까요. '삼바의 여인'을 하면서 설운도 선생님처럼 노래하지 못할 바엔 신인선처럼 하자는 선택을 했고, 그렇게 계속 해왔고요. 그래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아, 선생님 앞에서 노래해야 하는데. 그런데 기립박수 쳐 주시고 하시는 모습 보고 울컥했어요. 내 방향이 맞았구나.
- 그 곡 말고도 댄싱퀸, 사랑아, 또 만났네요 다 원곡자 앞에서 불렀는데, 어떤 노래가 가장 부담되었나요?
부담된 건 '사랑의 재개발'이요. 조영수 작곡가님이 계셨으니까. 제가 중간에 다른 노래를 넣었잖아요. 작곡자에 대한 모욕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걸 기발하게 편곡 잘했다고 직접 말씀해주셔서 그 이후로 저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아, 신인선 스타일로 하면 되는구나.
- 그 전엔 자신감이 없었나요?
없었어요. 저는 팬덤도 없었거든요.
- 많았을 것 같은데.
무대 위에서는 연기했죠. 끝나자마자 저 긴장한 모습 보셨죠? 그래서 장윤정 마스터님이 엄청 웃으셨잖아요. 저 진짜 긴장한 거였어요. 내가 무대를 어떻게 했지? 반 미쳐서 했어요. 어떻게 하면 제대로 할까, 내가 준비한 대로 잘했나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그거 고민하는데 웃으셔서 '어? 왜 웃으시지?' 그랬죠.
- 일부러 긴장 풀어주려고 크게 웃어주신 거 아닐까요?
그럴 수도 있지요. 우쭈쭈 해주시려고. 그런데 진심으로 웃으시던데요. 마이크 안 잡고 진심으로 웃으시다가.
- 저는 그런 느낌이 들었거든요.
제가 에어로빅하고 끝났잖아요.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어요. 웃겨서. '쟤 돌았나 봐' 이러셨거든요. (웃음) 그때 김성주 님이 제가 뮤지컬 배우 출신이라고 처음 이야기하셨어요. 김준수 마스터님이 놀라시더라고요. 뮤지컬 배우야? 다들 쟨 뭐지 이러면서 쳐다보시더라고요.
- 뮤지컬 배우가 트로트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의외예요.
대외적으로 안 알려져서 그렇지 겸업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뮤지컬이 많이 힘들다 보니 다른 쪽으로 전향하시는 분도 계세요. 영화배우 하시는 분도 많고, 트로트가수도 은근히 있어요. 뮤지컬 배우 중에 김호영 선배님도 앨범 내셨고요. 앨범은 많이 내세요. 활동을 하시지는 않더라고요.
- '도대체 신인선은 왜 점수를 많이 받냐' 누가 댓글을 달았는데 답글로 '퍼포먼스', '공연을 봐봐' 이렇게 달리더라고요. 퍼포먼스가 압도적이라 점수가 높다고 설명하시더라고요.
제가 몸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뭣도 없고, 잘생긴 것도 아니고, 키가 엄청 큰 것도 아닌데. 남들이 하지 않았던 것을 점수로 받았다고 생각해요. 그걸 대중화시켰다고 해야 하나? 에어로빅이라는 것도 사실 묻혀 있었잖아요. 줌바댄스, 다이어트 댄스, 스트레스 푸는 거, 예전에 유재석 선배님 가르쳤던 할마에 선생님…. 이 정도가 대중 이미지였는데 제가 다시 부흥해 드린 것 같아요. (웃음) 얼마 전에 카페에 앉았는데 한 남자분이 사진 찍자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팬이라고. 그래서 진짜 팬인가 했는데 SNS DM으로 사진을 보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그 계정 들어가서 봤더니 그분이 줌바댄스 강사분이시더라고요. 해외 가서 에어로빅 가르치시는 분. 그런 분이 저한테 너무 팬이라고, 감사하다고, 인선 씨 덕분에 에어로빅이 활기를 다시 찾은 것 같다고, 덕분에 본인도 행사가 늘었다고 하시더라고요. 미스터트롯에 나간다는 것은 저 혼자만의 일이 아닌 거예요. 어딘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항상 조심해야 해요. 그리고 뭘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해야 해요. 그래야 그 업종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요. 영웅이도 정통 트로트 할 때 선배님이나 자신이 부른 노래에 피해가 안 되게 연습을 많이 해요. 저도 원래 그 퍼포먼스를 했던 분들에게 피해가 안 가게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책임감을 가지고 했죠.

- 시청률이 이렇게 높을 거라고 예상했나요?
아뇨. 전혀요.
- 참가자들 사이에서 시청률 너무 높아 부담스럽다고 하지는 않았나요? 정도껏 높아야지 종편을 넘어 역사를 썼잖아요.
'우리가 송가인 누나만큼 해야 하는데, 그래야 시청률이 높게 나오는데 어떡하지?' 그런 건 있었어요. 또 사실 남자가수의 매력은 아이돌 분들이 많이 보여드리고 계셔서 이걸 트로트로 어떻게 보여드려야 하나, 과연 좋아하실 까 고민했어요. 보통 예능은 2030, 10대들이 보고, 팬덤도 그렇잖아요. 어머님들이 밤늦게까지 TV를 보실까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보시더라고요. 어떤 회사는 미스터트롯 방영 다음날 10시까지 출근하라고 하셨대요. 원래 8시, 9시 출근인데 금요일에는 10시 출근하신다고.
- 저희 아버지도 스마트폰을 잘 모르시는데, 문자 어떻게 보내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웃음)
카카오톡 이번에 시작하신 아버님도 계시더라고요. 19번 좀 틀어봐라. (웃음) 그렇게 어머님 아버님들이 좋아해 주시니까 옆에서 보던 손자손녀들, TV도 모르는 아이들이 저를 좋아해 주더라고요. 저보고 싹다 삼촌, 싹다 아저씨래요. (웃음)
- 노지훈 서른 하나, 임영웅 서른인데 동원 군이 이 둘은 형이라고 부르죠? 그런데 신인선 씨와 김호중 씨는 서른인데 동원 군이 삼촌이라고 부른다면서요. 불만 없나요?
아유, 뭐라 했죠. '왜 영웅이만 형이야, 영웅이 1등이라 형이야?' 그랬더니 '아니~ 아니에요~' 하하하. 첫인상이라는 게 있대요. 처음에 딱 보면 형과 삼촌이 나뉜대요. '영웅이가 나보다 나이도 많고 생일도 먼저야' 했는데 그래도 영웅이 형은 형이래요. 태주도 삼촌이라고 하고. 어른스럽대요. 약간 삼촌 느낌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 깨방정은 또 많이 어필하셨잖아요. (웃음)
'이런 거 안 보여?' 하며 제가 방정 떨고, 또 동원이가 옆에 와서 그걸 따라 해요. '그럼 이제 형이라 하는 거야?' 그러면 '아니요. 삼촌이요' 해요. 첫인상이 삼촌이면 삼촌이래요.
- 조카 같아요?
동생 같은데. (웃음) 제 조카가 지금 6살이거든요. 동원이는 14살인데. 동생 같아요. 그리고 어른스럽고.
- 혹시 동원 군이 신인선 씨보다 더 어른스러운 건 아니에요?
음, 그건 아니에요. (웃음) 이제 신체의 변화가 생기는 나이라 그런지 그런 걸 질문하더라고요.
- 인상 관련해서.
아, 조합장.
- 네. 나잇대가 있어 보인다.
그때는 또 화장이 그렇게 됐어요. 번져가지고. 이틀 밤샜거든요. 저는 그런데 좋은데요? 새로운 걸 붙여주실 때가 정말 좋아요. 7번에서 1번으로 올라온 경주마 같다, 조합장이다, 얼굴이 트로트 가수의 조건이다, 생긴 게 트로트 가수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방송에는 안 나왔지만, 박명수 마스터님이 '신인선 씨 얼굴 좀 봐봐요' 해서 제 얼굴을 클로즈업했어요. '완전 트로트 하게 생겼어요' 하시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아무렇게 들리는 게 아니라 저만의 뭔가가 있다는 거잖아요. 제 색깔이라는 게 생겼다는 거에서요.
- 와, 긍정적이다.
무조건이죠. 악플 보고도 '나 이렇게 관심받는구나' 하고 좋아해요.
- 약간의 관종?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살았는데요. 뭐. (웃음)
- 최종 순위가 9등이었어요. 아쉽진 않나요? 7등까지 결승 올라가니까.
올라갔으면 좋았겠지만, 저한테 부정적인 영향은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떨어지고 붙고 문제가 아니라 제가 영탁이 형과 준결승 한 게 잘한 것 같아요. 안 그랬으면 '또 만났네요'라는 작품이 안 나왔을 거 아니에요? 제 아이디어도 안 들어갔을 거고, 누가 그렇게 하겠어요. 또 영탁이 형과 유쾌하게 하고. 제 목소리 컬러도 영탁이 형이랑 제일 잘 맞아요. 그리고 제일 친해요. 준비하면서 트러블이 한 번도 없었어요. '삼바의 여인'과 '또 만났네요' 이걸 2주 반 동안 같이 준비해야 하잖아요. 그거 언제 준비해요, 그래서 저는 마음에 맞고, 툭하면 톡 하는 사람이 좋았어요. 두 개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래야 했고요. 또, 시너지가 있잖아요. 영탁이라는 네임벨류를 신인선이란 동생이 살짝 가져가는. (웃음) 제가 영탁이 형을 잘 따라갔어요. 너무 다행이었죠. 노래 잘하시는 영탁이 형이라 내가 가려지진 않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잘 따라가고 배우고 싶었어요. 그런데 진짜 그 무대 준비하면서 성장 많이 했어요.
- 참가자 중에서 이 사람 무대를 보면서 되게 많은 걸 배웠다 하시는 분이 있다면요.
일단 노력하는 모습은 영기 형에게 배웠어요. 그렇게 몸이 아팠는데… 제가 진성 선배님을 좋아하는 몇 년간의 아픈 걸 이겨내시고 다시 나오셨잖아요. 아픈 와중에서도 행사를 다니셨더라고요. 얼굴이 아프신데 '진성이 돌아왔습니다' 이러시고, 음정 하나 안 낮추시고 힘내 노래하시고. 정말 멋있었어요. 그런 것처럼 영기 형도 합숙하다가 중단하고 올라가고, 몸에서 피 나오고 그랬어요. 수술한 뒤 한 달도 안 되어 오디션 보신 거니까. 영기 형이 보여주는 끈기가 정말 보기 좋았어요. 그리고 무대를 대하는 태도는 댄싱퀸 형들한테 많이 배웠어요. 자기가 이름이 있든 말든, 나이가 많든 동생들과 같이 하는데 지치지 않고 춤추고 노래하시고. 오히려 편곡도 동생들 위해서 책임지려고 하고, 올 하트를 받기 위해 노력하시더라고요. 민호 형이 맏형으로서 너무 잘해주셨어요. 보통 남자들이 나이 많고 제일 선배이면 꼰대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그러는데, 민호 형은 정말 1도 없어요. 어떻게 저런 천사가 있지? 저런 형이 어떻게 아직도 결혼을 안 했지? (웃음) 영탁이 형도요. 저렇게 따스한 형들인데 여자친구가 왜 없을까.
- 요즘 보면 미스터트롯 참가자 분들 팬덤이 아이돌 팬덤 같은 모습이에요. 실제로 팬덤이 늘었죠?
맞아요. 저도 SNS 활동 인사이트를 보면 대부분 10대에서 30대 분들이시더라고요. 80% 이상이.
- 10대가 볼 줄은 생각도 못했죠?
그렇죠. 진짜 신기한 게 제가 오촌 조카가 있어요. 초등학교 4학년인데, 직업이나 진로 상담할 때 신인선이 되고 싶다고 하는 애들도 있고, 에어로빅 강사 되고 싶다는 애들도 있었대요. 초등학생한테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 DM으로 '우리 아이가 인선 씨 팬이에요'라고 연락 오고. 아이가 제 얼굴 그림 그렸다고 찍어서 보내주시거나 그런 게 많아요. 신기해요.
- 받아 본 메시지 중 이거 진짜 감동했다 하는 건요.
찰흙으로 제가 에어로빅하는 모습을 만들었어요. 초등학생인데 되게 잘 만들었다더라고요. 옷도 파란색에 머리띠까지 하고 손바닥만하게 만들었더라고요. 빨리 굿즈를 만들어야겠어요. (웃음)
- 팬덤 층이 바뀐 거 아닌가요. 동원 군은 이모가 많던데. 하하하.
저는 미래에 제가 한 4~50살 되면 그때! 그때 한 잔 사드려야 할 것 같아요.
- 조카가 자랑하고 다니겠어요. 우리 삼촌이 신인선이야.
약간 부담스러운 건 '우리 반 애들이랑 다 맞팔해주세요' 그러더라고요. (웃음) 수업 중에 갑자기 영상통화가 와요. 저는 아침에 자고 있는데. (웃음)
- 젊은 층 이야기를 한 이유가, 젊은 10대 20대 팬들이 많은데 이 시절을 지나온 선배로서 한마디 해달라는 질문이 있었어요. (디시 이용자 'ㅇㅇ')
저는 남다른 가정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보고 살았어요. 그런 게 어렸을 때부터 훈련이 잘 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것이 다르더라고요. 저는 학생회장도 여러 번 했었고, 리더십도 강해서 정치외교학과에 붙었을 때 그쪽으로 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아버지(前 국회의원 신기남) 아들이기도 하고. 그런데 너무 하고 싶은 게 노래인 거예요. 어렸을 때부터. 큰아버지(가수 故 신기철) 영향도 있었고, 무대미술가였던 고모 영향도 있었고요. 결국 제가 아버지와 싸우고 집 나가서 서울예대에 들어갔어요. 몰래 준비했죠.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거 사이를 잘 조절해야 할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인생을 허비하게 돼요. 저도 어차피 트로트가수 할 거면 동원이처럼 할 수 있었을 거 아니에요. 더 실력도 늘었을 거고, 더 잘할 수도 있고, 팬덤도 빨리 늘었을 텐데.

저는 20살 때 예체능을 시작했어요. 연기부터 차근차근 배우기 시작해 서른 살이라는 나이에 늦게 뜬 건데, 지금 서른 살이신 분들 보면 이미 전에 활동이 꽤 있었을 거예요. 대원이 형도 그렇고 희재도 그렇고 아이돌 준비했던 시절이 있어 지금 이런 내공이 있는 거고요. 저는 그런 분들에 비하면 실력이 한참 안 되죠. 저는 아이디어와 퍼포먼스로 여기까지 올라온 건데,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조화를 잘 이뤄서 20대를 잘 보내야 할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시절이 있으니까 아이디어가 잘 나온 거라고 생각해요. 요즘에는 '너무 늦게 시작한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 안 해요. 부모님이 이렇게 키워주셨으니까 똘끼 넘치는 신인선이 나오지 않았나 해요.
- 삐뚤빼뚤 가는 것 같아도 결국은 앞으로 간다잖아요.
맞아요. 그리고 삐뚤빼뚤 가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거고, 영양분이 돼요. 옆길에서 석유가 터질지도 모르잖아요. 왔다 갔다 해야죠. 제가 어릴 때부터 직진이었다면 학생회장도 못 했을 거예요.
- 요즘 행사가 좀 적어서 아쉽기는 하죠?
그래도 인터뷰 많이 불러주시고, 방송국에서 많이 불러주세요. 다행히 예능도 출연하고, 얼마 전에 편스토랑도 찍었어요.
- 출연한 방송 중 인상 깊었던 게 있다면요?
전 첫 토크쇼가 '비디오스타'였어요. 좀 인상에 남죠.
- 정말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저예요. 노력한 게 없었어요. 놀다 오면 된다고 하셔서요. 저는 잘생기게 나오는 거 이런 거 신경 안 써요. 카메라가 어디 있든 놀이터처럼 막 놀았어요. 카페에서 사람들과 놀듯이, 미스터트롯 사람들과 대기실에서 놀듯이 놀았죠. 영기형이랑 저랑 같은 동네 출신이라 영기형이 받아 주는 대로 놀고 그랬죠.
- 미스터트롯 전과 후를 비교해서 스케줄이 몇 배 정도 늘은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하기 전이 거의 0이라… 1은 있었겠네요. 저를 좋아해 주시는 뮤지컬 팬분들도 계셨으니까. 1에서 99가 된 것 같은 느낌? 저는 앞으로 더 유명해지면 감사하겠지만,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것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 어색해요.
- 뮤지컬은 아예 안 하나요?
좋은 작품 있으면 하죠. 앞으로 트로트 뮤지컬도 많이 나올 것 같아요. '트롯연가'라고 제작하다가 코로나 때문에 잠깐 중단했는데 거기 차수빈 형이랑 영기 형 나와요. 김향 누나도 나오고. 그런 작품도 있고, 앞으로 제가 나중에 나이 들어서 뮤지컬 제작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예를 들면 뮤지컬 나훈아 이래서 나훈아 선생님 이야기. 혹시 영화 주디 보셨나요? 그 영화는 주디 갈란트의 역경을 그려냈는데, 그런 것처럼 영화도 제작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 욕심이 많으시네요.
저는 약간 다양해요. 그래서 저는 신인선한 가수라고 저를 소개하는 것 같아요. 노래 잘하는 가수가 아니라 신인선한 가수. 아, 진짜 신인선 같다 신선하다.
- 저는 가명이라고 생각했는데 본명이시더라고요.
그럼요. 저희 사촌 형들 다 선 자 돌림이에요.
- 신선하고 신인 같은 느낌?
언제나 신인같이 신인 같은 신인선입니다. (웃음)
- 원래 다른 분 인터뷰 보니까 중학교 때까지 클럽 골키퍼 하셨다면서요.
네. 그냥 강서구 지역 클럽이었어요. 프로팀 소속은 아니었지만 실업계 팀이라 클럽으로 되어 있어요. 제가 원래 운동을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때 배드민턴 했었고, 대회 나가서 메달도 땄어요. 학교에서도 운동신경이 좋아서 선생님들이 운동하자고 했는데 엄마는 취미로 하자고 했죠. 학교 끝나면 운동하고, 운동 끝나면 학원 갔죠. 운동 좋아해요. 지금도 자주 해요. 골키퍼 하다 보니까 날렵한 스포츠, 배드민턴이나 핸드볼 이런 쪽으로 운동신경이 잘 쓰이더라고요.

- 혹시 미스터트롯 참가자들끼리 따로 동호회 만들어 활동하나요?
단톡방 만들어서 이야기해요. 3~40명 정도 있는데 가끔 '풋살하자' 그러면 시간 되는 사람들이 하는 거죠. 요즘에는 바빠서 잘 못해요. 지광이 형이 좀 잘 잡아요. 동근이 형이랑.
- 카톡방에서 누가 제일 말이 많아요?
붐박스형? 입을 쓰시는 게 직업이다 보니 많이 말씀하세요. 그리고 댄싱퀸 카톡방은 저랑 신성이형. 신신브라더스가 좀 많이 떠들죠. 신성이 형이 말이 많아요. (웃음) 그럼 영기 형이 다 끊죠. '조용히 해 신성'. 하하하. 그리고 민호 형도 말이 많아요. 약간 주책이에요. 자기가 말해놓고 자기가 웃는 스타일이에요. 아재개그하고 웃기를 바라는 눈빛도 있어요. 그럼 웃어드려야죠. (웃음)
- 정외과 붙었지만 예대를 가셨는데 만약 다시 고3으로 돌아가면 바로 연영과 진학했을까요? 아니면 아예 다른 쪽? (디시 이용자 'ㅇㅇ')
지금 이 머리로 돌아가는 거라면 저는 공부하는 과로 갔을 것 같아요. 예술대학으로 진학하지 않아도 가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그때는 몰랐어요. 정외과 가면 정치해야 하는 줄 알았어요. 단순했죠. 가수라는 것도 가수 협회 들어가야만 가수 하는 줄 알았어요.
- 정말 맨땅에 헤딩하셨네요.
네. 그래서 '나 무조건 예술대학 가야겠다' 한 거죠. 그리고 서울예술대학에 '서울'이 붙어있잖아요. '아버지가 서울대 나왔으니 나도 서울예술대학 나와야지.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학교 같으니까. 그렇게 해서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아야겠다, 허락을 받아야겠다' 했죠. 저 서울예대 한 곳만 시험 봤어요. 다른 학교에 예술대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음악 하는 사람은 음대만 가고, 예술하는 사람은 예술대학만 가는 줄 알았어요. 저는 정외과만 봤기 때문에 다른 과는 몰랐거든요. 고3 때 선생님들이 적성에 맞는 과 잘 선택하라고 하시잖아요? 저는 정외과, 법학과 이랬죠.
- 그럼 꿈이 뭐였어요?
효도하는 아들. (웃음) 사실 꿈은 가수였어요. 부모님이 그랬어요. 장기하 선배님처럼 나중에 가수 할 수 있다고요. '배운 것도 없는데 어떻게 가수를 하지? 학교 가서 다 배워야지' 그렇게 싸우다가 집 나갔죠.
- 다들 그러시잖아요. 대학 가면 다 할 수 있어.
공부 열심히 하면 실용음악과 보내줄게 했는데 음… (웃음) 거기서 질풍노도 시기에 실망을 해서 '엄마 아빠는 거짓말쟁이야!' 하고 가출한 거죠.
- 부모님은 응원 많이 해주세요?
어우, 지금은 미안해서 그냥 쳐다만 보고 계세요. 용돈 필요하냐고 하시면 '제가 돈 버는데요 뭐'라고 해요.
- 트로트가수 한다고 했을 때 주변 시선이 싸늘했을 것 같아요.
뮤지컬 하는 선생님들은 트로트라는 장르와 좀 멀리 계시니까, 클래식하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왜 딴따라 하려고 하느냐' 이런 이야기도 하셨어요. 그런데 저는 딴따라가 좋아요. 남들을 즐겁게 해주는 거잖아요. '뮤지컬 배우도 딴따라 아닌가요?' 그랬어요. 제가 설득을 시킨 분도 계셨죠. 저희 아버지 같은 경우는 큰아버지를 프로듀싱하셨어요. 아버지가 작사하시고 큰아버지가 부르셨거든요. 예전 '열린음악회'에 아버지가 매니저로 따라가시기도 하시고. 그런데 그렇게 방송 나왔던 분이 결국 잘 안 풀리시는 걸 보고 '이렇게 노래 잘하는 큰아버지도 안 되는 장르인데 네가 되겠냐 앨범 내는 맛만 보고 다시 뮤지컬로 돌아가라' 하셨는데 제가 '싫어요' 했죠. 미스터트롯 이렇게 잘 될 줄 모르셨대요.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드셨어요. '네가 네 길을 간 것 같다, 너한테 제일 잘 맞는 거 찾은 것 같다'고요.
- 트로트와 뮤지컬을 하면서 느낀 두 영역의 장점이 있다면요?
뮤지컬은 일단 연출 선생님이 계세요. 음악 감독님도 계시고요. 그 작품을 만지는 제작진들이 다 있어요. 여러 명이죠. 저라는 배우를 위해 제 캐릭터를 만들어주시죠. 그런 장치들을 신인선의 스타일로 푸는 건데, 어느 정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죠. 너무 넘어버리면 연출 님이 생각 안 하는 것도 나오니까. 저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연출님은 그렇게 생각 안 할 수 있으니까 저의 100%가 아닌 거죠. 그 국한되어 있는 틀 안에서 제가 제 식으로 풀어야 해요. 또 남들처럼 연기하면 안 돼요. 그런 매력이 있어요. 주어진 것에서 최대한 머리를 짜내 내가 해결해야 하고, 그걸 표출했을 때 팬들이 '신인선 배우는 저런 걸 하는구나' 하는 그 맛이 있어요. 또 '내가 이렇게 엄청난 조건 속에서 해냈어' 이런 것도 있고요. 해결해나가는 뭔가가 있어요.

트롯트는 너무 무한해서 재미가 있어요. 에어로빅을 해도 뭐라 안 해요. 삼바로 내가 허리를 흔들든, 음성이 흔들리든, 삑사리가 나든 사람들이 좋아하면 그게 트로트예요. 완벽한 정답이 없으니까요. 정답이 어느 정도 있는 것에서 매력을 쌓아야 하는 게 뮤지컬이라면 트로트는 정답이 없는 거죠.
- 정 반대의 장르네요.
트로트는 제가 잘하는 뮤지컬을 이용하면 되는데 뮤지컬은 트로트를 이용하면 안 돼요. 그래서 트롯뮤지컬이 나오는 게 신기해요. 트롯 창법으로 뮤지컬을 해야 한다고 하면 그 작품 나오는 가수 분들 고생 많이 하실 거예요. 특히 대사 전달할 때. 저는 그게 제 장점이라 생각해요. 둘 다 할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 트롯뮤지컬 나온다고 하면 저도 지원서를 내보려고요. 뮤지컬 창법과 트롯창법을 연출님이 원할 때마다 제가 바꿔서 쓸 수 있으니까요. 그런 장점이 있어요.
- 후회는 하지 않아요?
안 해요. 오히려 저는 저 스스로가 대견해요. 뮤지컬 배우들이 그래요. 선구자라고. 네가 깨고 나갔다고.
- 하나를 꾸준히 파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그렇죠. 하지만 저는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더 대가들이 있잖아요. 사실 제가 일인자가 되겠다는 욕심이 없어요. 영웅이가 정통 트롯만 강조해서 1등이 된 거 아니잖아요. 댄싱퀸도 했고, 그래서 팬덤이 생긴 거고. 하나만 계속 팠으면 지루했을 수도 있죠. 다양하게 해야죠.
- 다재다능한 거 같은데 혹시 못하는 거 있나요?
잘생긴 척? 진짜 못하겠어요. 저 이번에 스타벅스 매거진에 처음으로 잘생긴 표정으로 화보를 찍어봤어요. 너무 어려웠어요. 자꾸 웃어야 하는데 작가님이 웃지 말라고, 본인은 카리스마 있는 콘셉트를 원한다고. 못하겠는 거예요. 그런데 사진 정말 잘 찍어주셨어요.
- 요즘 고민이 있다면요?
글쎄요. 고민이 없는 게 고민이에요. 그냥 제가 계속 이렇게 해도 될지 싶어요. 팬 분들이 제게 바라시는 것도 많잖아요. 저는 사실 그런 것도 해드리고 싶지만, 아직 저는 보여드릴 게 많다고 생각해요. 신인선한 스타일도 많고. 그래서 제가 계속 제 식대로 해도 될지, 그걸 더 좋아해 주실지, '신인선하다'라는 수식어가 미스터트롯이 끝나도 계속 이어져도 될지 그게 고민이에요. 너무 과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노라조 선배님들은 하고 싶은 거 다 하시잖아요. 저는 그걸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유쾌하고 행복함을 드린다면 옷을 벗어서라도 하고 싶어요.

- 신인선 씨를 유쾌하고 밝은 이미지로 받아들이는데, 본인이 힘들고 우울할 때도 무대 앞에서는 언제나 같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죠.
저는 그 모습 그냥 보여드리면 돼요. '오늘은 제가 너무 우울했어용~' 라고. 저 비디오스타에서도 썸녀랑 헤어졌다고 이야기했잖아요. 저는 하고 싶은 말 해요. 숨기는 거 없어요. 그런데 울적한 적 없어요. 무대에 올라갈 때는 행복하거든요. 이런 기회가 어딨냐 하고요. 또 금방 잊어버려요. 저는 슬퍼서 술 마시는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술을 마실 때가 행복하니까요. 그때 또 행복하게 마시죠.
- '오늘 기분 안 좋아, 한잔 해야지' 이거 아닌가요. (웃음)
기분 안 좋으니까 기분 좋게 하려면 술 마셔야 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하하하.
- 주량은 얼마나 되세요?
제가 계산은 안 해요. 계속 마시니까. 마지막 사람 갈 때까지 마시니까. 아침까지 마시니까요.
- 소주 5병?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옛날에 이자카야에서 사장님과 함께 혼술 한 적 있었는데 4병 마셨던 것 같아요.
- 술자리 매너는 어떠세요? (디시 이용자 'ㅇㅇ')
저는 거의 주사가 없어요. 진짜로. 대표님과 술 자주 마시는데 저희는 신기하게 주사가 없어요. 술 마시면 오히려 차분해져요. 제가 남 이야기를 들어주는 스타일이거든요.
- 취하면 어떻게 되나요? (디시 이용자 'ㅇㅇ')
취하면 사람이 더 멀쩡해져요.
- 그럼 지금 멀쩡한 게 아닌가요? 하하하.
술 마시면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 어렸을 때부터 있어서 그런지 술자리 가면 항상 긴장해요. 사람들 챙겨주고, 집에 보내드리죠. 그리고 집에 문 열고 들어가는 순간 긴장 싹 풀리고 필름이 딱! 하하하.
- 인선님 볼 때마다 얼굴도 선하고 귀여움까지 어쩌면 그렇게 끼가 대단한가요? (디시 이용자 '마리아사랑')
이거 약간 우리 아버지 영향도 있어요. 저희 아버지가 유쾌하셨어요. 가족들에게 사랑이 넘치셨죠. 저희 아버지와 화투 치면 정말 재밌어요. 말씀을 정말 잘하세요. 제가 그걸 많이 보고 자란 것 같아요. 어머니도 교수님이시라 말씀 잘 하시고, 큰아버지는 가수인 엔터테이너인데 멘트가 기가 막히세요. 어렸을 때부터 그런 걸 배운 것 같아요.
아버지가 항상 말씀하셨어요. 리더십이란 나서는 게 아니라 화두가 되는 사람을 앞에 두고 한 발짝 뒤에서 보는 거라고요. 네가 나서서 해결하는 게 아니라 너의 주변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 읽고 네가 정리할 수 있으면 들어가고 못할 것 같으면 안 하는 게 리더십이다, 네가 나서서 하면 너는 꼰대밖에 안 된다고요. 그게 아버지가 생각하는 리더십이래요. 아버지가 항상 그랬어요. 본인은 책임만 지고, 나머지는 보좌관님들이 알아서 하게, 젊은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했어요. 내 옆에서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일을 하는 거라고요. 본인이 뭘 한다 하면 그 사람들이 부담되기 때문에 '그렇게 하세요' 이 말밖에 안 한다고. 다 둘러봐야 한대요.

이런 리더십을 초중고등학교 때 학생회장 세번씩 하면서 실천해왔어요. 저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옆에 부회장한테 너 어떻게 생각해? 축제 해야 하는데 우리 어떻게 하지? 물어보고 그랬죠. 제가 나온 광영남고가 옆의 광영여고와 같은 재단이고 운동장도 같이 쓰는데 축제를 따로 하더라고요. 제가 '운동장 같이 쓰는 재단인데 왜 우리 축제 따로 해?' 이랬죠. 그래서 제가 40년 만에 우리 학교 처음으로 남녀 축제 만들었어요. 피가 끓는 청춘인데. (웃음) 수업 도중에 이사장실로 갔죠. 담임이 국사선생님이었는데 '선생님 화가 나서 안 되겠어요. 축제가 한 달 남았는데 안 되겠어요' 하니 '자신 있으면 다녀와' 하시더라고요. 바로 나가서 운동장 뛰었죠. 애들 막 소리 지르면서 '다녀와' 그러고. 완전 레전드 찍었죠. 이사장실 문 열고 '이사장님!' 하니 '왜!' 그러시더라고요. 무릎 꿇고 '진짜 한 번만 해주세요. 제 공약이에요. 한 번만 살려주세요' 했죠. (웃음) 이사장님이 알겠대요. 돈이 없는 건 아니래요. 그런데 축제를 해본 적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다 기획하겠습니다. 다 부르겠습니다' 해서 대행사 알아보고 기획하고, 이 반은 떡볶이 팔고 저 반은 미용실하고 이거 다 했어요. 그때 제가 광영고에서 유명해졌죠
- 그런 걸 경험하면서?
성격이 이렇게, 유쾌하게 바뀌지 않았나 해요. 자꾸 만들려고 하고.
- 그래서 이찬원 씨와 친해지셨다면서요.
저희 만나면 썰전이에요. 트로트 이야기가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웃음)
- 트로트 이야기하세요.
그건 이미 아는 거니까요. 트로트 이야기 잘 안 해요. 이런 이야기는 해요. '찬원아 넌 왜 그렇게 잘 꺾어?' 그러면 '글쎄요. 저는 꺾는 게 제 스타일이에요', '맞아, 나도 이렇게 유쾌하게 하는 게 내 스타일이야. 우리 윈윈 하자' 하죠.
- 미스터트롯 분들 모이면 트롯 이야기해요?
거의 안 해요. 우리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됐냐, 미스터트롯 우리는 끝까지 한 형제다. 한 어항에 있는 물고기니 서로 지켜주자, 오징어청춘의 오징어가 되지 말자 그러긴 해요.
- 오징어는 뭐예요?
잡혀 먹히지 말자고요. 서로 지켜주자고. 잡혀 먹힐 것 같으면 서로 끌어내려주래요. 노래가 어떻고 요즘 행사가 어떻고 이런 이야기 잘 안 해요. 그리고 그런 이야기 할 일이 없어요. 코로나19때문에. 민호 형이 경험이 많아서 그런 이야기를 좀 이야기해주세요. 이 선배님은 예의 많이 보시니 앞으로 만나면 예의 잘 챙기고, 인선아 요즘 썸타는 여자 있니? 이런 식으로 물어보세요. 사는 이야기. 너 어떻게 살아?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어? 이런 이야기요. 술 마실 때 재밌게 놀아요.
- 미스터트롯 참가자들끼리 술 마실 때 진짜 좋을 것 같아요.
트로트 겁나 부르죠. 하하하. 저희 막 이러면서 마셔요. 술잔 주는 척하면 영탁이 형이 '사랑을 고백할거야' 노래 부르시고. 이상한 형들 많아요. 그런데 제가 제일 이상해요. 하하하. 영기 형은 원래 이상했고, 신성 형은 술을 안 마시는데 술 마시는 사람처럼 분위기를 맞춰줘요. 민호 형은 술을 잘 못마셔서 많이 귀여워져요. 영탁이 형도 저랑 비슷해요. 처음과 끝까지 비슷해요. 트로트 하시는 분들은 주사 있는 사람이 없어서 신기해요.

- 아무래도 워낙 대선배님들이 활동 많이 하셔서 그러실지도 몰라요. 혹시 롤모델로 삼는 선배님이 있나요?
전 진성 선생님이요. 마인드가 우와. 힘든 티 하나도 안 내시고, 얼마 전에 편스토랑 녹화했을 때 일주일 내내 요리하셨대요. 그날 촬영을 열몇 시간 했어요. 몸도 안 좋으신데 야외 촬영을 했어요. 눈에서 힘든 게 느껴지는데 촬영만 들어가면 바뀌어요. 그 체력에, 아직 몸이 다 나으신 건 아니실 텐데 입담도 안 놓치시고. 얼마 전에 뵌 분 중에 설운도 선생님. '방송에서는 선배라 부르지만 실제로는 형이라고 불러' 이러셨어요. '인선이 너는 이제 나와 한 식구야' 이렇게 말씀해주셨고요. 그 선생님이 몸이 정말 좋으세요. 술도 잘 안 드시고 배도 많이 안 나오시고. 몸도 만져보라고 해서 만져봤는데 저보다 팔이 두꺼우세요. 운동을 매일 하신대요. 저도 만날 산 뛰는데. 그래서 저를 리스펙 하신대요. 운동 만날 하는 사람들은 힘든 걸 알고, 해야 하는 이유도 아니까. 그래서 저한테 한 식구라고 이야기해주셨어요. 두 분 다 자기 관리 정말 잘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자기 관리 잘하는 사람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나태주 이런 사람? (웃음)
- 뮤지컬은요?
많죠. 박은택 선배님, 김준수 선배님. 그리고 이건명 형님. 제 대학 직속 선배님이시고, 투란도트도 같이 했어요. 민호 형과 똑같아요. 꼰데 마인드가 하나도 없어요. 진짜 대단하세요. 건명이 형은 조금 더 스타덤에 오르셨으면 좋겠어요.
- 드라마를 잘 안 하셔서 그런가요?
욕심도 많이 없으세요. 정말 착하세요. 막걸리만 좋아하시고. (웃음) 제가 투란도트 삼 년 했는데 진짜 존경해요. 다들 형이라고 하는데 저는 만나 뵈면 형이라고 못하겠어요. 선배님이라고 해요. 투란도트에서 유일하게 서울예대 저 혼자였거든요. 진짜 착하세요. 제가 아무것도 아니었을 때도 제 팔짱 끼고 다녀주시고 '야, 이리 와 봐' 하고 같이 식사하고. 후배사랑이 진짜 우와. 뮤지컬 시상식 MC를 계속 맡는 이유가 있어요. MC 볼 때 인성이 나오잖아요.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 힘들 때….
술이요.
- 하하하. 본인을 지탱하는 건 뭘까요. 술이요? (디시 이용자 'ㅇㅇ')
저는 가족들이요. 저희 집안은 진짜 가족애가 커요. 가족싸움 거의 없어요.
- 아니 가출했다면서요. 하하하.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가족끼리 불화가 있던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가족끼리 보통 많이 싸우잖아요. 결혼 안 하니, 돈은 안 버니. 어머니도 그런 얘기 안 하시고, 공부 안 한다고 뭐라 하신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래서 알아서 공부해요. 저희 형 누나 둘 다 외고 가고. 저도 인문계에서 상위권에 있었고. 하라고 하면 안 해요. 그런데 제가 하지 말라고 하면 해요. '노래 하지 마' 하니까 노래 한 거예요. '직업으로서 하지 마' 했는데 몰래 나가서 대상 받고 그러니까 엄마가 의아해하시는 거죠. 고모가 옆에서 보다가 '쟤는 키워야 해' 하셔서 엄마와 짝짜꿍 하시죠. 하하하. 가족애가 정말 커서 저는 지칠 때 항상 가족 단톡을 봐요. 조카 사진 올라와 있고, 엄마도 사진 찍어서 올리시고. 혼술 할 때 가족하고 화상채팅하며 혼술 해요. 여러 명 영상채팅하는 거 있잖아요? 그거로 해요.
- 마지막 질문할게요. 팬분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어려워하지 마세요. 저는 일반인입니다. 똑같은 사람인데 왜 어려워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유쾌하게 대해드리는데, 그분들이 안타까워요. 저한테 쉽게 다가오셨으면 좋겠어요. '인선 씨 사진 한번 찍어요' 그러면 '좋아요 두 번 세 번 찍어요' 그래요. 밥 먹다가도요 아주머님들이 '신인선이다' 수군거리면 제가 먼저 '제가 신인선입니다. 안녕하세요. 사진이요?' 그러죠. 그럼 '찍어도 돼요?' 그러시죠. '괜찮아요. 대신 어플로 찍으세요' 이러죠. 제가 어플도 깔아드려요. 이렇게 하면 이모 얼굴이 작아져요. 그러다가 같이 합석해서 밥 먹고. 그런 거 좋아해요. 어려워하지 마세요.
- 바쁜 중에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동영상 인사말 부탁드려요.

살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봤지만, 신인선은 그 안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대화를 하면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하는 순간이 인터뷰 동안 수십 차례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사람들은 종종 '언제나 청춘', '영원한 스무 살'이라는 말을 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 말을 자신에게 적용하기에는 부끄럽다고도 말한다. 그런데 신인선이란 가수는, 신인선이란 사람은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이라는 기사가 나도 그 마음은 그 누구보다 젊고 건강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트로트가수가 된 게 어쩌면 고마운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어떤 시대를 살아가도, 어떤 세대를 만나도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는 에너지와 무대를 전달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