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못하는 장비 파기하겠다”…아프간서 허둥지둥 떠나는 미국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황급히 떠날 태세다. 현지에서 철수하면서 가져갈 수 없는 장비와 무기를 파기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미국 국무부가 주아프가니스탄 대사관에서 쓰던 CH-46E 시나이트 헬기. 미 국무부는 아프가니스탄에다 이 헬기 7대를 폐기하고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미 육군

미국 국무부가 주아프가니스탄 대사관에서 쓰던 CH-46E 시나이트 헬기. 미 국무부는 아프가니스탄에다 이 헬기 7대를 폐기하고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미 육군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합동참모본부 작전국장인 행크 테일러 미국 육군 소장과 함께 참석한 브리핑에서 아프가니스탄 현지 상황은 유동적이지만, 탈레반 측과 합의한 철수 시한인 31일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들 물자를 인원과 함께 데려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장비를 파괴하거나 폐기할 필요가 있다면 적절하게 처리하겠다”고 언급했다. 카불 공항에 주둔 중인 미군이 철수할 때 수송기에 실을 수 없는 장비와 무기에 대해 조치할 것이라고 확인한 것이다.

미국 해군의 CIWS인 팰링스를 육상용으로 개조한 미국 육군의 C-RAM 야간 사격. 팰링스가 어떻게 요격하는지 잘 보여준다.  US Military News 유튜브 계정 캡처.

미국 해군의 CIWS인 팰링스를 육상용으로 개조한 미국 육군의 C-RAM 야간 사격. 팰링스가 어떻게 요격하는지 잘 보여준다. US Military News 유튜브 계정 캡처.

 
커비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어떤 장비와 무기가 대상인지 밝히진 않았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카불에서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카불 대사관에서 운용했던 CH-46E 시나이트 헬기 7대를 지난주 불능화했다고 미국의 군사 전문 온라인 매체인 워존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외부의 박격포나 로켓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대사관 부지에 배치한 로켓ㆍ고사포ㆍ박격포 방어(C-RAM) 시스템도 부서졌다.


미국이 이같이 움직이는 데는 미군 장비와 무기가 탈레반의 손에 들어간 뒤 적국으로 흘러 들어갈 경우를 막기 위한 의도가 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31일 데드라인까지 모든 장비와 무기를 싣고 나올 자신감이 없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