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은 1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22, 25-23, 15-25, 25-22)으로 흥국생명을 이겼다. 반야 부키리치가 팀내 최다득점(34점·공격성공률 48.39%)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고,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가 20점으로 뒤를 받쳤다. 흥국생명은 에이스 김연경이 26점을 올리며 활약했으나 패배를 막지 못했다.
개막 14연승과 함께 지난 시즌부터 16연승을 이어온 흥국생명은 결국 신기록 수립에 실패했다. 14승 1패(승점 40). 3위 정관장(9승 6패·승점 26)은 5연승을 이어가며 2위 현대건설(11승 4패·승점 34)을 8점 차로 쫓았다.
1세트 막판 흥국생명은 재역전에 성공했다. 박수연의 서브가 리시브를 흔들었고, 반격 찬스에서 김연경이 득점을 올렸다. 이어 긴 랠리 끝에 김연경이 페인트 공격을 성공해 20-18을 만들었다. 하지만 정관장의 높이가 빛났다. 20-22로 뒤지던 정관장은 정호영과 부키리치의 유효블로킹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역전승을 거뒀다.
2세트 역시 접전이 이어졌다. 흥국생명이 8-7로 앞서면서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도달했다. 그러나 투트쿠의 공격이 터지지 않으면서 정관장이 쉽게 수비에 성공했다. 정관장은 메가와 부키리치가 번갈아 공격에 나서면서 16-14로 앞섰다.
뜨거운 신경전도 일어났다. 이고은의 후위공격자 반칙이 선언되자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강하게 항의했다. 볼이 네트를 넘어갔지만 공격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고희진 감독은 흥국생명 투리노 다니엘레 코치가 작전타임 때 자신에게 다가와 말을 했다며 부심에게 어필했다.
어수선해진 사이 흥국생명은 17-21에서 21-21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정관장의 높이가 또 한 번 힘을 발휘했다. 김연경에게 연속득점을 줬지만, 철저하게 공격을 바운드시킨 뒤 부키리치가 반격해 득점을 만들었다.
3세트는 흥국생명이 흐름을 가져갔다. 유효블로킹 이후 김연경, 투트쿠, 정윤주가 차례로 공격득점을 올려 3-0을 만들었다. 정관장은 리베로 최효서를 리시브 상황에 투입하는 변화를 주기도 했으나 1, 2세트에 비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흥국생명은 블로킹까지 살아나면서 반격에 성공했다. 고희진 감독은 9-16까지 벌어지자 주전 선수 6명을 모두 빼면서 다음 세트를 대비했다.
중요한 순간 정관장은 부키리치, 메가의 연속 공격 범실이 나왔다. 17-20. 그러나 부키리치의 괴력이 다시 발휘됐다. 연이어 스파이크를 흥국생명 코트에 꽂아 22-21 재역전을 만들었다. 그리고 승리까지 차지했다. 1라운드에선 염혜선, 2라운드에선 메가가 없이 싸우고 패했지만 베스트 멤버가 나선 3라운드 대결에선 흥국을 잡아냈다.
고희진 감독은 "정말 선수들이 잘 해줬다. 선수들이 짧은 서브를 많이 넣었는데 작전대로 잘 수행했다. 대견하다"고 말했다. 부키리치에 대해선 "메가와 같이 들어가면 좌우 쌍포가 되니까 블로킹이 분산된다. 하면 할 수록 자신감도 가져갈 수 있다. 블로킹 전술도 부키리치가 있어 가능하다. 잘 받아주고 있다. 고맙다"고 말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상대팀이 좋은 흐름인 건 알고 있었다. 우리 배구가 잘 안 됐다. 1, 2세트도 작은 선택들이 이전 경기들에 비해 잘 되지 않았다. 2세트 판정도 내 기준에선 이해가 되지 않는데 근소한 점수 차에선 큰 영향을 끼친 듯하다"고 말했다. 투트쿠는 경기 막바지 부상으로 교체됐다. 투트쿠는 최근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훈련과 치료를 병행해왔다. 아본단자 감독은 "(부상 상태에 대해선)확인을 좀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고은의 후위공격자 반칙이 지적된 부분에 대해선 "공이 코트로 넘어가지 않은 상황에서 세터가 점프했다고 공격을 시도한 건 아니지 않느냐. 세터가 넘겨준 공을 공격수가 때릴지 아닐지 미래를 알지 못한 상황에서 판정이 나왔다.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14연승을 축하할 일이다. 대단한 기록이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최하위 OK저축은행(4승 11패·승점 15)을 기록하면서 6위 KB손해보험(5승 9패·승점 15)을 바짝 따라붙었다. 3위 우리카드(8승 7패·승점 21)는 2연승을 마감하며 중하위권 팀들과의 격차를 벌리는 데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