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미우리신문은 5일 사설을 통해 동맹국인 일본 기업의 인수 계획을 미국 대통령이 저지한 것은 ‘이례적인 사태’라고 지적했다. “미·일 관계에 화근을 남긴 용납하기 어려운 판단”이라는 평가도 보탰다. 지난 3일(현지시각)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국가 안보를 이유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금지한 데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은 것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US스틸 전경. AFP=연합뉴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이번 결정이 미국의 탈(脱)중국 정책과 모순되며, 미국의 이익에도 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닛케이는 “일본제철의 인수 저지는 모순을 낳을 뿐 아니라 보호주의로 인해 미국 산업기반이 약해질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철강 생산 절반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US스틸의 노후 설비에 27억 달러(약 4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계획한 일본제철이 빠지게 되면 US스틸 재건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얘기다.

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제철 본사.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제철은 소송을 검토하고 나섰다. 5억6500만 달러(약 8300억원)에 달하는 위약금도 있는 데다, 일본제철로서는 성장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정도로 US스틸 인수가 불가피해서다. 세계 철강 시장 4위인 일본제철이 149억 달러(약 22조원)에 달하는 규모의 US스틸(세계 24위) 인수금액을 제시한 것은 지난 2023년 12월의 일이다. 하지만 미국 대선과 겹치며 1901년 설립된 미국 산업화의 상징과도 같은 US스틸 인수 건은 정치 문제로 비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수 중지 명령에 따라 일본제철은 CFIUS에 오는 2월 2일까지 인수 계획 포기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일본제철이 인수 포기서를 제출하지 않고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