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12일 지난해 12월까지 아이오닉5의 미국 누적 판매대수가 10만1453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12월 미국에서 첫 판매를 시작하고 3년 1개월 만에 세운 기록이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출시한 전기차 중 누적 판매 대수가 10만대를 넘은 것은 아이오닉5가 처음이다.
출시 당시만 해도 아이오닉5의 월간 판매량은 153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2년 2만2982대를 시작으로 2023년(3만3918대), 지난해(4만4400대) 등 매년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9% 증가했다. 전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에 두드러진 성과다.
미국 재무부가 2022년 12월 ‘상업용 전기차에 대한 세액공제 조항(45W)’을 확정한 것이 아이오닉5 판매량 반등의 계기가 됐다. 45W는 차량 대여(리스), 렌터카에 대해서는 원산지와 관계없이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것을 명문화 한 조항이다. 올해부터는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전기차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만큼, 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도 누릴 것으로 보인다. HMGMA는 연간 생산 규모를 기존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릴 예정이다.
미 에너지부와 환경보호청이 IRA에 따라 연방 정부의 보조금(최대 7500달러)을 받게 되는 18개 차종을 올 초 발표하면서 현대차의 아이오닉5·아이오닉9, 기아 EV6·EV9,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5종을 포함한 것도 현대차그룹엔 호재다. 테슬라 등 현지 업체와 동등한 가격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올해부터 북미 고객에게 테슬라 북미충전표준 어댑터(NACS)를 제공한 것도 향후 판매 확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북미에는 3만6000여개의 전기차 충전기가 있는데, 테슬라의 급속충전기 슈퍼차저가 2만여개로 가장 많다. 30분이면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성능으로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현대차 전기차 소유주들은 그간 이런 혜택을 누리지 못했는데, 어댑터를 받으면 충전 편의가 더 좋아질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 아이오닉5·아이오닉9, 기아 EV6·EV9,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등 5개 차종을 비롯한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