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희생된 179명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유족들이 속속 무안공항으로 돌아오고 있다. 전날부터 돌아온 60여 가족은 무안공항 청사 2층에 설치된 임시 텐트(쉘터)에 짐을 풀었다. 장례식을 마친 가족들은 공항에 모여 향후 대책과 합동추모제 방향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일부 유족은 가족의 소지품이라도 찾기 위해 유류품 보관소를 찾고 있다. 수습당국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전날까지 유류품 1200여점 중 417점이 유족에게 전달됐다. 훼손 상태가 심하거나 주인을 확인하지 못한 유류품은 2월 15일 ‘49제’ 후 추모공원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유족들, 사고 현장 추모 걷기
제주항공 참사는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분쯤 사고기가 동체착륙을 시도하다 무안공항 활주로 끝단의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가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졌다.
유족들은 전날 총회의를 통해 현장을 추가 수색해줄 것을 수습당국에 요청했다. 사흘가량 진행될 수색을 통해 시신이나 유류품 등을 발견하지 못할 땐 수색을 종료키로 했다. 당국은 사고기 의자와 파편 등이 100m 이상 날아간 점을 고려해 공항 안팎까지 수색 구역을 넓혔다.
블랙박스, 충돌 4분 전부터 기록 정지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전날 “항공기가 로컬라이저에 충돌하기 전 마지막 4분 동안 FDR과 CVR 모두 기록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조종사가 조류 충돌로 인해 메이데이(조난 신호)를 보낸 12월 29일 오전 8시 59분부터 오전 9시 3분 충돌 시점까지의 데이터가 누락됐다는 의미다.
전문가 “셧다운 연관”…원인 규명 난항
항철위는 사고 조사 과정에서 블랙박스에 자료가 저장되지 않은 원인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고 직전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 만큼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데도 난항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블랙박스 기록 중단이 항공기 전원 셧다운 등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