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각)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두 개의 대륙성 한랭 기단이 대만을 덮치면서 기온이 급락해 10일까지 437명이 ‘병원 밖 심정지’(OHCA)로 사망했다. 주요 도시의 기온이 10도 아래로 내려가면서 10일에만 54명이 숨졌다. 아열대 기후에 속하는 대만은 대부분의 주택이 온돌과 같은 난방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
대만 미아오리(Miaoli) 지역은 13일 아침 수은주가 1도까지 떨어졌고, 대만에서 가장 높은 산인 ‘위산(玉山)’은 전날 -8.2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파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자 대만 중앙기상청(CWA)은 12일부터 한파 특보를 발령했다.
장웨이티엔(張維典) 국립대만병원 응급의학과장은 현지 매체 포커스타이완과 인터뷰에서 “추운 날씨나 급격한 날씨 변화로 인해 심혈관 응급환자가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며 “60대 이상뿐만 아니라 40, 50대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텍사스 눈 내리고, 알래스카는 영상권
반면 북극과 가장 가까운 미 알래스카 주는 며칠째 이상 고온 현상을 겪고 있다. 알래스카 남부 앵커리지는 12일에 2.2도 아래로 기온이 내려가지 않으면서 역대 1월 기준 가장 높은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사라진 북극 해빙 “갇혔던 냉기 내려보내”
미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에 따르면, 지난 12월 평균 북극 해빙 면적은 1979년 관측 이래 가장 작다. 1월에도 역대 최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NSIDC는 “12월 북극 해빙 면적은 1981~2010년 평균보다 10년에 3.4%씩 감소하고 있다”며 “1979년 이후 198만㎢의 해빙이 사라졌다”고 했다. 45년 만에 우리나라 국토 면적(10만 266㎢)의 20배에 육박하는 해빙이 사라질 정도로 북극의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해빙 면적이 작아질수록 블로킹(기압 정체) 현상이 발생해 북극의 냉기를 중위도로 내려보낼 가능성이 커진다”며 “북극에 갇혀 있던 냉기가 해빙이 역대급으로 작아진 현상과 맞물리면서 더 강하게 내려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극발 한파는 이달 말까지 북반구 곳곳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 교수는 “2월은 북극 한파의 영향이 구조적으로 떨어지는 시기이고, 온난화의 영향으로 겨울철도 점차 따뜻해지는 추세”라면서도 “12~1월에는 북극발 한파가 나타나는 등 기온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