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가 만드는 ADC, 근육 키우는 비만약…K바이오, 생산·개발 ‘투트랙’

지난해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도 JP모건 콘퍼러스에 참가했다.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난해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도 JP모건 콘퍼러스에 참가했다.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행사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제약·바이오업체들의 최대 관심사는 암 표적 치료제인 ADC(항체·약물접합체)와 비만치료제였다. 이번 행사한 참가한 K바이오 기업도 ADC와 비만치료제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수많은 투자자들을 만났다.

ADC 수주 나선 삼성·롯데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롯데바이오로직스 시러큐스 공장 전경. 사진 롯데바이오로직스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롯데바이오로직스 시러큐스 공장 전경. 사진 롯데바이오로직스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들은 늘어나는 ADC 수요를 겨냥해 전용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ADC는 항체와 약물을 화학적으로 결합한 항암제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JP모건 콘퍼런스 현장에서 ADC 사업 간담회를 열고 올해 1분기부터 CDMO 생산 품목을 ADC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존림 대표는 “기존 고객사 중 대다수가 이미 ADC를 개발하고 있어 관련 계약을 논의 중”이라며 “지난해 12월 완공한 ADC 공장에서 다음 달부터 생산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정형남 삼성바이오로직스 ADC개발팀장(상무)은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ADC가 15개”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세계적인 CDMO 경쟁력을 바탕으로 ADC 시장에서 새로운 매출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형남 삼성바이오로직스 ADC개발팀 상무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정형남 삼성바이오로직스 ADC개발팀 상무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정 상무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ADC 사업 협약을 체결한 리가켐바이오에서 ADC 연구센터장을 지냈다. 그는 “리가켐의 ADC 기술과 삼성의 CDMO가 만들 시너지가 너무 명확했다”며 “3개 이상의 ADC 공동개발을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6일(현지시간) JP모건 콘퍼런스 아시아태평양(APAC) 트랙 발표자로 나선 제임스박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ADC 개발과 생산을 돕는 플랫폼 ‘솔루플렉스 링크’를 공개했다. 국내 바이오벤처 카나프테라퓨틱스와 공동 개발한 것으로 ADC 치료 효과와 생산 수율을 동시에 높여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라큐스 공장에 8000만 달러(약 1082억원)를 투입해 ADC 생산설비를 증설했다. 제임스박 대표는 “ADC 공장이 완공됐기 때문에 이제 수주가 가장 중요하다”며 “과거 (삼성바이오로직스 재직 당시) 경험을 살려 물량 확보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박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6일(현지시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아시아태평양(APAC) 트랙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롯데바이오로직스

제임스박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6일(현지시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아시아태평양(APAC) 트랙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롯데바이오로직스

한국형 비만약 출격 대기


올해 JP모건 콘퍼런스에 나선 국내 제약사 다수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리아릴리 ‘젭바운드’가 양분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미약품은 고도비만환자를 겨냥한 삼중작용 비만치료제를 앞세워 투자자들을 만났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은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제품과 큰 차별점이 있는 약물로 임상 1상을 앞두고 있다”며 “지방만 선택적으로 줄이고 근육은 늘려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대사성질환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은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비만치료제 핵심 후보물질을 공개했다. JP모건 콘퍼런스를 통해 공동 개발, 투자 유치, 기술 수출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화이자도 비만약 도전

앨버트 불라 화이자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앨버트 불라 화이자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대표적인 글로벌 빅파마 화이자도 이번 콘퍼런스에서 먹는 비만약 개발 현황을 발표했다. 화이자는 지난 2023년 비만치료제 임상 중 구토, 설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해 임상을 중단한 바 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비만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며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있다”며 “계획대로라면 일라이릴리에 이어 화이자가 두 번째로 먹는 비만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