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흥국생명이 4연승을 질주했다. 정관장의 14연승 도전을 가로막으며 추격을 따돌렸다.

흥국생명은 3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5-21, 26-28, 15-25, 25-15, 15-9)로 이겼다. 아닐리스 피치와 김연경, 정윤주가 각각 22점, 18점, 17점을 올려 승리를 이끌었다.

4연승을 달린 1위 흥국생명(19승 5패·승점 55)은 2위 현대건설(16승 8패·승점 50)과 격차를 5점을 벌렸다. 반면 13연승을 이어가던 3위 정관장(17승 7패·승점 47)은 연승을 마감하면서 승점 1점 획득에 그쳤다. 

 
1세트 초반은 흥국생명이 분위기를 끌고 갔다. 김연경이 공격을 이끌었고, 아닐리스 피치의 이동공격, 서브 에이스와 이고은의 블로킹까지 터지면서 10-5로 앞섰다. 정관장은 메가의 공격과 블로킹을 앞세워 10-12까지 쫓았다. 흥국생명은 리시브가 안정적이진 않았지만, 수비 이후 반격 찬스를 착실히 득점을 연결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정관장 원포인트서버 신은지 서브 타임 때 빠르게 사이드아웃에 성공하면서 맥을 끊었다. 16-12. 정관장은 정윤주 쪽으로 목적타 서브를 넣어 블로킹과 반격 득점을 올렸다.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은 마테이코를 빼고 박수연을 투입해 리시브를 강화하면서 맞섰다. 흥국생명은 박수연의 디그 이후 잡은 공격 기회를 김연경이 마무리한 데 이어 김연경이 메가의 공격을 가로막아 1세트를 따냈다.


 
정관장은 2세트 초반 정호영의 속공이 성공하고 부키리치의 득점이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메가의 부담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흐름이 좋아졌다. 효과적인 서브 이후 블로킹이 나왔고, 리시브가 잘 되면서 세트플레이 성공률도 끌어올렸다.

높이에서 뒤지지 않는 흥국생명은 블로킹으로 추격했다. 김수지, 김연경, 마테이코 등 장신 선수들이 연이어 부키리치의 공격을 막아냈다. 14-15. 이어 정윤주와 피치가 메가의 공격을 연이어 블로킹했다. 17-17. 흥국생명은 마테이코의 페인트 공격, 메가의 공격 범실, 정윤주의 블로킹을 묶어 20-17로 앞서갔다.  

정관장은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정호영의 속공과 메가의 오픈 공격으로 다시 21-21 동점을 만들었다. 두 팀은 한 점씩 주고받은 끝에 듀스 승부를 벌였다. 정관장은 메가의 공격 득점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든 뒤 마테이코가 공격 범실을 하면서 2세트를 따냈다.

 
기세를 탄 정관장은 3세트에서도 우세를 이어갔다. 흥국생명의 리시브를 흔들면서 압도적인 공격력을 뽐냈다. 점수 차가 벌어지자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과 이고은을 빼는 등 체력을 아끼면서 4세트를 대비했다.

흥국생명은 풀세트를 향한 집념을 발휘했다. 정윤주가 공수에서 맹활약하면서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피치와 김연경까지 공격에 가세했다. 마테이코가 두 차례나 부키리치의 공격을 가로막으면서 13-6을 만들었다. 정관장도 추격을 펼쳤으나 메가의 공격이 고비 때마다 막히면서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11-20이 되면서 김채나, 곽선옥, 이선우, 전다빈, 최효서를 한꺼번에 투입하면서 5세트를 준비했다.

흥국생명은 김수지의 서브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한 데 이어 정윤주와 마테이코의 블로킹이 터지면서 앞서나갔다. 피치의 이동공격까지 터지면서 5-1까지 달아났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대각선 공격과 메가의 공격범실을 묶어 8-3으로 코트체인지를 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결국 그대로 흥국생명의 승리로 끝났다.

아본단자 감독은 "언제나 이번 시즌 그랬듯이 블로킹과 수비에서 해야할 걸 잘 하면 경기가 잘 만들어가는 것 같다. 되찾으면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3세트를 제외하면 세터 운영도 잘 됐다. 공격수들이 편하게 때릴 수 있었다. 공격수들이 잘 해결했다"고 말했다.  

아쉬운 부분에 대해선 "2세트 때 앞서다가 범실로 내줬다. 오늘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범실만 줄이면 행복한 것 같다. 정신을 차려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연경의 체력에 대해선 "힘든 부분이 있긴 한데, 더 쉬어주면 좋겠지만 오늘 딴 승점들이 나중에 쉴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아쉽다기보다 13연승을 한 것 자체가 대단했다. 연승이 끊길 수 있었는데 이기고 이기면서 여기까지 왔다. 오늘 승점 1점을 땄다. 연승이 끊긴 거지 정규리그 우승 레이스에서 탈락한 건 아니다. 기회가 있다. 선수들과 한 경기, 한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두 팀은 사흘 뒤 5라운드 첫 대결을 펼친다. 고희진 감독은 "오늘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이 많이 나왔다. 그 부분이 아쉽다. 집중하지 않으려고 안 한 건 아닌데, 다시 붙어서 대진이 좋다고 생각한다. 빨리 되갚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피치의 이동공격에 대해선 "그 부분이 제일 아쉽다. 피치가 컨디션이 좋았고, 똑같이 당하지 않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