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불법 체류자 단속 및 추방 관련 법안 서명 행사에서 강도, 절도 등으로 기소나 체포가 됐던 불법 이민자를 국토안보부가 구금할 수 있도록 한 '레이큰 라일리 법'에 서명했다. 지난해 2월 조지아 주(州)에서 조깅을 하다 베네수엘라 출신 불법 이민자에게 살해된 미국인 여성 '레이큰 라일리 사건'에서 비롯됐다. 트럼프는 이날 서명식에서 "기념비적인 법"이라며 "이는 수많은 무고한 미국인의 생명을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오늘 국방부와 국토안보부에 '쿠바 관타나모 베이에 3만명 규모의 이민자 시설을 준비하는 것을 시작하라'고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 "미국 국민을 위협하는 최악의 범죄자인 불법 외국인을 구금할 수 있는 3만개의 침상이 있다"면서 "빠져나오기 힘든 곳"이라고 덧붙였다. 이곳 시설 운영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맡게 된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CNN에 따르면 관타나모 기지에는 이러한 테러 용의자 구금 시설과는 별개로 해상에서 미국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 붙잡힌 외국인을 수용했던 시설이 있는데, 바로 이 시설을 불법 이민자 수용소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나비효과 어디까지…멕시코 난민 급증·獨 초강경 난민 정책
트럼프 표 강력한 반(反) 이민자 정책의 나비효과는 멕시코와 유럽까지 향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멕시코난민지원위원회(COMAR)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멕시코 내 난민 신청 건수가 급증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멕시코 정부에 난민 지위를 요청한 사람은 2023년 14만여명으로 최고치를 찍었다가 2024년 7만9000여명으로 다소 줄었는데,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 주 타파출라 등에 있는 COMAR 사무실 앞에 긴 대기 행렬이 있는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이 다수 공유되면서 이 수치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COMAR는 추정했다.
내달 23일 총선을 앞둔 독일에선 여론조사 지지율 1위인 제 1야당 기독민주당(CDU)이 극우 독일대안당(AfD)과 손을 잡고 초강경 난민 정책을 추진할 전망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독일 연방의회에서 CDU와 AfD 주도로 전면적·상시적 국경통제, 불법이민자 추방 등의 내용을 담은 이민정책 강화 결의안이 채택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