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찝찝하다고 해서 3배 값 주고 아시아나항공 예매했어요”
2월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29)씨는 편도 3만3000원짜리 저가항공 특가석을 예매하려다 여자친구의 만류에 편도 10만원인 아시아나항공 표를 예매했다. 김씨는 “제주항공 참사 이후 불안해서 다른 항공사의 여객기를 예매했는데, 이번 에어부산 사고를 보면서 여행을 아예 취소할지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후 한 달 만에 김해공항 에어부산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저비용 항공사(LCC) 기피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제주항공 참사의 경우 ‘인력 대비 운항 횟수 과다’와 ‘정비 부실’ 문제가 지적됐고, 에어부산 사고기도 직전 48시간 동안 총 17회 운항한 것으로 드러나며 LCC 안전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참사 이후 LCC 기피 현상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30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등 국내 주요 LCC 6개사 여객 수는 참사 발생 주간인 지난해 12월 23~29일 이용객이 135만6520명에서 이달 초 115만900명으로 꾸준히 감소해 왔다. 그러다 이달 중순(1월 13~19일) 소폭 반등해 123만3606명을 기록했다. 참사 발생 주 대비 약 9.06% 줄어든 수치다. 특히 제주항공의 경우 같은 기간 34만2575명에서 25만1330명으로 26.64% 급감했다. 여기에 28일 에어부산 화재 사고로 인한 불안 심리까지 반영되면 연초 여객 수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항공 정비나 승객 안전 관련 제반적인 기준을 지금보다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에어부산 사고도 원인이 보조배터리로 규명되면 이를 기내 반입 규제 품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997년 대한항공 괌 추락 사고 이후에도 6개월 정도 전체적인 항공 수요가 떨어지는 걸 봤는데, 이번에도 최소 반년은 시민 불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