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로 부근 눈 녹았다"…北, 영변 핵시설 지속 가동 정황 포착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물질 생산 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며 홍승무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뉴스1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물질 생산 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며 홍승무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하면서 "(핵)물리력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를 주문한 가운데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지속해서 가동하며 핵물질을 생산하는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0일(현지시간) 민간 위성업체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이날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을 촬영한 사진을 분석해 5메가와트(㎿e) 원자로에서 냉각수로 사용된 온수가 배출되고 있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해당 지역은 최근 내린 폭설로 하얗게 덮였고 지속된 강추위로 핵시설 옆을 흐르는 구룡강 역시 얼어붙었지만, 플루토늄 생산시설인 5㎿e 원자로 부근 강의 눈과 얼음이 넓게 녹아 강의 모습이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5㎿e 원자로 옆 터빈 발전기 건물에서는 증기가 피어오르는 모습까지 포착됐다는 게 RFA의 설명이다. 이를 두고 민간위성 분석가인 제이콥 보글은 RFA에 "원자로의 전체 공정이 진행 중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국 민간 위성업체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일대를 촬영한 사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 캡처

미국 민간 위성업체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일대를 촬영한 사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 캡처

북한이 핵탄두 제조에 필요한 핵물질 생산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영변 핵단지에 설치한 실험용 경수로(ELWR) 역시 가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 ELWR와 연결된 남쪽 수로에서도 냉각수가 배출되면서 발생한 강한 물살과 수증기가 위성사진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RFA는 "만약 영변에서 5㎿e 원자로(연간 플루토늄 6㎏ 생산 가능)와 ELWR(연간 플루토늄 20㎏ 생산 가능)가 완전히 가동돼 연간 총 26kg의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있다면, 2016년 핵실험 당시 폭발력인 15킬로톤(kt)을 기준으로 연간 최대 13기의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30일 해당 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대부분의 건물 지붕에 눈이 쌓여 있지만, 5㎿e 원자로·ELWR터빈 발전기 건물 지붕의 눈은 녹아 있기 때문에 해당 시설들이 모두 가동 중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놨다.

그러면서 "냉각수 배출 정황은 위성사진 상 지난해 11월 24일부터 확실히 식별할 수 있었다"며 "지난해 12월 14일과 지난 20일에도 펌프장을 통해 힘센 물줄기가 구룡강으로 배출되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물질 생산 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방문해 홍승무 노동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계 설명을 듣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물질 생산 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방문해 홍승무 노동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계 설명을 듣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이와 관련해 제이콥 보글은 RFA에 "지난해 11월부터 1월까지 지속해서 원자로가 가동됐다고 가정하면, 북한은 이 기간에 핵무기 3기에 해당하는 플루토늄을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9일 김정은이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 연구소를 방문해 "국가의 주권과 이익, 발전권을 담보할 수 있는 핵 방패의 부단한 강화는 필수불가결하다"며 "(핵)물리력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를 주문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과 베트남은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양 정상 간 축전을 교환하면서 올해를 '친선의 해'로 선포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31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총비서와 르엉 끄엉 베트남 주석에게 보낸 축전을 통해 이런 사실을 밝혔다.

북한과 베트남은 1950년 1월 31일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나 1992년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 이후 냉랭해졌다. 이후 2019년 3월 김정은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베트남을 공식 방문하면서 관계가 복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