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택우(왼쪽)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료현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전공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협 부회장)은 발제를 마치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국회 입법조사처·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행사에서 박 위원장은 전공의의 주당 평균 수련 시간은 77.7시간(2022년 대전협 조사)으로, 시급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1만1400원 정도라고 지적했다. 올해 최저 시급(1만30원)과 비슷한 수준이란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이런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정당한 근로 환경을 만들고, 전공의가 전문의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해달라"고 말했다.
의정 갈등 국면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 위원장이 국회 토론회에 나와 의견을 개진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그는 그간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혀왔다. 박 위원장은 토론회 참석 이유와 향후 정부와의 대화 여부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하나씩 저희 문제에 대해서 풀어가려면 이런 이야기들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날 토론회는 박 위원장이나 김택우 의협 회장이 교육부의 2026학년도 동결 제안에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8일 전국광역시도의사회 회장단 비공개회의에서 "2026학년도에는 (신입생을) 한 명도 뽑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2026년엔 뽑지 말고, 2025학번은 안식년에 들어가야 한다는 게 의협 집행부 생각"이라고 전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료현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뉴스1
박 위원장은 '내년도 모집 0명'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학기만 엇갈리게 했다고 24·25학번 동시 수업이 가능할지 납득이 잘 되지 않아 이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원도 아니고 모집 인원을 바꾼 것뿐이라 '(문제를) 덮어놓고 돌아오라'는 것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일 의대생들의 3월 복귀를 전제로 내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 수준인 3058명으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박 위원장은 "정원 문제가 해결된다고 과연 전공의·의대생이 돌아오겠나"라며 "중간에서 제가 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냐고 했을 때 물음표가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같은 문제들도 다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